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서울경제]

일본 정부가 네이버에 메신저 앱 ‘라인’ 지분의 매각을 거듭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일본 총무성에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정부의 압박으로 소프트뱅크가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자 진행 상황을 좀 더 면밀하게 파악하는 한편 우리 기업 경영권에 대한 일본 정부 차원의 간섭에 우려를 전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의 등장으로 촉발된 기술 경쟁에서 각국 정부가 주도권을 잡기 위해 보호무역을 강화하고 나서자 우리 정부도 자국 기업에 대한 압박을 선제적으로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정부에 따르면 주일 한국대사관에 파견 근무 중인 과기정통관이 최근 일본 총무성 관계자를 만나 라인야후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 총무성이 라인야후에 두 차례 행정지도를 실시한 후 소프트뱅크가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 인수를 위한 실질적인 움직임을 보이자 적극 대응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 관계자는 “(라인야후 관련)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상황을 파악하러 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라인야후는 지난해 11월 한국 네이버 클라우드를 통해 제3자의 부정한 접근이 있었다며 라인 이용자의 개인정보 44만 건이 유출됐다고 밝혔다. 이후 일본 정부의 조사에서 추가 정보 유출이 드러나 피해 규모는 51만 여 건으로 늘어났다. 일본 총무성은 지난달 라인야후가 시스템 업무를 위탁한 네이버에 과도하게 의존해 사이버 보안 대책을 충분히 마련하지 않았다면서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 체제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지도에 나섰다. 이어 라인야후가 마련한 보안 대책이 불충분하다며 이달 16일 2차 행정지도에 나섰다. 라인야후의 최대주주는 A홀딩스로 지분 64.5%를 보유하고 있다. A홀딩스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설립한 합작법인으로 소프트뱅크와 네이버가 A홀딩스에 50%씩을 출자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을 계기로 소프트뱅크가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을 추가 인수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일본 정부의 판단이다.

정부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말을 아꼈지만 일본 정부가 사실상 네이버의 경영권까지 간섭하고 나서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우리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가 있어서는 안 되며 필요시 일본 측과 소통하겠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밝혔다. 이미 정부 내에서는 일본 정부의 이번 조치가 이례적인 만큼 국익 관점에서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법에 따라 개인정보 유출 관련 사안을 제재하는 것은 맞지만 소프트뱅크에 지분 인수를 검토하라고 (일본 정부가) 요구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라면서 “다만 행정지도는 법적 강제력이 없다 보니 자칫 한일 정부 간 외교 문제로 비화될 수 있어 정확한 상황 파악이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외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이 관련 사안 대처를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네이버의 라인 경영권이 일본에 넘어갈 위기에 처하자 최수연 네이버 대표도 직접 나섰다.

라인은 일본에서 ‘국민 메신저’로 통한다. 일본에서 라인을 한 달에 한 번 이상 이용하는 사람이 9600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자국 플랫폼이 아닌 네이버가 라인의 최대주주인 만큼 일본 정부가 본격적인 견제에 나섰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자국 시장에 진출한 해외 기업에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각국 정부의 움직임은 확산하고 있다. 미국의 ‘틱톡 강제매각법’이나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이 대표적이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6003 한미일, 대북제재 감시 유엔 전문가패널 대체할 독립기구 검토(종합) 랭크뉴스 2024.05.02
16002 남편 출산휴가 한 달 간다 랭크뉴스 2024.05.02
16001 비트코인, FOMC 발표 앞두고 급락… 5만7000달러선 붕괴 랭크뉴스 2024.05.02
16000 파나마운하 수량 저하 주원인은 "기후변화 아닌 엘니뇨" 랭크뉴스 2024.05.02
15999 "놀라운 중계실력" 야구팬들 깜짝…캐스터로 변신한 유명가수 랭크뉴스 2024.05.02
15998 "11세 미만은 폰 금지, 인스타는 15세 넘어도 안돼" 프랑스 왜 랭크뉴스 2024.05.02
15997 '가짜 생명수' 판 의대 교수 "이 카드면 코로나 100% 예방"…또 '유죄' 랭크뉴스 2024.05.02
15996 네타냐후, 이스라엘 찾은 블링컨 면전에 "라파 침공 강행할 것" 랭크뉴스 2024.05.02
15995 프랑스 수만명 노동절 시위…올림픽 오륜 태우고 친팔 구호도 랭크뉴스 2024.05.02
15994 美 3월 구인 약 850만건…3년여만에 최저지만 여전히 高수준 랭크뉴스 2024.05.02
15993 美 블링컨, 이스라엘 대통령·총리 만나 하마스에 휴전안 수용 촉구… 라파 지상전은 반대 랭크뉴스 2024.05.02
15992 이철규, 원내대표 불출마설에 "어떠한 결정한 바 없다" 랭크뉴스 2024.05.02
15991 김동연 추진 경기북도 이름은 ‘평화누리도’…“대구 할머니가 제안” 랭크뉴스 2024.05.02
15990 ‘어이원’ 이철규도 불출마하나···혼돈의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 랭크뉴스 2024.05.02
15989 뉴욕증시, FOMC 발표 앞두고 혼조세로 거래 시작 랭크뉴스 2024.05.02
15988 [사설] 공공기관 차입금 급증, 고강도 구조 개혁으로 경영 정상화하라 랭크뉴스 2024.05.02
15987 정부 “전날 대학병원 8곳 교수 휴진”…이달부터 전공의 연속 근무시간 단축 시범사업 랭크뉴스 2024.05.02
15986 “엄마, 괴물 소리 들려요”… 소리 정체는 5만 마리 벌떼 랭크뉴스 2024.05.02
15985 [사설] 반도체·車 ‘수출 쌍끌이’…품목·시장 다변화 위해 민관정 ‘원팀’ 돼야 랭크뉴스 2024.05.02
15984 강남에 ‘진짜 귀족 아파트’ 들어선다...“돈·명예 모두 가져야 입주 가능” 랭크뉴스 2024.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