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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 연합뉴스
지난 27일부터 일본판 ‘황금연휴’가 시작됐다. 쇼와(昭和)의 날, 헌법기념일, 녹색의 날, 어린이날 등 공휴일이 몰린 데다 주말까지 끼어 4월 30일~5월 2일(3일) 휴가를 내면 일본에선 최장 10일 연휴가 이어진다. 일본 관광업계는 이번 연휴를 기점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기 전인 2019년의 80~90% 수준까지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행수지 ‘만년 적자’ 신세인 한국으로선 황금연휴 기간 일본인 관광객 유치가 과제로 떠올랐다.
김영희 디자이너

한국은 지난해부터 ‘엔저(低)’ 효과를 노리고 일본 관광을 다녀온 사람이 많다. 일본인 입장에서 뒤집어 보면 일본 못지않게 ‘원저’ 현상을 겪는 한국이 여행가기 좋은 나라다. 최근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28일 일본 최대 여행사 JTB에 따르면 올해 황금연휴 일본 여행객은 해외 여행지로 한국(20.8%)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동남아시아(16.7%), 대만(13.5%) 순이다. 중국을 여행지로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뚜렷했다.

일본 오사카 간사이 공항의 경우 황금연휴 기간 국제선 예상 이용객 68만2600명 중 한국행이 9만7400명(14.3%)으로 역시 1위를 차지했다. 산케이신문은 “일본 여행객은 미국·유럽을 해외 여행지로 선호하는데 올해는 엔화 약세에 따라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드는 아시아를 선호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일컫는 ‘유커(旅客)’ 만큼이나 일본 ‘료카쿠(旅客)’가 국내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달라졌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한 외국인 관광객 1103만명 중 일본인이 232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중국인(202만명)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중국 유커를 개인 관광객 ‘싼커(散客)’가 대체하며 1인당 씀씀이마저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 료카쿠 유치가 더 절실해졌다.
김영희 디자이너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펴낸 ‘방한 일본인 관광객 증가의 국내경제 파급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인 관광객이 2012년(342만명) 수준으로 회복할 경우 국내 쇼핑ㆍ숙박 등 부문에서 생산유발 효과가 5조2000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2조3000억원, 취업유발 효과가 2만9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료카쿠 유치는 ‘만년 적자’ 신세인 여행 수지를 개선하는 의미가 있다. 최근 수출 호황으로 2월 경상수지가 10개월 연속 흑자를 냈지만, 서비스 수지는 2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서비스 수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여행수지는 1999년 흑자를 낸 뒤 지난해까지 24년간 한 번도 연간 흑자를 내지 못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여행수지는 125억3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2018년(165억7000만 달러 적자) 이후 5년 만에 적자 폭이 가장 컸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제조업 수출로 번 돈을 서비스 수입으로 까먹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광객 유치가 내수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측면도 있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 분기 대비)이 예상을 웃도는 1.3%를 기록한 건 내수의 성장 기여도(0.7%포인트)가 순수출 기여도(0.6%포인트)를 웃돌 정도로 깜짝 회복세를 보인 덕분이다. 다만 지난해 기저효과(base effect) 영향이 큰 데다, 고금리 지속과 건설 수주 부진 등 영향으로 내수 회복세가 지속할지 두고 봐야 한다.

추광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산업본부장은 “일본 관광객 유치가 국내 경제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만큼, 한ㆍ일 외교관계 개선을 계기로 관광객 유치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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