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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 재개장하며 1만5000원 책정
메밀 가격 상승에 전반적 메뉴 가격 ↑
육류, 채소값 등 재료비·인건비 올라
최저임금 상승 시 추가 인상 불가피

[서울경제]

“냉면 한 그릇에 1만5000원. 콩국수는 1만6000원.”

서울 고급 호텔의 메뉴표가 아닌 일반 음식점의 가격표다. 최근 들어 서울 시내 유명 ‘맛집’들이 재료비와 인건비 상승 등을 명목으로 음식 가격을 잇따라 올리고 있어 서민들의 지갑은 더욱 얇아지고 있다. 특히 여름 시즌에 즐겨 찾는 콩국수와 평양냉면 등이 최소 1000원 이상 가격이 오르며 소비자들의 외식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망됐다.

30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서울 낙원동에 2년 만에 재개장한 을지면옥은 평양냉면 가격을 종전 1만 3000원에서 1만 5000원으로 2000원(15.4%) 올렸다. 수육은 3만원에서 3만 5000원으로, 편육도 2만 8000원에서 3만 원으로 비싸졌다. 서울 평양냉면 3대 맛집으로 꼽히는 을지면옥은 지난 2022년 세운상가 재개발 계획에 따라 문을 닫았다가 낙원동으로 자리를 옮겨 새롭게 오픈했다.

을지면옥이 냉면 가격을 인상한 것은 메밀 가격 상승이 주요 원인이다. 농산물유통 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달 기준 메밀 가격은 1㎏ 당 1만 3750원으로 전년 동기(5310원) 대비 159% 올랐다. 이 외에 육류, 채소 등 다른 재료비와 인건비, 전기 요금 등까지 상승하면서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에도 등재된 필동면옥 역시 지난 2022년 냉면 가격을 1만 3000원으로 인상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1만 4000원으로 가격을 올렸다. 봉피양 역시 1만 5000원에서 1만 6000원으로 조정했다.

2년 만에 영업을 재개한 서울 종로구 을지면옥에서 시민들이 식사를 위해 줄을 서 있다./연합뉴스


콩국수로 유명한 진주회관 역시 지난 달 가격을 기존 1만 5000원에서 1만 6000원으로 올렸다. 진주회관은 지난해에도 2000원을 올렸는데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1000원을 더 인상했다. 또 명동교자도 2022년 ‘칼국수 1만원 시대’를 연 데 이어 지난해 말 1만 1000원으로 재인상했다. 바르다김선생, 김가네김밥, 마녀김밥 등 주요 김밥 전문점 및 프랜차이즈 역시 김 원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판매 가격을 100~1000원씩 올렸다.

외식 업계에서는 식자재 가격이 줄줄이 비싸져 식당들도 음식 가격을 인상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2% 상승하면서 8개월 연속 오름세다. 특히 농산물(0.4%), 축산물(2.0%), 수산물(1.6%) 등이 일제히 올랐으며, 세부 품목 중에서는 배추(36.0%), 양파(18.9%), 돼지고기(11.9%), 김(19.8%) 등 식품 가격의 상승폭이 컸다.

인건비, 전기요금 인상도 외식 물가 상승 요인 중 하나다. 현재 최저 임금은 9860원이다. 그러나 다음 달 예정된 최저임금위원회 첫 회의에서 노동계가 상당한 인상 폭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지며 인건비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은 2.5% 수준이었지만, 내년에는 1.5%만 올라도 1만원을 넘게 된다.

이 때문에 서울 시내에서 1만원으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달 서울 지역의 냉면 1그릇 평균 가격은 1만 1462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올랐고, 비빔밥은 1만 769원으로 5.7%가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육류, 채소류, 과일류 등 재료비의 전반적인 상승으로 외식비가 줄줄이 인상하는 것”이라며 “인건비 부담 때문에 종업원 고용 대신 키오스크로 전환하고 서빙 로봇을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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