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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김건희 여사 문제’ 간접적 언급
채상병 특검·이태원특별법 등 거론
신임 국무총리 인선 협의는 아예 못해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 회담이 열린 29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TV에서 회담 장면을 전하는 뉴스가 방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9일 첫 회담을 갖고 정국 현안들을 논의했다. 이 대표가 주창하는 ‘전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의 지급 문제를 포함해 김건희 여사 문제 등 예민한 이슈들이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의료개혁 필요성 등에 대해서는 공감했지만 나머지 대다수 의제와 관련해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의료개혁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이날 회담에서 유일하게 공감대를 형성한 의제는 의대 정원 증원 등 의료개혁 분야였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의료개혁이 필요하고, 의대 정원 증원이 불가피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의료개혁이 시급한 과제이며,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옳다. 민주당도 협력하겠다”고 말했다고 이 수석이 전했다.

다만 의료개혁의 세부 방안에 대해서는 인식 차가 존재해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민주당이 제안했던 국회 공론화특위에서 여야와 의료계가 함께 논의한다면 좋은 해법이 마련될 것 같다”고도 강조했다. 현재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가동 중인 상황에서 이 대표가 여야·정부·의료계가 참여하는 ‘4자 협의체’ 구성을 거듭 제안한 것이다. 현재로서는 여권이 이 대표의 ‘4자 협의체’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전 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이 대표가 앞세우고 있는 ‘전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의제도 이날 합의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골목상권이나 소상공인·자영업자·지방에 대한 지원 효과가 매우 크다”며 지원금 지급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지금 상황에서는 어려운 분들을 더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일단 기존 소상공인 지원책 등을 먼저 시행하고, 이후 필요한 경우 현금 지원 여부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소상공인 지원과 서민금융 확대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가 큰 규모로 지원하고 있다”며 “지금 민주당이 제기하는 부분은 추가 지원”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경기 회복기에 현금성 지원이 이뤄질 경우 물가가 높아지는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고도 우려한다.

이태원특별법 채상병 특검법

이 대표는 이태원참사 특별법과 ‘해병대 채상병 순직사건 외압 의혹 특검법’의 수용을 요청했으나 윤 대통령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대표는 “159명의 국민이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갔던 이태원 참사나 채 해병 순직 사건의 진상을 밝혀 그 책임을 묻고, 재발방치 대책을 강구하는 게 국가의 가장 큰 책임”이라며 두 법안의 통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태원특별법에 대해 “사건에 대한 조사, 재발방지책, 피해자와 유족 지원에 대해선 공감한다”며 “무조건 반대는 아니다”는 의견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다만 “국회에 제출된 법안이 법리적으로 볼 때 민간 조사위원회에서 영장청구권을 갖는 등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는 회담에서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 대표가 요구한 거부권 행사 ‘유감 표명’ 요청에 대해서도 답변하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입법권이 국회에 있고 재의 요구의 권한이 대통령에게 있는 것은 헌법상의 시스템”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회담에서 이태원특별법과 관련해선 윤 대통령이 거부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 논란

이 대표는 “이번 기회에 국정 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들도 정리하고 넘어가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는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민주당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명품가방 수수 의혹,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을 더한 새로운 특검법을 발의한 상태다.

윤 대통령은 다만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회담에서 김 여사 의혹과 관련한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회담 이후 브리핑에서 “그 부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밝혔다.

국무총리 인선

이번 회담을 앞두고 핵심 의제로 꼽혔던 신임 국무총리 인선 협의는 이날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이도운 수석은 이날 채널A에 출연해 “야당이 (후임) 국무총리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했는데, 이야기를 안 했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야당에서 (민주당 출신인) 김부겸 전 총리나 박영선 전 장관 같은 분이 거론돼 좀 부담스러웠던 건가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제안했지만 이 대표가 받아들이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윤 대통령은 “여야정 협의체 기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으나 이 대표는 “여야가 국회라는 공간을 우선 활용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양측 평가

이번 회담 이후 대통령실과 민주당의 평가는 엇갈렸다. 이 수석은 “무엇보다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머리를 맞대고 2시간10분간 민생 문제와 국정 현안을 논의했다는데 가장 중요한 의미를 둘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주장했던 민생 회복, 국정기조 전환에 대해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의 독대가 없었던 점도 큰 성과를 얻지 못한 요인으로 거론된다. 다만, 양측은 소통의 시작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두고 있어 회담이 추가로 이어질 경우 의미있는 결과가 도출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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