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시다 2번 찾은 '보수왕국' 선거구도 대패…3곳 모두 야당에 내줘
"기시다에 냉엄한 결과…9월 총재선거 불출마 요구 강해질 수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28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하원) 보궐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전패하며 기시다 후미오 정권이 위기에 몰렸다.

교도통신과 현지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도쿄 15구, 혼슈 서부 시마네 1구, 규슈 나가사키 3구 중의원 의원을 뽑는 이날 보선에서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후보가 모두 당선됐다.

이른바 '비자금 스캔들'로 홍역을 치른 자민당은 선거구 3곳 중 2곳에는 아예 후보를 내지 못했고 소선거구제가 도입된 1996년 이후 자민당이 무패를 자랑해 '보수 왕국'으로 불린 시마네 1구에만 유일하게 후보를 냈으나 패배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여야 일대일 구도로 치러진 시마네 1구가 가장 큰 관심을 받았다.

자민당은 시마네 1구에 재무 관료 출신인 니시코리 노리마사를 공천했고 입헌민주당은 가메이 아키코 전 의원을 내세웠다.

양당은 이곳에서 치열한 유세전을 벌였고 특히 다른 선거구에 후보를 내지 않은 자민당은 시마네 1구에 사활을 걸었다. 기시다 총리도 선거 고시 이후 두 차례 시마네현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가메이 후보는 58.8%의 득표율을 기록, 니시코리 후보에 17.6%포인트 차로 크게 앞섰다.

가메이 당선인은 "보수 왕국이라고 하는 시마네현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큰 메시지가 돼 기시다 정권에 닿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입헌민주당 후보는 불륜 파문을 겪은 베스트셀러 '오체불만족' 저자 오토타케 히로타다를 비롯해 후보 9명이 경쟁한 도쿄 15구, 야당 후보끼리 양자 대결을 펼친 나가사키 3구에서도 각각 승리했다.

사카이 나쓰미 후보는 도쿄 15구에서 득표율 29.0%로 2위를 10%포인트 넘는 차이로 눌렀고, 야마다 가쓰히코 후보는 나가사키 3구에서 득표율 68.4%로 당선됐다.

자민당이 '보궐선거 전패'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 들면서 주요 언론 여론조사에서 '퇴진 위기' 수준인 20%대 지지율을 기록 중인 기시다 내각은 큰 타격을 받게 됐다고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아사히신문은 "비자금 사건에 대한 자세를 추궁당한 기시다 총리에게는 냉엄한 결과가 됐다"며 "향후 정권 운영에 미칠 영향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교도통신도 "보선 전패는 자민당에 대한 강한 비판을 뒷받침하는 형국"이라며 "세 의석은 모두 자민당 의석이었던 만큼 기시다 정권에 타격이 됐다"고 해설했다.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은 선거 결과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여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해 가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당내에서는 정권 운영에 대한 위기감이 한층 강해졌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자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지지층이 떠나고 있다"며 "기시다 총리로는 선거에서 싸울 수 없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기시다 총리는 시마네 1구에서 패배를 면하고 6월 소득세·주민세 감세 시행 등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린 뒤 9월 자민당 총재 재선 혹은 중의원 조기 해산에 이은 총선거 승리로 장기 집권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보선 참패로 구심력을 크게 잃게 됐다.

전승을 거둔 입헌민주당 측은 이날 중의원 해산을 요구하며 기시다 총리를 압박했지만 자민당은 해산 직후 총선이 치러질 경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어서 해산에 대한 신중론이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아울러 자민당 내에서 기시다 총리를 상대로 9월 총재 선거 불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강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 열세가 예상됐고 당내에 유력한 '포스트 기시다' 후보가 없어서 당장 기시다 총리 퇴진을 요구하는 움직임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산케이신문은 관측했다.

이번 선거가 치러진 곳은 모두 자민당 의원이 활동했던 곳이다.

시마네 1구는 중의원 의장을 지낸 호소다 히로유키 의원이 사망하면서 공석이 됐고 도쿄 15구와 나가사키 3구는 기존 의원이 각각 공직선거법 위반과 비자금 문제 등으로 불명예스럽게 물러났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2390 미, AI 전투기에 한발 더?…무기 통제는 여전히 논란 랭크뉴스 2024.05.04
12389 [스타트UP] 북촌·서촌 누비는 이 남자 “한옥, 전 세계 알릴래요” 랭크뉴스 2024.05.04
12388 '10년간 2.8조 투입' 조현범의 빅픽처…한온시스템 품고 재계 30위 도약 랭크뉴스 2024.05.04
12387 스쿨존 사고 주범은 주·정차 차량‥"10건 중 4건은 시야 방해 탓" 랭크뉴스 2024.05.04
12386 방예담 작업실서 성행위 몰카?…이서한 "연출 상황" 재차 해명 랭크뉴스 2024.05.04
12385 스펀지밥, 일본 소니 소속될까 랭크뉴스 2024.05.04
12384 "조퇴해요!" 다급한 산후도우미‥'촉 발동' 아기 아빠 대반전 랭크뉴스 2024.05.04
12383 얼마나 뜨겁길래… 수몰 필리핀 도시 54년 만에 물 밖으로 랭크뉴스 2024.05.04
12382 잦은 내전과 지진이 일본인의 마음에 남긴 것···‘쇼군’[오마주] 랭크뉴스 2024.05.04
12381 여보, 어린이날 '집콕'이야?…2년 연속 야속한 비 얼마나 오나 랭크뉴스 2024.05.04
12380 신용카드 보다 더 큰 ‘○○페이’ 시장, 높은 수수료율 손보나 랭크뉴스 2024.05.04
12379 [시승기] 배터리로만 73㎞ 주행… BMW PHEV 530e 랭크뉴스 2024.05.04
12378 “자율이긴 한데”… 더워진 날씨에 직장인들 반바지 눈치싸움 랭크뉴스 2024.05.04
12377 친이란 민병대-이스라엘 공방에 네타냐후-신와르 ‘치킨게임’까지…흔들리는 휴전 협상 랭크뉴스 2024.05.04
12376 이젠 편의점도 ‘소형’이 대세 …고령화에 규모 축소하는 日편의점 랭크뉴스 2024.05.04
12375 '도미노' 붕괴 부상자 결국 사망‥CCTV 보니 랭크뉴스 2024.05.04
12374 野 원내대표 찬반 투표…‘명심’ 따라 입법 폭주·방탄 하겠다는 건가[사설] 랭크뉴스 2024.05.04
12373 미국 고용지표 완화에 '환호'‥"연착륙 신호" 랭크뉴스 2024.05.04
12372 국군 수뇌부 대해부…국방장관이 육해공군 대장 8명·중장26명 두고 ‘50만 대군’ 지휘[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랭크뉴스 2024.05.04
12371 신임 美軍인태사령관, 北中 겨냥 "어떤 적과도 싸울 준비됐다" 랭크뉴스 2024.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