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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릴 말씀 써왔다”며 A4 10장 분량 읽어
“민생지원금, 채상병·이태원 참사 특별법 수용해달라”
김 여사 직접 언급은 안 해 “가족 등 주변인사 여러 의혹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9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이번 총선에 나타난 국민 뜻은 잘못된 국정을 바로 잡으라는 준엄한 명령”이라며 “국정의 방향타를 돌릴 마지막 기회라는 그런 마음으로 국민들의 말씀 귀 기울여달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윤 대통령과의 회담 모두발언에서 “(국민은 총선을 통해) 민생의 어려움, 국가적 위기를 해결하는 유능한 국정, 모두가 법 앞에 평등한 공정하고 상식적인 국정, 편 가르기나 탄압 아닌 소통과 통합의 국정을 대통령과 여당에 주문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2년만에 처음 성사된 오늘 회담이 이러한 국민 뜻을 받드는 소중한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취재진에 공개된 모두발언에서 윤 대통령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덕담을 주고받은 후 “제가 대통령님 드릴 말씀을 써왔다”며 상의 주머니에서 A4지에 적힌 10장 분량의 원고를 꺼내 작심 발언을 했다.

이 대표는 우선 “(이날 회담이) 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또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이런 얘기도 있어서 오늘 이 만남이 국민들께 새로운 희망을 드리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 대표는 이어 “제가 제1야당의 대표로서 우리나라에 국정을 총책임지시는 최고 국정책임자이신 대통령님께 이번 총선에서 나타났다고 판단되는 국민들의 뜻을 전달해드리려고 한다”며 “제가 드리는 말씀은 저의 입을 빌린 우리 국민들의 뜻이라고 생각해주시면 고맙겠다”며 정국을 진단했다.

이 대표는 “국가적으로 정치, 경제, 사회, 외교·안보 등 모든 영역에서 많은 위기가 도출되고 있다”면서 윤석열 정부 들어 이어진 비판적 언론에 대한 압박, 남북관계 악화 등을 언급했다. 언론 부문에서는 “모범적인 민주국가로 평가받던 우리 대한민국에 대해서 스웨덴 연구기관이 독재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되기도 한다”고 ‘독재화’를 말했다.

이 대표는 정치 복원, 민생·국민 중심의 국정을 총선 민심의 핵심으로 보고 “이제 국정동력을 민생위기 극복에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민주당이 제안한 긴급민생회복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소득지원 효과에 더해서 골목상권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방에 대한 지원효과가 매우 큰 민생회복지원금을 꼭 수용해달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총선 과정에서 전 국민 25만원의 민생회복지원금을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특히 이를 그간 축소 논란을 빚은 정부 연구·개발(R&D) 예산 복원과 연계해 두 가지를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을 함께 처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의료 개혁도 의제로 올렸다. 이 대표는 “두 달째 이어진 의·정 갈등 때문에 의료현장의 혼란을 겪고 우리 국민들께서도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 의료진의 즉각적인 현장 복귀, 전공 필수 지역 의료 강화라는 3대 원칙에 입각해서 대화와 조정을 통한 신속한 문제 해결이 꼭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다행히 정부도 이미 증원 규모에 대해서 유연한 입장 보이고 있다”면서 “민주당이 제안한 국회공론화특위에서 여야와 의료계가 함께 논의한다면 좋은 해법이 마련될 것 같다. 민주당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3대 개혁과제 중 하나인 연금개혁을 두고는 “최근에 국회 연금개혁특위 공론화위원회에서 소득대체율 50%, 보험료 13%라는 개혁안이 마련됐다”며 이에 대한 정부·여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해병대 채 상병 특검,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 이태원 참사 관련 특검 등 민감한 국회 현안들도 차례로 의제로 언급했다. 이 대표는 “지난 2년은 정치는 실종되고 지배와 통치만 있었다는 평가가 많다”면서 “과도한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 입법권을 침해하는 시행령이라든지 인사청문회 무력화 같은 이런 조치는 민주공화국의 양대 기둥이라고 하는 삼권분립, 법치주의를 위협하는 일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 관련 특검과 이태원 참사 관련 특검 등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안건들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이 대표는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나 특검법 등에 대한 거부권 행사에 대해서 유감 표명과 함께 향후 국회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약속해주시면 참으로 좋겠다는 생각이고 정중하게 요청드린다”면서 “채 해병 특검법,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주실 것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 관련된 특검은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다만 이 대표는 “이번 기회에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들도 정리하고 넘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한반도 정세와 대일 관계 관련 ‘국익 중심 실용외교’ 전환을 당부했다. 그는 “정치라고 하는 건 추한 전쟁이 아니라 아름다운 경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시면 좋겠다”면서 “상대를 죽이지 않고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시면 (좋겠다)”고 말을 맺었다.

윤 대통령은 중간중간 고개를 끄덕이며 이 대표 발언을 경청한 뒤 “좋은 말씀 감사하다”며 “평소 우리 이 대표님과 민주당에서 강조해 오던 얘기이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하실 것으로 저희가 예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또 저희들끼리 얘기를 진행하자”고 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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