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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열린 일본 중의원(하원) 보궐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유일하게 후보를 낸 시마네(島根) 1구에서 패하면서 '부전패(후보를 내지않음)'를 포함해 ‘3전 전패’를 기록했다. 제1 야당인 입헌민주당은 선거가 치러진 3개 지역에서 모두 승리했다. 이번 선거 결과로 지지율이 ‘퇴진 위기’ 수준인 20%대에 머물고 있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권이 와해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27일 시마네현에서 집권 자민당 후보 지지를 호소하며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NHK는 이날 오후 10시 32분 현재 개표가 99% 진행된 시마네 1구 선거구에서 야당인 입헌민주당 가메이 아키코(亀井亜紀子) 후보가 58.9%를 득표해 니시코리 노리마사(錦織功政) 자민당 후보를 크게 누르고 당선이 확정됐다고 전했다.

이번 보궐선거는 시마네 1구와 도쿄(東京) 15구, 나가사키(長崎) 3구 등 선거구 3곳에서 진행됐다. 모두 기존에 자민당 의원들이 활동했던 곳이다. 시마네 1구는 중의원 의장을 지낸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의원이 사망하면서 공석이 발생했고, 도쿄 15구와 나가사키 3구는 기존 의원들이 각각 공직선거법 위반과 비자금 문제 등 불명예스런 사건으로 물러나면서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관심이 몰린 것은 ‘자민당의 텃밭’으로 꼽히던 시마네 1구였다. 자민당은 당내 정치자금 스캔들로 인한 보궐선거에 정치적 책임을 진다는 의미에서 도쿄 15구와 나가사키 3구에는 후보를 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시마네 1구에서만 자민당 후보와 야당 후보의 양자 대결이 펼쳐졌다.

28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보궐선거에서 야당 입헌민주당이 3석 모두 승리할 것으로 예상하는 NHK뉴스 화면. 사진 NHK 화면캡처

NHK에 따르면 야당 및 무소속 후보 9명이 경쟁한 도쿄 15구에서는 입헌민주당의 사카이 마쓰미(酒井菜摘) 후보의 승리가 확정됐다. 나가사키 3구에서도 입헌민주당의 야마다 가쓰히코(山田勝彦) 후보의 당선이 결정됐다.



‘기시다 끌어내리기’ 표면화할 듯
기시다 총리는 선거 기간 중 2차례나 시마네현을 방문해 적극적인 지원 유세에 나섰다. 그럼에도 자민당이 패배하면서 기시다 내각은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하게 됐다. 지지통신은 “이번 선거결과는 기시다 총리에 심각한 타격”이라며 “총리가 9월 자민당 총재선을 앞두고 6월쯤 중의원 해산을 모색해왔지만 당 내에서 ‘기시다 끌어내리기’가 표면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새 얼굴로 선거를 치르려는 움직임이 가속화하면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아예 출마하지 못하거나 출마하더라도 낙선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전임자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도 지난 2021년 4월 열린 중·참의원 보궐선거에서 3개 선거구에서 모두 패배(부전패 포함)하면서 그 해 9월 열린 당대표 선거에 출마를 포기했다.

앞서 2008년에도 4월 열린 중의원 야마구치(山口) 2구 보궐선거에서 자민당이 당시 민주당에 패하면서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총리가 같은 해 9월 사임했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자민당 간사장은 이날 선거 결과에 대해 “매우 엄중한 결과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그동안 각종 선거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던 입헌민주당이 3석을 모두 차지하면서 기시다 정권에 대한 야당의 공세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라고 니혼테레비는 전했다. 이즈미 겐타(泉健太) 입헌민주당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정치 개혁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총리에) 조기 중의원 해산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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