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상환 의무 몰랐다"며 자기결정권 침해 주장
헌재, 다수 의견으로 헌법소원 청구 기각
"상환하지 않을 경우 다른 유자녀 지원 불가해"
[서울경제]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헌법재판소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친부가 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법정대리인 자격으로 선정돼 유자녀 생활자금을 대출받은 경우, 유자녀들이 신청 당시 상환 의무를 몰랐더라도 성인이 된 이후 이를 상환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의 판결 내렸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25일 재판관 5(기각):4(인용) 의견으로 유자녀인 청구인 강 모 씨의 구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에 대한 심판 청구를 기각 결정했다. 또 다른 청구인은 청구기간이 지나 헌법소원을 청구해 각하됐다.

다수 재판관은 "유자녀에 대한 적기의 경제적 지원 목적 달성 및 자동차 피해지원사업의 지속가능성 확보의 중요성, 대출 신청자의 이해충돌행위에 대한 민법상 부당이득반환청구 등 각종 일반적 구제수단의 존재 등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아동으로서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청구인의 아버지는 홀로 자녀를 양육하던 중 자동차 사고로 중증후유장애를 앓다가 사망하였다. 이후 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아버지가 남겨진 자녀들의 법정대리인 자격으로 신청한 유자녀 생활자금 대출 지원대상자로 선정돼 대출금 1975만원 및 2475만원을 청구인 명의의 계좌로 지급받았다.

청구인들은 30세가 되어 상환기간이 개시되자 "자신들이 어렸을 때에 아버지가 대출을 신청한 것이므로 자신들은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대출금이 자신들을 위해 사용된 적이 없다"며 자기결정권과 일반적 행동자유권의 침해를 주장해 해당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다수 재판관은 "심판대상조항이 유자녀에게 상환의무를 지우고 있는 것은 유자녀에게 대출금이 지급되며, 이는 유자녀의 생활 곤란을 위해 사용될 것임이 예정된 금전이기 때문이라며 청구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또 "해당 대출에 상환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한정된 재원을 다른 유자녀를 위해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라며 " 유자녀 생활자금 대출사업은 자동차 책임보험 가입자들이 보험회사에 납부하는 책임보험료의 일부를 재원으로 하는 이상, 재원이 고갈될 경우 신규 대상자들에 대한 지원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재판관은 "대출금을 실제로 사용한 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 등 민사상의 구제수단을 통해 유자녀가 손해를 보전할 가능성은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가능성에 머무르고 실제로 돌려받을 현실적 가능성은 크지 않을 수 있어 유자녀의 실질적인 구제방안으로는 미흡하다"며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일부 침해했다는 의견을 냈다.

또 국가의 재정여건이 한정된다고 해서 아동에 대한 사회보장제도의 공백을 정당화 할 수 없다고도 짚었다. 소수 재판관은 "유자녀의 생활자금까지도 무상지원함으로써 자동차사고 피해지원기금이 실제로 고갈된다면 국가는 책임보험료의 징수율을 인상하거나, 세금 등의 공적 자원을 투입하는 등으로 대처하여야 함에도, 국가가 이와 관련된 의무를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은 명백하다"고 짚었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3106 60세女 미스 유니버스 '최고의 얼굴'…나이 제한 없애자 대이변 [화보] 랭크뉴스 2024.05.27
13105 푸바오 군데군데 탈모에 ‘접객’ 의혹…팬들 “국보라더니 공주라더니” 랭크뉴스 2024.05.27
13104 "나 조폭이야" 부산 도심서 무차별 폭행…얼굴뼈 내려앉았다 랭크뉴스 2024.05.27
13103 ‘45살 미만 전세 거주자’, 고물가·고금리 최대 피해자 랭크뉴스 2024.05.27
13102 출국 대기 줄만 300m…운 나쁘면 3일 넘게 기다려야 승선[현장+] 랭크뉴스 2024.05.27
13101 김호중 ‘알코올농도’ 확보 못한 경찰…일단 위험운전치상 혐의로 랭크뉴스 2024.05.27
13100 김호중 소속사 문 닫나…"임직원 전원 퇴사·대표 변경" 랭크뉴스 2024.05.27
13099 의대 교수들 “대학 입시요강 발표 미뤄야…대법 결정, 불리해도 존중” 랭크뉴스 2024.05.27
13098 [단독] 채상병 실종 뒤 임성근 “애들 언론 접촉 안 돼…트라우마 나중 문제” 랭크뉴스 2024.05.27
13097 [단독] 율곡이이함 정비 중 발전기 고장…해군 “작전 지장 없어” 랭크뉴스 2024.05.27
13096 삼성의 굴욕, 이재용의 위기 [유레카] 랭크뉴스 2024.05.27
13095 김호중 소속사 "전원 퇴사·대표 변경‥사업 지속 여부도 검토" 랭크뉴스 2024.05.27
13094 [단독] 대한변협, 역대 4번째로 변호사 제명‥"합의금 미반환·정직 중 업무" 랭크뉴스 2024.05.27
13093 [단독] 숨진 훈련병, 1.5km ‘군장’ 구보에 팔굽혀펴기까지…규정 위반 랭크뉴스 2024.05.27
13092 尹이 언급한 하나의 중국, '원칙'과 '입장'의 차이는? 랭크뉴스 2024.05.27
13091 인공지능 덕분에 채용되거나 쫓겨나거나...美 노동시장 강타한 AI 랭크뉴스 2024.05.27
13090 韓서 호화생활한 베트남인 알고보니…동포에 '1000% 이자놀이' 랭크뉴스 2024.05.27
13089 한 장소 모아놓고 “휴학계 써” 의대 세 곳 제보에 교육부 수사의뢰 랭크뉴스 2024.05.27
13088 [단독] 채상병 사망 전 녹취 입수…누가 ‘수중수색’을 압박했나? 랭크뉴스 2024.05.27
13087 “거짓말” 비판한 나경원, 이재명 연금개혁안에 “첫 단추라도 끼워야” 랭크뉴스 2024.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