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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규모 3조원인데 음지에서 성행”
法 “인식 변화, 비의료인 시술 무죄”
관리·감독 공백에 위생·안전 문제도
전문가, 부작용 줄이기 위해 법제화해야


비의료인이 반영구 화장 시술을 하다 적발돼 재판에 넘겨져 무죄를 받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현행법상 의료법 위반이지만, 한국 사람 3명 중 1명이 시술을 받을 만큼 사회적 인식이 변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법과 현실이 동떨어진 대표적인 사례로, 음지에서 3조원까지 성장한 시장을 두고 찬반여론이 팽팽이 맞서고 있다.

사단법인 대한문신사중앙회 회원들이 지난 2022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제3회 문신사 법제화 범민족 촉구 집회'를 열고 헌법재판소의 '비의료인 문신 시술 불법' 판결에 반발, 의료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29일 한국반영구화장사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반영구 화장 업계 종사자는 약 60만명, 시장 규모는 약 3조원으로 추산됐다.

반영구 화장은 미세피부 내 색채를 삽입하는 시술이다. 영구적으로 신체에 새기는 문신과 달리, 일정 기간 반영구적으로 지속되는 점이 특징이다. 흔히 눈썹 문신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반영구화장사중앙회는 미용업소에서 반영구 화장 시술을 한 인구를 약 1700만명으로 집계했다. 국내 전체 인구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국 사람 10명 중 3명이 눈썹 문신 등의 시술을 받았다는 의미다.

대중화된 반영구 화장 시장은 사실상 ‘범법지대’다. 반영구 화장 시술자 99%가 비의료인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비의료인이 반영구·문신 시술을 하면 의료법 위반으로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돈을 벌 목적으로 문신 시술을 한 경우엔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른 가중처벌로 2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법이 이렇다 보니 대부분이 음지에서 이뤄진다. 이들은 계좌이체나 현금으로 돈을 받거나 사업자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주택에서 영업하기도 한다.

인스타그램에 ‘눈썹 문신’을 검색하면 353만개의 게시물이 나온다. 그 외 관련 게시글로 눈썹 문신 후기, 눈썹 문신 제거, 눈썹 문신 수강, 눈썹 문신 학원 등의 게시글이 올라와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2년째 눈썹 문신 시술을 해온 김모씨는 “경찰도 시술받는데 왜 아직도 불법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4년째 반영구 업소를 운영하는 A씨는 “손님이 많아도 불법 시술이다 보니 무조건 문을 잠그고 커튼을 닫고 시술한다”며 “이런 점을 악용해 고객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하면서 돈을 뜯어가기도 한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강남구에서 반영구 시술을 하는 B씨는 “동종업계에서 서로 견제하면서 손님이 몰리는 가게를 신고하는 경우도 있다”며 “미국, 영국, 일본에서는 비의료인이 하는 반영구 시술이 합법인데 왜 우리나라만 제도권 밖에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사법부 내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22년 청주지방법원에 이어 지난해 12월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은 문신 시술로 기소된 비의료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비의료인 문신 시술을 불법으로 규정한 대법원 판결 이후 30년이 흘렀고 그간 사회적 인식이 크게 변했다는 점을 반영한 판결이다.

일각에서는 반영구·문신 시술이 대중화하는 만큼 국가시험 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반영구화장협회 관계자는 “눈썹 문신은 치료 목적이 아닌 미용 목적으로 하는 시술인 만큼 의사보다는 미용 업계 종사자들이 하는 경우가 많다”며 “법이 제도화되면 단속이나 안전에 대한 부작용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의사단체 등에서는 문신에 따른 피부 감염과 각종 질환 감염 위험, 문신 염료에 포함된 중금속 물질 등을 이유로 여전히 부정적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대한피부과의사회 관계자는 “문신 시술도 의료진 관리와 감독하에 시술할 수 있도록 전문기술사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며 “고액의 수강비를 내면서까지 시술법을 배우려는 젊은 층이 늘어나 사회적 문제가 심각해지기 전에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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