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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뺀 제조업 생산 4.3% 줄어…선행지수는 11개월만에 뒷걸음질


수출 하역 작업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박재현 송정은 기자 =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서프라이즈에도 3월 생산 지표가 악화하면서 경기 전망은 오히려 불확실성이 더 커진 모습이다.

생산 회복세가 반도체에 의존한 탓에 산업 전체에 온기가 빠르게 확산하지 못하고 있고, 건설 경기 부진 등으로 내수 개선 전망도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 올해 과일ㆍ채소값 크게 뛰었다'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주요 선진국ㆍ대만과 비교해 우리나라의 과일·채소 가격이 크게 뛰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2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G7과 전체 유로 지역, 대만과 한국의 올해 1∼3월 월평균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비교한 결과 한국은 3.0%로 세 번째로 높았다. 2024.4.22 [email protected]


반도체 제외한 생산은 부진…경기 회복에 '물음표'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1분기 전산업생산은 전 분기보다 0.7% 늘었다. 지난해 1분기 이후 5분기째 증가세다.

기획재정부는 "1분기 전체로는 5분기 연속 플러스를 기록하며 실질 국내총생산(GDP) 회복 흐름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1분기 전산업생산 증가율은 한국은행이 지난 26일 발표한 GDP 증가율(1.3%)에는 미치지 못하는 결과다.

월간 기준으로는 3월 전산업생산이 4년여 만에 가장 큰 폭(-2.1%)으로 줄며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제조업 생산이 3.5% 줄며 2022년 12월(-4.1%)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영향이 컸다.

2022년 12월 당시는 반도체 불황이 주된 원인이었다면 지난달에는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산업이 대부분 좋지 않았다.

경제성장률 상승 (PG)
[김토일 제작] 일러스트


3월 반도체를 제외한 제조업 생산은 4.3% 줄었다. 제조업 생산보다 0.8%포인트(p) 낙폭이 더 컸다. 전자통신(-3.2%), 자동차(-0.9%) 등에서 생산이 줄어든 영향이다.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광공업 생산확산지수도 38.2를 기록하며 지난해 7월(38.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72개 광공업 업종 중 생산이 전달보다 늘거나 전달과 같은 업종은 28개였지만 생산이 감소한 업종은 44개에 달했다.

정부는 불안한 3월 지표가 대부분 1∼2월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라고 설명하지만 미약한 경기 회복세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 "수출·산업생산 데이터를 봐야겠지만 3월 지표와 1분기 GDP 성장률은 약간 엇박자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라며 "경기 흐름 자체가 좋게 회복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금색으로 빛나는 웨이퍼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의 한 부스에서 관계자가 웨이퍼를 살펴보고 있다. 2023.10.25 [email protected]


건설 불경기·소비 부진에 경기선행지수 '마이너스'
생산 회복 흐름이 내수로 확산하지 못하는 모습도 계속되고 있다.

1분기 서비스 소비로 해석할 수 있는 서비스업 생산은 0.8% 늘며 전 분기(0.3%)보다 증가 폭을 키웠다. 반면 재화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는 0.2% 감소했다.

내수 지표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일부 회복세가 감지되지만 앞으로 경기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선행지표들은 좋지 않아 내수 회복 확신은 어려운 상황이다.

선행지수를 구성하는 내수 관련 지표들은 지난달 대부분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1개월 만에 마이너스(-0.2p)를 기록했다.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해주는 경기 지표로 코스피·장단기금리차·경제심리지수 등 앞으로 경기 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7가지 지표로 구성된다.

지난달 재고순환지표는 전달보다 2.9%p 하락하며 선행지수 하락에 주된 원인이 됐다.

재고순환지표는 출하와 재고의 증가율 차이다. 다시 말해 전달보다 상대적으로 팔린 물건보다 창고에 쌓인 물건이 다 많아졌다는 뜻이다.

명동 인파
지난 6월 서울 명동거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계류내수출하지수도 전달보다 2.4% 하락했다. 생산 증가를 위한 설비를 늘린 사업장이 줄었다는 의미다. 17.4%나 줄어든 건설수주액도 경기 전망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 됐다.

선행지수를 끌어 내린 3개 구성 요소는 모두 내수 관련 지표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의 전환은 일시적인 요인에 따른 것일 수 있기 때문에 다음 달까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분기 GDP 기준 민간소비가 0.8% 증가하면서 정부 안팎에서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졌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짙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2분기 GDP가 매우 안 좋을 거라는 것을 보여준다"라며 "투자·건설기성도 하락세고 산업생산도 반도체 빼면 내려가고 있어서 1분기 GDP 흐름은 꺾일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 회복세가 답보를 거듭하고 생산 회복세마저 불안한 흐름을 보이는 배경에는 반도체에 과도하게 의존한 산업구조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원 실장은 "수출 경기가 좋은 것이 아니라 반도체만 좋고 주력 산업 중에서는 반도체 산업만 좋다"라며 "전체 경기 회복 조짐이라는 진단과는 좀 동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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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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