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의정갈등 해소·지속적 만남 공감대 형성에 협치 싹 틔울까

이태원특별법 등 쟁점별로는 대부분 이견…대치정국 풀기엔 아직


첫 영수회담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영수회담 종료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4.29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박경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정부 출범 2년 만에 첫 회담을 열어 지속적인 만남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일단 대화의 물꼬는 트이게 됐다.

윤 대통령 취임 720일 만에 성사된 회담이다. 대통령실과 민주당 모두 소통의 시작이라는 데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다.

예상대로 공동 합의문을 만드는 데까지는 나아가지 못했지만, 최대 이슈 중 하나인 의대 증원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협치를 위한 첫 단추를 끼운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왔다.

다만, 이를 제외하고 이태원특별법을 포함한 나머지 모든 쟁점 현안에서는 평행선을 달려 향후 정국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도 함께 나온다.

대통령실 이도운 홍보수석은 회담 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야당과의 소통·협치의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며 "오늘 만남은 '정치 복원'이라는 총선에서 표출된 민심을 수용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회담 후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민주당 인사들에게 "소통의 첫 장을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둬야겠다"고 말했다고 박성준 수석대변인이 국회 브리핑에서 전했다.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처음으로 마주 앉아 당초 계획된 1시간을 훌쩍 넘긴 2시간10여분간 다양한 의제를 놓고 의견을 교환한 데 대해선 양측 모두 평가하는 모습이다.

'의대 정원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두 달 넘게 이어지는 와중에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이 추진해온 의대 증원 필요성에 공감하고 협력 의지를 보인 게 가장 명시적 성과로 꼽을 수 있다.

민생이 가장 중요한 정치적·정책적 현안이라는 데도 인식을 같이하는 등의 소득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또 "국정을 운영하다보니까 정책이 현장에서 이뤄질 때 어떤 문제점과 개선점이 있을지 정보가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그래서 김대중 정부에서도 민정수석실을 없앴다가 2년 뒤에 다시 만들었는데 왜 이런 판단하셨는지 이해가는 부분이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대통령실 민정수석실 부활을 검토하며 먼저 야당의 이해를 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번 회담을 계기로 제22대 여소야대 국회를 앞두고 협치가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불확실하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이 대표 발언을 경청하며 충분한 대화를 나눴다는 점을 강조한 반면, 민주당은 민감한 현안에선 기존 입장차만 재확인했다는 인식을 보였다.

이 대표는 민생 현안과 관련해서는 총선 당시 공약한 '1인당 25만원 민생지원금 지급'을 요청했고, "가족 등 의혹을 정리하고 넘어가면 좋겠다"고 말해 우회적으로 '김건희 여사 특검(특별검사)법'의 수용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민생 지원금에 대해서는 인플레이션 등을 우려해 민주당의 요구를 사실상 거절했고, '김 여사 특검법'은 비공개 회담에서 언급되지 않았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민생 협의를 위해 여야정 협의체 같은 기구가 필요할 수 있다"며 띄운 여야정 협의체에 대해선, 이 대표는 "여야가 국회라는 공간을 우선 활용하자"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또 다른 쟁점인 '이태원 참사 특별법' 수용을 두고서도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의 이태원 특별법 수용 요구엔 "사건 조사나 재발 방지, 유족 지원 등에는 공감한다. 다만 법리적 문제 부분이 있기에 이를 해소하고 다시 논의한다면 무조건 반대는 아니다"란 입장을 밝혔다고 이 수석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 법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이 대표의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외압 의혹 특검법'(채상병 특검) 수용 요구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비공개 회담에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전 의제 조율 과정에서도 평행선을 달렸던 점을 고려하면 예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또 양측간 충분한 신뢰가 쌓이지 않은 만큼 독대도 하지 않아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역대 영수회담에서도 뚜렷한 결과물을 낸 사례를 찾기 어려웠다는 점을 거론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지속적인 회담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협치 의지를 보였다.

이 수석은 브리핑에서 "향후 정치적 상황을 예측하기 쉽지 않지만, 소통과 협치가 계속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대통령과 제1 야당 대표의 첫 만남은 열린 회담이었다"며 "야구 용어로 얘기하면 '퀄리티 스타트'였다고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회담 성사와 함께 윤 대통령의 소통 의지를 평가하며 적잖은 기대감을 가졌던 민주당에서는 회담의 성과를 평가 절하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박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회담에 큰 기대를 했지만, (대통령의)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며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이해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2400 이재명 "1%p차로 무산시킬 수 없어…소득대체율 44% 수용" 랭크뉴스 2024.05.25
12399 의대교수단체들 "의대 증원 확정 보도는 오보" 랭크뉴스 2024.05.25
12398 범야권 '채상병특검 촉구' 장외집회…"尹 다시 심판" 탄핵론도 랭크뉴스 2024.05.25
12397 대통령실 "연금개혁, 쫓기듯 타결 말아야"…국힘은 여야정 협의체 제안 랭크뉴스 2024.05.25
12396 대통령실 “연금개혁 쫓기듯 해선 안 돼”… 이재명 대표 제안 거절 랭크뉴스 2024.05.25
12395 김호중 ‘구속’됐는데…팬덤 “정치 이슈 은폐 용도 아니길” [이런뉴스] 랭크뉴스 2024.05.25
12394 이재명 “대통령 거부권에도 한계 있어···정신 못 차리면 국민이 항복시켜야” 랭크뉴스 2024.05.25
12393 세계유산 추진중인 일본 사도광산 가보니…강제동원 역사는 어디로? [창+] 랭크뉴스 2024.05.25
12392 파푸아뉴기니서 산사태 구조 시작‥현지 매체 "300명 사망" 랭크뉴스 2024.05.25
12391 與, 이재명 연금개혁 회견에 "구조개혁 쏙 빼고 사실왜곡"(종합) 랭크뉴스 2024.05.25
12390 李 “與 연금안 전격 수용”…국힘·용산 “쫓기듯 타결 안 돼” 랭크뉴스 2024.05.25
12389 5년 된 옷 찢고 붙이니 '작품' 됐다…업사이클 패션 인기, 왜 랭크뉴스 2024.05.25
12388 “우리집 댕댕이와 함께”…편도 800만원 비행기 타볼까 랭크뉴스 2024.05.25
12387 최재형 “채 상병 특검법 당당히 받아야”···여당 내 4번째 공개 찬성 랭크뉴스 2024.05.25
12386 늦었다 하지 말고 당장, 반응 말고 대응, 치료 전에 관리 랭크뉴스 2024.05.25
12385 이재명 “소득대체율 44% 수용…민주당 제안 받아달라” 랭크뉴스 2024.05.25
12384 화를 잘내는 사람이 뚱뚱해지기 쉽다?…해외 연구 결과 보니 랭크뉴스 2024.05.25
12383 ‘채 상병 특검법’ 집회 참석한 조국 “총칼만 안 휘둘렀지···윤석열 정권 하는 일이 독재” 랭크뉴스 2024.05.25
12382 동의 없이 권리 침해, 문제 터지면 돈으로? 오픈AI의 ‘위험한 질주’ 랭크뉴스 2024.05.25
12381 “김호중 구속될 줄은…” 연예인 이름 붙인 거리에 지자체 골머리 랭크뉴스 2024.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