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내년 의대 정원 1500명 늘 듯
‘무늬만 지역의대’ 사립대에 증원효과 쏠려
수도권-비수도권 의료 격차 완화 역행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제76차 정기대의원 총회에서 한 대의원의 책상에 ‘의대증원X’가 적힌 마스크가 놓여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내년 의과대학 증원 규모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하자, 주로 국립대만 증원분 일부를 반납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거점 국립대 병원을 지역 필수의료체계의 중추로 키우겠다는 정부 구상이 차질을 빚게 됐다.

28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분을 배정받은 국립대 9곳 가운데 3곳(경북대·경상국립대·제주대)이 입학생 증원 규모를 50% 줄이기로 했다. 나머지 6개 대학 가운데 4곳은 감축을 추진 중이고, 2곳은 학내 의견을 모으고 있다. 반면, 사립대는 대부분 증원된 신입생 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과 수도권에 수련 병원을 둔 ‘무늬만 지역 의대’인 사립대들만 증원 효과를 누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의료개혁 추진 의사를 밝히며 환자가 수도권으로 가지 않고 필요한 진료를 볼 수 있도록 ‘지역 완결형 필수의료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나섰다. 그 중심에 거점 국립대 의대를 두고, 내년 입학 정원을 많게는 4배가량 늘렸다. 대학 소재 지역에서 실습하는 지역 국립대 의대생들이 해당 지역에서 의사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서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연구를 보면, 2020년 기준으로 전문의 수련 지역이 비수도권 광역시·도 지역인 경우, 수도권보다 지역에서 일할 가능성이 12.41배와 5.94배 높았다.

의정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28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의료센터 대기실에 경증환자 진료 제한 관련 안내문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는 거점 국립대 의대 증원분의 감소로 애초 정부가 밝힌 의료개혁 효과를 충분히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백주 을지대 의대 교수(예방의학)는 “국립대 의대 병원이 사립대에 견줘 그나마 의료 공공성을 갖춘 곳이라고 볼 수 있는데, 증원분을 줄였다”며 “일부 지역 사립대는 전공의(인턴·레지던트) 교육을 하는 수도권 수련병원을 지역으로 옮기지 않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무늬만 지역 의대’의 수련병원이 수도권에 쏠려 있는 상황에서 거점 국립대 의대의 증원분마저 줄면 수도권-비수도권 의료 격차 감소 효과는 줄게 된다.

정부가 국립대 의대를 포함한 지역 거점 의료기관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수 있겠냐는 우려도 있다. 정형준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국립대 의대만 증원을 줄인다는 건, 정부 차원에선 투자해야 할 예산이 줄어든다는 뜻”이라며 “정부가 2천명 증원에 맞춰 국립대 의대 교수를 늘리겠다고 했는데, 증원분 감원 이후에도 그 정도로 재원을 지원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5848 이태원참사 유족들, 여야 특별법 합의에 “아쉬운 부분 있지만 다행” 랭크뉴스 2024.05.01
15847 전국 32개 의대 모집인원 확정… 1550명 안팎 랭크뉴스 2024.05.01
15846 평양냉면 한 그릇에 1만6,000원…커지는 '면플레이션' 부담 랭크뉴스 2024.05.01
15845 서울 도심 ‘3만명’ 세계노동절 대회…“반노동 악행 두고 볼 수 없다” 랭크뉴스 2024.05.01
15844 "이태원 특별법 합의 내일 처리" '그럼 채상병 특검은?' 물었더니‥ [현장영상] 랭크뉴스 2024.05.01
15843 비속어까지···민주당의 국회의장 압박, ‘협치 의장’은 적? 랭크뉴스 2024.05.01
15842 정부 “병원 휴진으로 대란 없었다”…의대 교수 사직 본격화 랭크뉴스 2024.05.01
15841 인천 백령병원 산부인과 의사 3개월 만에 사직…임산부 진료 중단 랭크뉴스 2024.05.01
15840 "다리 아픈데 도와줘"…초등생 유인해 강제추행한 60대 랭크뉴스 2024.05.01
15839 박지원 "박병석·김진표·윤석열 다 똑같은 개XX들" 욕설했다 사과(종합) 랭크뉴스 2024.05.01
15838 원두 수입항이라서 ‘커피도시’?…부산시의 억지 행정 랭크뉴스 2024.05.01
15837 [속보] 중대본 “어제 8개 병원 휴진…외래진료 최대 35% 축소” 랭크뉴스 2024.05.01
15836 정부, 육아휴직 급여 올리고 배우자 출산휴가 20일로 늘린다 랭크뉴스 2024.05.01
15835 “제로슈거에 속았다” 일반 소주 대비 당류·열량 큰 차이 없어 '충격' 랭크뉴스 2024.05.01
15834 여야, 이태원참사 특별법 수정 합의…내일 본회의서 처리 랭크뉴스 2024.05.01
15833 진중권 "한동훈 딸, 공부 잘하고 뛰어나"…"조민과 달라, 조국은 복수의 심정" 랭크뉴스 2024.05.01
15832 이태원 특별법 여야 합의에 유가족 환영…“중요한 건 진상규명” 랭크뉴스 2024.05.01
15831 성폭행하려 ‘수면제 14일치’ 먹여 사망케 한 70대 남성 구속기소 랭크뉴스 2024.05.01
15830 [속보] 대통령실 "이태원특별법 여야 합의 환영... 협치 성과" 랭크뉴스 2024.05.01
15829 ‘티빙’ 프로야구 생중계 무료 끝… 월 최소 5500원 내야 랭크뉴스 2024.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