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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 ETF, 2개 기업 비중 60% 육박
거래소, 한 종목당 비중 25% 이내로 제한하도록 안내
새 비만 ETF 출시 어려워져… 기존 ETF가 사실상 독점

한국거래소가 상장지수펀드(ETF) 내 종목 쏠림 현상을 막으려 한 것이 도리어 기존 사업자의 ‘절판 마케팅’을 불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상품은 비만 치료제 ETF다. 비만 치료제 자체는 매력적인 산업이나, 유의미한 성과를 내는 글로벌 기업이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뿐이라는 점이 문제다. 한국거래소는 비만 치료제 ETF라고 해서 2개 종목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은 ‘분산 투자’라는 ETF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보고 종목 비중을 25% 이내로 줄이도록 운용사에 안내했다.

그러자 새로운 상품 출시가 막혀 버렸다. 비만 치료제 ETF는 두 기업의 비중이 높은 것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었던 것인데, 더 이상 이 두 종목의 비중을 크게 늘린 상품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설령 신청하더라도 한국거래소가 승인해 주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 얘기다.

일러스트=챗GPT 달리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14일 출시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글로벌비만치료제TOP2 Plus’ ETF는 글로벌 제약사인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를 총 52% 비중으로 편입했다. 이후인 2월 말, 미래에셋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이 두 기업을 60% 가까이 편입한 비만치료제 ETF를 잇달아 출시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상장 후 해당 ETF를 꾸준히 사들이며 관심을 보였다. 지난 26일 기준, ETF 3종의 상장 후 개인 투자자 순매수액은 총 858억원 규모다.

한국거래소는 상품 출시를 허락했지만, 계속 두고볼 수는 없었던 걸로 보인다. 거래소는 분산 투자 원칙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지난 2월 말 자산운용사들에 ETF 상품을 디자인할 때 두 종목 비중이 전체의 50%를 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은 곧바로 거래소 지시를 이행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비만치료제 ETF의 경우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 비중이 상장 당시 56%가 넘었지만 26일 기준 48.28%로 축소됐다. 삼성운용도 해당 ETF의 두 기업 비중을 48.59%로 내렸다. 다만 KB운용의 ‘KBSTAR 글로벌비만산업TOP2+’ ETF의 두 기업 비중은 55.13%로, 상장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운용업계에서는 먼저 출시한 운용사가 비만 테마를 독점할 수 있도록 허용한 꼴이라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편입 비중에 대한 압박이 생기면서 더 이상 관련 ETF를 출시하긴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먼저 상품을 낸 삼성, 미래, KB는 리테일이 강한 곳들”이라며 “지점에서는 곧 없어질지 모른다며 ‘절판 마케팅’도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향후 새로운 테마형 ETF가 출시될 때도 비슷한 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다른 테마형 상품을 출시하고자 해도 만약 해당 산업이 특정 기업에 집중돼 있다면 ETF를 만들어도 거래소의 심사를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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