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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창 '고용허가제 20년-공존의 조건' 중에서]

설필수 대표는 이곳에서 40년 가까이 도금업체를 운영해 왔습니다.

설 대표는 외국인 노동자 없이는 더 이상 사업체를 운영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설필수/ 유일금속 대표
내국인 인력들이 다 빠져나가고 이제 남은 인력들이 젊은 인력들이 거의 현장에 없는 편입니다. 실질적으로 중소기업에 오는 젊은 인력이 없어요, 청년이. 그래서 대부분이 현장은 외국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인력 한 명 한 명이 절실한 현실.

외국인 근로자들이 사업장 변경을 요청하면 난감합니다.

<인터뷰> 설필수/ 유일금속 대표
거의 1명 들어오려면 몇 개월씩 걸리는데, 기다렸다가 배정을 받아서 어느 정도 교육을 시켜서 현장에서 일을 (하게) 하고 있는데, 그 사람이 빠져나가는 것에 대해서 또 몇 개월이라는 시간을 또 허비를 해야 되고...

이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는 뭄 씨는 캄보디아에서 한국에 온 지 5년 됐습니다.

도금 작업을 능숙하게 해냅니다.

<인터뷰> 뭄/ 외국인 근로자
(기자: 일하는 거 힘들지 않으세요?)
괜찮아요. 조금씩 괜찮아지고 있어요. 처음에는 한국어를 조금만 알았어요. 지금은 조금 나아요. 지금 내가 여기 반장님이에요. 여기 다 알아요.

언어도, 업무도 어렵기만 했다는 그는 어느새 작업반장이 되었습니다.
두 번의 재고용을 통해 업체와 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뭄/ 외국인 근로자
여기 좋아요. 오래오래 일하고 싶어요.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중소업체들.

외국인 노동자들이 사업장을 바꾸려는 것을 단지 사업주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억울하다고 토로합니다.

<인터뷰> 설필수/ 유일금속 대표
대부분이 회사에 적응을 했으면 나간다고 그러질 않아요. (사업장 변경을 요구한 건) 적응을 못 했던 사람들이에요. 그러니까 오기 전부터 건강에 이상이 있었거나 그렇지 않으면 이 일이 전혀 안 맞다 (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본인이 적응을 못 하는 거예요. 그것은 회사하곤 무관하다고 봐요.

우리 정부는 필리핀, 몽골 등 16개 국가와 협정을 맺고 취업비자를 내줍니다.

한국의 사업주는 고용센터의 알선을 받아 구직자와 근로 계약을 맺고,
이후 외국인 근로자는 각자 일터로 보내집니다.

하지만 직장에 배치된 후 근로자와 사업주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 해결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것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겁니다.

제작진은 또 다른 중소기업 대표를 만났습니다.

이 업체는 돼지 부산물을 가공해 순대국밥이나 해장국을 파는 식당에 납품하는 일을 합니다.

일에 적응하게 도와줄 틈도 없이 외국인 노동자들이 퇴사를 요구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인터뷰> 김영숙(가명)/ 육가공 업체 대표
신규로 들어온 외국인 근로자가 4명인데 그중에서 2명이 이제 나갔고, 그중에 1명은 들어온 그 다음 날 바로 나갔어요. [1511] 기본적인 생필품도 받고 짐도 풀고 위생 교육 딱 진행하고 났더니...

<인터뷰> 김영숙(가명)/ 육가공 업체 대표
(기자: 뭐라고 하면서 나가셨나요?)
처음부터 저희 쪽 업종이 싫었다고... 저희가 돼지 부산물을 다루다 보니까 돼지 분변을 만져야 되고 피 냄새도 많이 나기도 하고 [ 내국인도 피하는데 외국 친구들도 피해요.

이 사업을 시작한 지 3년째.

김씨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계속 한계에 부딪힙니다.

<인터뷰> 김영숙(가명)/ 육가공 업체 대표
저희는 지금 기숙사비가 전혀 없고요. 이슬람권 친구들도 저희 회사에는 있기 때문에 그 친구들을 위해서 매 끼니 소고기가 나가고요.

외국인 근로자들은 왜 일할 생각도 없는 곳에 취업했을까?
대표는 외국인노동자들에게 이용당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인터뷰> 김영숙(가명)/ 육가공 업체 대표
지금 현재 제조업에서 근무하다가 고국으로 귀국을 하게 되면 가산점을 받는다고 하더라고요. 저희는 돼지기 때문에 이슬람권에서 들어오는 친구들은 그쪽 관련된 업체도 없기 때문에 들어갔을 때. 네. 이득이 되는 부분이 전혀 없죠. (저희 업체는) 한국에 들어오기 위해서 오는 경우가 많아요.

중소기업중앙회 조사 결과, 중소기업 10곳 중 7곳 가까이가 외국인 근로자에게 사업장 변경을 위한 계약 해지를 요구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근로자들의 절반 가량은 입국 6개월 이내에 사업장 변경을 요구했습니다.

<인터뷰> 이명로/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
법무부 자료를 보면 한 42.3% 외국인 근로자가 입국 후 1년 이내에 사업장을 변경한다. 이렇게 나와 있거든요. 그러다 보면 사업주에게는 굉장히 큰 비용이 발생하는 거죠. 대체 외국 인력을 다시 구해야죠. 제품 생산 당장 차질을 빚죠. 등등 해서 직간접 손실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만 어쩔 수 없이 뭐 수용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제도를 조금 악용하는 근로자들이 있다는 거죠.

하지만 노동자들이 직장을 옮기지 못하게 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인터뷰> 조영희/ 이민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외국인 근로자와 기업, 그러니까 수요와 공급자 간의 매칭이 제대로 되고 있는가에 대한 부분부터 검토를 해야 된다고 봐요. 왜냐하면 들어오기 전에 3배수를 뽑아서 매칭을 시켜주는 건데 과연 그 과정에서 외국인 근로자와 그들을 채용하는 기업 사이에 정말 수요와 공급이 맞는가. 내가 가고자 하는 곳이 이곳인가. 내가 원하는 근로자가 이 사람인가? 라고 하는 것에 대한 매칭이 정확하지 않지 않았나? 라는 생각을 하는 거죠. 그래서 이런 부분들을 오히려 개선하는 부분들이 필요할 것 같아요.

사전에 서로에게 충분한 정보를 줘서, 잘못된 매칭을 줄일 필요가 있는 겁니다.

<인터뷰> 김영숙(가명)/ 육가공 업체 대표
(고용할 때) EPS 전산에서 외국인 프로필들을 보는데 이름, 생년월일, 키, 몸무게, 1지망, 2지망, 3지망. 딱 이만큼만 나와요. 저희는 돼지(육가공) 업체기 때문에 (종교) 그런 것도 되게 중요한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정보가) 다 없이 (근로자) 선택을 임의로 하는 거니까

제도가 현장의 어려움을 반영하지 못하는 사이, 사업주도, 외국인 근로자도 쳇바퀴 도는 분쟁만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관련 방송: 2024년 4월 23일(화) 밤10시 KBS1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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