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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곳서 모두 제1야당 입헌민주당 후보 당선
‘보수 왕국’ 텃밭서도 자민당 후보 크게 패배
비자금 스캔들 여파… “지지층 떠나” 진단도
기시다 후미오(왼쪽 두 번째) 일본 총리가 지난 18일 도쿄 총리 관저에 도착하고 있다. 도쿄=EPA 연합뉴스


일본 집권 자민당이 28일 치러진 중의원(하원) 보궐선거에서 참패했다. 선거가 실시된 3곳 모두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에 의석을 내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 든 것이다. 자민당 소속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정치적 입지가 치명타를 입었다는 진단이 나온다.

"소선구제 도입 후 '무패' 지역서도 패배"



일본 NHK방송과 교도통신에 따르면, 도쿄 15구와 혼슈 서부 시마네 1구, 규슈 나가사키 3구 중의원을 뽑는 이날 보선은 입헌민주당의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교도는 “보선 전패는 자민당에 대한 거센 비판을 뒷받침하는 결과”라며 “의석 3개는 모두 (기존에) 자민당 의석이었던 만큼, 기시다 정권에 타격을 안겼다”고 짚었다.

특히 자민당으로선 유일하게 후보를 냈던 ‘보수의 왕국’이자 텃밭이었던 시마네 1구에서 패배해 충격파가 컸다. 이른바 ‘비자금 스캔들’로 홍역을 치른 자민당은 다른 2개 선거구에는 아예 후보를 내지 않았고, 시마네 1구에만 재무 관료 출신인 니시코리 노리마사를 공천하며 입헌민주당 후보로 나선 가메이 아키코 전 의원을 꺾기 위해 전력투구했다. 기시다 총리도 선거 고시 이후 두 차례나 시마네현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역부족이었다. 가메이 후보는 득표율 58.8%를 기록, 니시코리 후보를 17.6%포인트 차로 여유 있게 앞섰다. NHK는 “(1996년) 중의원 선거의 소선거구제 도입 이후, 시마네현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자민당이 의석을 독점해 왔던 곳인데 이번에 처음으로 의석을 잃었다”고 전했다. 가메이 당선인도 “시마네현의 결과는 큰 메시지가 돼 기시다 정권에 닿을 것”이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일본 도쿄지검 수사관들이 지난해 12월 19일 이른바 '비자금 스캔들' 수사를 위해 수도 도쿄에 있는 집권 자민당 최대 파벌 '세이와 정책연구회' 사무실 압수수색에 착수하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입헌민주당은 자민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나머지 2곳에서도 압승을 거뒀다. 도쿄 15구에서는 9명의 후보가 맞붙었는데, 입헌민주당의 사카이 나쓰미 후보가 득표율 29.0%로 2위를 10%포인트 이상 차이로 당선됐다. 야당 후보 간 양자 대결이 펼쳐진 나가사키 3구에서도 같은 당의 야마다 가쓰히코 후보가 68.4% 득표율로 승리했다.

"기시다엔 냉엄한 결과... 정권 운영도 타격"



현재 지지율이 20%대에 불과한 기시다 내각의 위기감은 더 커지게 됐다. 아사히신문은 “비자금 사건 대응 자세를 추궁당한 기시다 총리에게는 냉엄한 결과로, 향후 정권 운영에 큰 여파를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지지층이 떠나고 있다. 기시다 총리로는 선거에서 싸울 수 없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입헌민주당은 이날 중의원 해산을 요구하며 현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교도는 “(중의원) 해산 직후 총선이 치러지면 자민당은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어서, 해산에 대한 신중론이 확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기시다 총리에게 ‘9월 총재 선거 불출마’를 요구하는 당내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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