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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시름하는 아프리카 사헬 지역
말리 최고 48도 폭염에 사망자 속출
기록적 폭염에 전력난까지 ‘이중고’
“기후변화 영향…폭염 계속될 것”
지난 18일(현지시간) 말리 수도 바마코에서 한 남성이 더위를 식히기 위해 머리에 물을 붓고 있다. 이날 바마코 평균 기온은 섭씨 44도를 기록했다. AP연합뉴스


서아프리카 말리 등 사헬 지역 국가들이 섭씨 48도를 넘어서는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말리에선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전력난까지 겹쳐지며 주민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BBC 보도에 따르면 말리 일부 지역에선 이달 초부터 최고 기온이 48도 이상 치솟아 1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지난 3일 말리 남서부 도시 카예스의 최고 기온이 48.5도에 달해 역사상 가장 더운 날을 기록했다. 말리와 인접 국가인 부르키나파소에선 지난 1~5일까지 닷새간 45도를 넘어서는 폭염이 이어졌다.

말리 수도 바마코의 가브리엘 투레병원은 4월 들어 첫 나흘 동안 102명의 사망자를 보고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달 전체 사망자와 비슷한 수치다. 사망자의 절반 이상은 60세 이상이었다. 이 병원에 근무하는 야쿠바 톨로바 교수는 “하루에 15명 정도 온열 질환 입원환자를 받고 있다”면서 “대다수가 탈수 상태이며, 일부는 호흡 곤란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한 때 바마코의 영안실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유족들이 시신을 집으로 옮겨야 했다. 영국 가디언은 통계 부족으로 전체 사망자 수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국제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규모는 수백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달 말리와 부르키나파소에서 관측된 폭염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국제 과학자 네트워크인 WWA(World Weather Attribution)는 최근 보고서에서 “두 국가에서 3~4월 나타난 전례 없는 폭염은 기후변화로 인한 것”이라며 “인류가 화석연료를 사용해 지구를 온난화시키지 않았다면 이 지역 평균 기온이 1.4~1.5도, 밤 기온은 2도 정도 떨어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지역에서 이어진 닷새간의 폭염은 200년 만에 한 번 나올 일이지만 앞으로 이런 현상은 계속해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르키나파소에 있는 적신월사 기후센터의 과학자 키스웬시다 구그마는 “사헬 지역은 연중 내내 더위에 익숙하지만 이번 폭염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기후변화로 이 지역 기온이 1.4~1.5도 올랐다는 것은 큰 상승폭이 아닌 것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이 정도의 기온 상승만으로도 삶과 죽음을 가를 수 있는 차이”라고 말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말리 수도 바마코에서 한 주민이 더위를 식히기 위해 물을 사고 있다. AP연합뉴스


폭염이 계속되면서 일부 지역은 휴교령을 내렸다. 무슬림이 대다수인 말리에선 최근 라마단 기간 건강을 위해 금식하지 말라는 권고가 나오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력난도 주민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말리 국영 에너지 회사인 EDM이 수억달러 규모 부채에 따른 경영난으로 제 기능을 못하면서 1년 전부터 정전이 계속되고 있다. 더위를 식히기 위한 냉방 기구도, 냉장고도 사용하지 못하게 된 주민들은 얼음을 구하고 있지만 이조차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바마코 외곽 이리마디오 지역에 거주하는 수마일라 마이가는 “밤에도 기온이 46도까지 올라가는데 어지럼증이 심해 견딜 수 없다”며 “더위를 식히기 위해 수시로 물을 붓고 있다”고 말했다.

BBC는 폭염과 전력난으로 인해 일부 지역에선 얼음이 빵과 우유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반적인 바게트빵이 보통 250CFA프랑인데, 일부 지역에선 작은 얼음봉지 하나가 300~500CFA프랑에 거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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