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삼광초등학교에 마련된 후암동 제3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이대남=보수, 이대녀=진보’라는 공식은 오래되지 않았다. 2020년 4월15일 실시된 제21대 총선의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 20대 이하 남성 47.7%는 지역구에서 더불어민주당을, 40.5%는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을 지지했다. 30대 남성은 57.8%가 더불어민주당을, 33.0%가 미래통합당을 지지했다. 20대 이하 여성은 63.6%, 30대 여성은 64.3%가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했다. 당시만 해도 20대 남성 유권자들이 보수 정당으로 결집하는 ‘이대남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았다.

2030세대 표심이 남녀에 따라 극명하게 갈린 건 2021년 4월7일 실시된 서울시장 보궐선거다. 방송 3사 출구조사를 보면 20대 이하 여성 유권자들의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지율은 44%,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지지율은 40.9%였다. 연령별·성별 분류에서 박 후보가 오 후보를 앞선 그룹은 20대 이하 여성과 40대 남성(박영선 51.3%, 오세훈 45.8%)뿐이었다. 20대 남성은 72.5%가 오세훈 후보에게 몰표에 가까운 지지를 보냈다.

특히 주목받은 건 20대 이하 여성 유권자 15.1%가 소수정당·무소속인 ‘기타 후보’에 투표했다는 점이다. 20대 이하 남성(5.2%)에 비해 3배가량 높은 수치다. 당시 선거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에서 비롯됐다는 점과 신지혜(기본소득당), 오태양(미래당), 김진아(여성의당), 송명숙(진보당), 신지예(무소속·팀서울) 등 성평등을 공약 전면에 내세운 페미니스트 후보가 다수 출마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2022년 20대 대선 방송 3사 출구조사 중 2030세대 지지율을 성별로 나타낸 그래프.


2022년 제20대 대선에서 20대 남녀의 투표 격차는 최고조에 달했다. 여성가족부 폐지 등 젠더 이슈가 부상하며 58% 대 58%로 상반된 후보를 고른 것이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20대 이하 남성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58.7%를 지지도를 보였고, 36.3%를 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큰 차이로 제쳤다. 반대로 20대 이하 여성에서는 이 후보 58.0%, 윤 후보 33.8%의 지지도를 각각 기록했다. 30대 남성은 이 후보 42.6%, 윤 후보 52.8%, 30대 여성은 이 후보 49.7%, 윤 후보 43.8%의 지지도를 보였다. 2030 여성의 결집은 최대 변수가 됐다. 당시 국민의힘이 20대 남성을 끌어들인 세대포위론을 앞세웠으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제20대 대통령 선거 투표율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30 여성이 2030 남성보다 연령별로 3.4~8.9%포인트 더 많이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10일 치뤄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방송 3사 출구조사에 따라 2030세대 연령별·성별 지지율을 나타낸 그래프.


올해 치러진 4·10 총선은 앞선 선거만큼 젠더 이슈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국민의힘 지지율에서 코어 지지층으로 불리던 20대 남성 표가 빠지며 남녀 지지율 격차도 상대적으로 줄었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20대 남성 31.5%가 국민의힘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를 지지하며 2년 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지지율과 비교해 27.2%포인트가 빠졌다. 민주당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투표했다는 20대 이하 남성은 26.6%로 나타났다. 20대 이하 여성은 51.0%가 더불어민주연합을 지지했다.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는 “지난 대선 이후 여가부 폐지와 같은 갈라치기 전략에 대한 2030세대의 피로도도 읽힌다”며 “청년 여성층은 무당층 성향이지만 다소 진보적, 남성층 역시 무당층이지만 다소 보수적인 경향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6594 터널 위 ‘꾀·끼·깡·꼴·끈’ 무슨 의미?…부산 시민들 갸우뚱 랭크뉴스 2024.05.23
16593 김용원 인권위원, 채상병 사건 보고서 공개에 “군 인권 오염” 랭크뉴스 2024.05.23
16592 "하나뿐인 아들, 제발 꿈이었으면"…수류탄 사망 훈련병 어머니의 편지 랭크뉴스 2024.05.23
16591 [단독] 노소영 “노태우 비자금 등 343억 원 SK에 전달…증권사 인수 등에 사용” 랭크뉴스 2024.05.23
16590 '경복궁 낙서범'에 1억5000만원 물린다...6월 민사소송 랭크뉴스 2024.05.23
16589 노동부 "'갑질 의혹' 강형욱 회사에 자료 요구…답변 못 받아" 랭크뉴스 2024.05.23
16588 박근혜 쓰던 620호 ‘복심 유영하’ 배정…김기현-황운하는 ‘이웃’ 랭크뉴스 2024.05.23
16587 SKC, 美 정부 반도체 보조금 1000억원 받는다… 소부장 기업 최초 랭크뉴스 2024.05.23
16586 ‘영업익 8배’ 엔비디아 주식 사볼까…천달러짜리 ‘10대1 액면분할’ 랭크뉴스 2024.05.23
16585 하루 만에 5만 채운 ‘직구 금지 철폐’ 청원… 정부 철회 방침에도 불신 ‘여전’ 랭크뉴스 2024.05.23
16584 김호중, 결국 구속 심사일인 24일 공연 불참…23일은 강행 랭크뉴스 2024.05.23
16583 이복현 "공매도 재개 관련 여러 옵션 검토 중… 다음달 설명" 랭크뉴스 2024.05.23
16582 이른 무더위에 '이것' 작년보다 7.7배 급증…치사율 30% 일본 뇌염 모기는? 랭크뉴스 2024.05.23
16581 징역 50년이 27년으로 감형…“잘못 반성” 랭크뉴스 2024.05.23
16580 ‘구속 위기’ 김호중, 내일 구속영장 실질심사로 공연 펑크…오늘은 강행 랭크뉴스 2024.05.23
16579 김호중 ‘콘크리트 팬덤’ 뒷배 믿었나…비상식 행보 왜? 랭크뉴스 2024.05.23
16578 ‘朴의 문고리 3인방’ 정호성, 尹의 비서관으로 발탁 랭크뉴스 2024.05.23
16577 56만 원 때문에 목숨 앗아간 강도 ‘무기징역’ 랭크뉴스 2024.05.23
16576 반중 라이칭더 등판 사흘 만에…중국 ‘대만 포위 훈련’ 랭크뉴스 2024.05.23
16575 이건희 무려 150억 썼다…한국에 숨겨진 '최고가 그림' 랭크뉴스 2024.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