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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야기 오갔나
“드릴 말씀을 써가지고 왔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미리 준비해 온 메시지를 적은 종이를 품에서 꺼낸 뒤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 25만원 지원금·R&D 예산·남북관계 기조 전환 제안

윤 대통령, 선별지급 입장 고수…연금개혁은 “22대 국회에서”

이태원 특별법에 “법리 문제” 사실상 거부…가족 의혹엔 침묵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29일 회담에선 민주당이 예고했던 민생회복지원금,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대부분의 의제들이 나열됐다. 이 대표는 ‘민심의 전달자’ 역할을 자처하며 작심한 듯 의제를 던졌다. 모두발언에서 제안한 안건만 12개에 달했다. 윤 대통령은 일부 주제만 답변했다. 김 여사 특검법,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 국정기조 전환 등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양측은 의료개혁 필요성에 원론적으로 공감했을 뿐 나머지 의제들에 관해서는 아무런 합의도 도출하지 못했다.

이 대표가 제안한 의제들은 민생·경제,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 상병 사망사건·양평고속도로 게이트·김 여사 명품백 수수 및 주가조작 의혹), 정치 회복, 외교 등 크게 네 갈래로 나눌 수 있다.

민생·경제 의제는 전 국민 민생회복지원금, 연구·개발(R&D) 예산 즉각 복원, 전세사기 특별법 통과 등이다. 이 대표는 세 가지 민생 의제를 모두발언 서두에 차례로 얘기했다. 민주당은 당초 전 국민 대상으로 각 25만원의 지역화폐 지급을 촉구해왔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 제안에 선별지급론으로 맞섰다. 국가 재정, 물가 등을 고려할 때 더 어려운 사람에게 집중 지원하는 것이 맞다는 취지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회담 후 국회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현재 편성돼 있는 소상공인 등에 대한 지원 예산을 잘 집행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고, 이 대표가 ‘민생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대통령께서 민생 회복 긴급 조치에 대해 직접 결단해주셔야 되겠다’는 주문을 재차 했지만 윤 대통령은 그 입장을 고수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여·야·정 협의체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문제를 떠넘기는 방식”이라며 윤 대통령 결단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개혁과 의대 정원 증원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이 대표는 국회 공론화특위를 만들어 여야와 의료계가 함께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브리핑에서 “이 대표가 의료개혁은 시급한 과제이며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옳다. 민주당도 협력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연금개혁에 대해선 국회 연금개혁특위 공론화위원회에서 만들어진 ‘소득대체율 50%, 보험료율 13%’ 안을 언급하며 “대통령이 선택하고 결정할 일만 남은 것 아니냐”고 빠른 결단을 촉구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정부는 이미 국회가 결정하기에 충분한 데이터 등을 제출했다”며 국회로 공을 넘겼다. 또 “22대에서 좀 더 논의해서 결정하면 어떻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이번 기회에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도 정리하고 넘어가시면 좋겠다”고 했다. 김 여사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김 여사와 윤 대통령 처가 관련 의혹들을 명확하게 짚은 셈이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과 채 상병 특검법 통과 필요성은 직접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이 문제들에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정치 실종의 원인이 과도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시행령 통치, 인사청문회 무력화라고 짚었다. 이 대표는 구체적으로 이태원 참사 특별법 및 특검법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 윤 대통령의 유감 표명을 촉구했다. 또 “향후 국회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약속을 해주시면 참 좋겠다”며 거부권 행사를 중단해달라고 요구했다.

윤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 특별법과 관련해 “이 사건에 대한 조사나 재발방지책, 그리고 피해자 유족에 대한 지원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야당이 제출한 법안의 법리적 문제를 들어 사실상 거부했다. 윤 대통령은 “민간조사위원회에서 영장청구권을 갖는 등 법리적 문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해소하고 다시 논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남북관계 및 외교관계에서도 기조 전환을 촉구했다. 일본과의 관계를 두고는 독도, 과거사, 핵 오염수 등의 문제를 나열하며 “국민 자긍심이 훼손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 문제들에 대해서도 답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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