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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제주시 '자매국수' 주차장. 20~30분은 족히 기다려야 하는 유명 '제주 맛집'으로 통하는 이곳에 이른 아침부터 헌혈버스가 등장했습니다.

파격적인(?) 혜택도 내걸었습니다. '오늘 한정 헌혈하면 드리는 혜택, 즉시 입장+국수 시식권+추자도 무료 승선권과 기념품'이라고 쓴 현수막이 식당 건물과 헌혈버스에 나붙었습니다.

음식점 측은 실제 이날 식사하러 온 관광객이나 주민이 헌혈하면 '대기 없이' 바로 입장하는 혜택과 함께 무료로 국수 등을 제공했습니다.

이날 헌혈에 참여한 제주도민과 관광객은 모두 21명. 대한적십자사 제주도혈액원과 자매국수가 지난해 여름부터 함께 마련한 이색 헌혈 캠페인입니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헌혈버스는 여섯 차례 이 국숫집 주차장을 찾았습니다. 지금까지 식당 주차장에서 사랑의 헌혈에 동참한 사람은 146명입니다.


■ "제주에 사람 모이는 곳 없나"…줄 서서 기다리는 '맛집' 있었네

유명 맛집까지 찾아가는 헌혈버스 배경에는 '사랑의 헌혈 캠페인' 진행 장소를 구하던 혈액원 측의 고심이 있었습니다. 제주에는 규모가 있는 대기업이나 인원 수가 많은 군부대가 많지 않아서, 단체가 참여하는 헌혈 캠페인 진행에 마땅한 곳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제주도에서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물색하던 혈액원 관계자들의 머릿속에 그때, 번뜩 아이디어가 스쳐 지나갔습니다. 바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제주의 유명 카페와 관광객들로 붐비는 식당이었습니다.

인기 식당 예약 앱에서 가장 많은 이용객이 몰린 가게 목록을 확인해보니 제주시 구좌읍의 한 베이커리가 1위, 그 다음으로 제주시 이호동에 있는 국숫집이 있었습니다.

제주도혈액원은 '생명나눔 사랑의 헌혈 캠페인' 협조를 요청했고, 자매국수 문애순 대표는 흔쾌히 마음을 열었습니다.

지난 26일 식당 건물에 내걸린 사랑의 헌혈 동참을 독려하는 현수막. 대한적십자사 제주도혈액원 제공

■ 문전성시 식당 앞 헌혈버스 "헌혈하면 먼저 입장+국수도 무료!"

손님들이 식당에 들어가기 위해 오랜 시간 가게나 주차장에서 대기하는 점에 착안한 사랑의 헌혈버스는 지난해 8월 처음으로 자매국수 주차장에 등장했습니다.

대형 헌혈버스가 한 번 들어오면, 주차면 5~6면을 차지합니다. 헌혈 진행 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거의 온종일입니다.

주차장이 한창 붐빌 시간인데도 문 대표는 "몇 시쯤에 손님이 많이 오셔서 기다리신다"며 혈액원 측에 적절한 시기(?)도 먼저 알려왔습니다. 대기하는 식당 손님들 외에도 종종 직원들도 헌혈버스를 찾아와 소매를 걷어붙였습니다.

특히 겨울은 혈액 수급 관리가 어려운 계절입니다. 추운 날씨와 방학 등으로 단체 헌혈 참여자가 줄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난 2월 열린 자매국수 나눔 헌혈 캠페인에서는 평소보다 2배 이상 많은 54명이 '국수 나눔 헌혈 캠페인'에 동참했습니다.

혈액원 관계자는 "겨울방학을 맞아 마침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많아 주차장이 붐비는 와중에도, 음식점 측에서 기꺼이 혈액수급 안정화에 힘을 보태줬다"며 고마움을 나타냈습니다.

"헌혈에 참여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려요. 국수 한 그릇의 작은 정성이지만 앞으로도 생명을 나누는 헌혈 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습니다." (문애순 자매국수 대표)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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