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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 연설에서
"슬리피 돈" 형사재판 받는 트럼프 조롱
밖에선 시위 열렸지만 가자지구엔 '침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 워싱턴 힐튼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에서 연단에 올라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졸린 도널드', '여섯 살 짜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에서 대선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마음껏 놀렸다. 자신을 비판한 언론과 유머로 포장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다만 이날 만찬장 밖에서 그에게 항의하는 친(親)팔레스타인 시위가 벌어졌음에도 이스라엘이나 가자지구 상황에 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AP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힐튼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 행사에서 언론인·유명인사·정치인 등 3,000여 명의 청중을 앞에 두고 약 10분간 연설했다.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은 1921년부터 이어져 온 유서 깊은 행사로, 대통령이 참석해 연설하는 것이 관례다. 이 행사에 재임 기간 참석하지 않은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바이든 대통령 연설의 주 공격 대상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었다. NY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024년 대선이 본격화되고 있고,
그렇다, 나이가 화두가 됐다
"며
"나는 여섯 살짜리를 상대하고 있는 성인"
이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치한 행태를 꼬집으면서 82세(만 81세 4개월)인 자신의 '고령 리스크'를 유쾌하게 비튼 발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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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뉴욕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성추문 입막음 돈' 형사 재판에 출석해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너무 시끄럽게 하지는 말자. 도널드가 듣고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졸린 돈(Sleepy Don)"
이라고 불렀다. 최근 뉴욕에서 형사 재판을 받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졸았던 것을 가리킨 농담이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는 최근 힘든 나날을 보냈다"며 "이건 '
험악한(stormy)'
날씨였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형사재판을 조롱한 발언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Stormy Daniels)
와 성관계를 맺고 입막음 돈(허시 머니)을 지불했다는 의혹에 관해 지난 22일부터 재판을 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언론계 비판을 정면돌파하기도 했다. NYT에 따르면 그는 "여러분 중 일부는 내가 충분히 질문을 받지 않는다고 불평하더라"라며 "노코멘트"라고 말했다. 또 NYT의 성명 내용을 언급하며
"만약 NYT가 나에 대해 '적극적이고 효과적'이라고 보도하게 만드는 방법이 그것이라면, 난 그렇게 하겠다"
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앞서 NYT는 지난 25일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임기 동안 언론인의 질문을 적극적, 효과적으로 회피해 왔다"
며 "대통령은 국가의 가장 중요한 직책으로, 언론은 대중이 그를 평가하고 책임을 묻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비판했다.

27일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이 열린 워싱턴 힐튼호텔 앞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대와 '더 이상의 전쟁범죄는 안 된다, 당장 휴전하라'는 전광판 문구가 보이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한편 이날 만찬장 인근 워싱턴 시내는 친팔레스타인 시위로 어수선했다. 시위대는 호텔에 들어서는 언론인들을 향해
"부끄러운 줄 알라"
며 "우리는 서구 언론 당신들을 보고, 당신들이 숨기는 모든 공포를 보고 있다"고 외쳤다.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뿐 아니라 서방 매체들도 이스라엘 편에 기울어 있다고 비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시위대를 피해 호텔 뒷문으로 들어갔다.

바깥 상황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가자지구 상황에 관해서는 발언을 피했다.
AP는 "약 10분간 진행된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전쟁이나 가자지구에서 커지고 있는 인도주의적 위기가 언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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