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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폭스바겐 미국 테네시주 공장 근로자, 전미자동차노조(UAW) 가입
미 현지에서 생산 공장 운영 중인 외국계 자동차 기업 중 최초
벤츠, 현대차 등도 미 현지 노조 설립 가능성 제기
[비즈니스 포커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4월 19일(현지 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전기노조(IBEW) 행사에 참석해 “(2020년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IBEW 덕분”이라고 밝히는 등 친노조 대통령 이미지를 보여줬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미국 자동차 업계에 놀라운 소식이 하나 전해졌다. 독일 폭스바겐의 미국 테네시주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전미자동차노조(UAW) 가입을 결정한 것이다. UAW는 제너럴모터스,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주요 자동차 회사뿐 아니라 항공·기계 분야에서 일하는 종사자 약 40만 명이 가입한 미국 제조업 최대 규모 노조다.

폭스바겐 테네시주 공장 직원들은 외국계 자동차 기업 소속으로는 처음으로 UAW에 가입하게 됐다. 이로 인한 후폭풍도 거셀 전망이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이 같은 소식을 보도하며 현지에서 무노조 경영을 하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도요타, 현대차 등 외국계 자동차 생산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들 역시 노조에 가입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현대차의 경우 현재 미국 앨래배마에, 기아는 미국 조지아에 자동차 생산 공장을 각각 운영 중이다.


현대차 미국 앨래배마 공장 전경. 사진=현대차


미국에서 거센 노조 설립 열풍이 불고 있다. 코로나19 각 기업들이 인력난에 시달리며 업무 강도가 세졌다. 게다가 지속적인 물가상승의 여파로 임금 인상의 필요성까지 대두되면서 노동환경 및 처우개선에 대한 불만이 노조 결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으로는 친노조 성향이 강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행보 역시 노조 설립을 부추기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폭스바겐뿐만이 아니다. 실제로 무노조 경영을 이어오던 많은 미국 기업들이 팬데믹을 계기로 노조가 출범하기에 이르렀다. 대표적인 곳이 스타벅스다. 2021년 말 뉴욕주 버펄로시의 한 매장에서 첫 노조가 만들어진 스타벅스 노조는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첫 노조가 결성된 지 약 2년 만인 현재 360여 개 매장에 소속된 9000여 명의 직원들이 노조에 가입했다. 30년 가까이 ‘노조 무풍지대’였던 아마존과 애플도 2022년 노조가 생겼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이를 피해가지 못했다. MS는 지난해 무노조 경영에 마침표를 찍었다.

미국 사회에서 노조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UAW는 파업을 앞세워 ‘주 4일 근무제’라는 화두를 던졌다. MS도 지난해 말 최근 미국 최대 노동단체인 노동총연맹(AFL-CIO)과 파트너십을 맺고 인공지능(AI) 기술이 일자리에 미칠 영향을 함께 논의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노조의 위상이 크게 올라갔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노조의 입김은 정책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5월부터 15개국 알루미늄 제품 반덤핑 조사 예비판정을 내릴 계획이다. 여기에 한국도 포함되어 있어 미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 역시 알루미늄 부품에 부과될 관세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 상무부는 알루미늄압출연합과 철강노조 요청에 따라 이 같은 정책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노조 바람이 부는 배경으로는 팬데믹 이후 심화된 구인난과 물가상승이 원인으로 꼽힌다.

팬데믹 기간 자의반 타의반으로 일터를 떠난 이들이 급증하면서 남아 있는 인원들의 근무 강도는 훨씬 세졌다. 이에 따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근로환경 개선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이런 목소리를 사측에 관철시키기 위해 노조의 필요성에 대해 눈을 뜨게 됐다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편으로는 물가상승률도 노조 설립 붐에 영향으로 미쳤다는 진단이 제기된다. 임금 상승률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생활이 더욱 어려워지고 이렇게 쌓인 불만이 노조 결성이라는 결과로 분출됐다는 얘기다.

미국 사회에서 노조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022년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71%가 노동조합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지지율은 196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라는 게 갤럽의 설명이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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