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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은 25일(현지시간) 올해 1분기 127억2000만달러 매출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

미국의 첨단 반도체 제조 부흥 노력이 씁쓸한 성적표를 받았다. 그간 미국 정부는 고대역메모리(HBM), 1나노(나노미터, 1nm=10억분의 1m)급 파운드리 등 첨단 반도체 제조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자국 반도체 기업에 대규모 보조금 등 전폭적인 지원 공세를 했다. 하지만 아직 미국 반도체 대표주자인 인텔과 마이크론이 지지부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업계에선 이들 업체가 당분간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최근 초미세공정인 1.8~1.4나노급 로드맵을 순차적으로 공개한 인텔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공개했다. 25일(현지시간) 인텔은 올해 1분기 매출이 127억2000만 달러(약 17조5090억원)라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매출이 늘었지만, 시장의 예상(127억8000만 달러)을 밑도는 수준이다.

인텔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 데는 파운드리 영향이 크다. 인텔은 올 1분기부터 파운드리 사업부를 별도사업으로 분리했다. 1분기 파운드리 사업부 매출은 44억 달러(약 6조원)로, 전체 매출의 35%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가량 줄었다. 영업 손실은 25억 달러(약 3조4400억원)로, 2021년(-51억 달러), 2022년(-52억 달러), 2023년(-70억 달러)에 이어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

이날 진행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데이브 진스너 최고재무책임자(CEO)는 “초기 투자 비용이 늘고 있어 파운드리 사업 손실은 올 연말까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며 “CEO가 2030년 이전에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수 있도록 분기마다 손실을 줄이라고 지시했으며 이는 달성 가능한 목표”라고 말했다. 앞서 이달 초 진행된 온라인 세미나에서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파운드리 사업부 적자는 올해 최대치를 기록한 후 2027년에 손익분기점을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준홍 기자

인텔은 1나노급 초미세공정을 앞세워 적극적으로 수주에 나설 계획이다. 최근 인텔은 내년 양산 예정인 18A(1옹스트롬은 100억분의 1m)로 고객사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겔싱어는 “미국 방위산업·항공 분야 선두 업체를 ‘인텔 18A’ 고객사로 신규 확보해 총 고객사가 6개로 늘었다”며 “이 고객사는 인텔 18A 공정의 이점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완결되는 공급망 필요성으로 인텔 파운드리를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25일 인텔 주가(종가 기준)는 전날 대비 1.77% 오른 35.11달러(약 4만8311원)에 마감했지만,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8% 가까이 급락했다. 웨드부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 매튜 브라이슨은 로이터를 통해 “인텔의 계획에는 아직 의심스러운 부분들이 많다”라며 “아직 실행되지 않은 미래의 계획들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들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I지난 17일 펫갤싱어 인텔 CEO가 워싱턴 DC에서 열린 세계 경제 서밋에 참석한 모습 AFP=연합뉴스


‘만년 메모리 3위’ 마이크론, 해결할 과제 산적
HBM 3E 대량 생산에 나선 마이크론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쌓여있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양대 산맥을 넘지 못하고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만년 3위’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5일 미국 정부는 마이크론에 61억4000만 달러(약 8조4486억원)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론은 미국에 1250억 달러(약 172조원) 투자해 첨단 메모리 제조본부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뉴욕 북부 시러큐스 인근인 클레이에 1000억 달러(137조원) 규모의 메가 팹을 짓고 있다. 마이크론은 HBM 3E 대량생산을 시작했고 올해 엔비디아에 납품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에선 우려의 시선을 보낸다. 마이크론이 ‘메모리 빅3’ 업체 중 유일하게 첨단 D램 공정에 필수 장비인 극자외선(EUV) 노광 설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고 HBM을 생산하고 있어서다. 수율(생산 제품 중 납품 가능 비율)이 낮아 생산 비용이 비싸다는 의미다.

인건비가 비싼 미국 본토에서 칩을 생산한다는 점도 생산 비용을 높이는 요인이다. 산자이 메로 트라 마이크론 CEO는 지난달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보조금과 세금 감면 혜택,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조합해서 해외 공장과의 비용 격차 부분을 해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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