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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시작된 극심한 가뭄에 물 공급 부족
커피나무 작황 부진하며 수확량 10~15% ↓
공급부족에 커피선물도 통계 시작 이래 최고치
'더 비싸게 팔자' 원두 비축하면서 가격 더 올라
이미지투데이

[서울경제]

세계 최대 로부스타 커피 생산국인 베트남에서 농부 및 중개인들이 원두를 ‘비축’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공급 부족이 계속되면 더 높은 값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수출을 위한 공급처 확보가 어려워진데다 극심한 가뭄에 따른 작황 부진까지 겹치며 커피 원두 가격은 16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베트남에서 더 높은 값을 받으려는 커피 원두 농부 및 중개인이 원두 물량을 계속 보유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기존 계약이 불이행되는 경우가 기록적으로 늘었다. 블룸버그는 일부 베트남 농부들이 과일 판매 수입으로 생활비 등을 충당하고 커피 원두는 비축해두는 일이 많다고 보도했다. 수출업체가 공급처를 확보하지 못하는 일도 부쩍 늘었다. 블룸버그는 상인 7명을 인터뷰한 결과 베트남이 2023년~2024년 커피콩 수확을 시작한 지난해 10월 이후 농부와 중개인이 계약한 콩을 15만톤~20만톤 가량 납품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확량의 약 10~13%에 해당하는 양이다.

커피 수출업체 시멕스코닥락의 최고경영자(CEO) 르 득 후이는 블룸버그에 “(납품을 못하게 된 건) 끔찍하고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사와 다른 수출업체들이 계약 불이행으로 큰 손실을 입었다고도 덧붙였다. 베트남 최대 수출업체인 인티맥스(Intimex) 그룹 역시 베트남이 지난해 약 20만 톤의 원두를 수입해야 했으며 올해도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식품기업 네슬레는 글로벌 공장에 원두 공급을 유지하려면 브라질과 인도네시아, 인도에서 더 많은 원두를 조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로부스타 커피선물 상품의 최근 1년간 가격 추이 /출처=런던선물거래소, 인베스팅닷컴


베트남은 세계 2위 커피 생산국이다. 커피믹스 등 인스턴트 커피에 들어가는 로부스타종을 주로 생산하는데 세계 공급량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베트남에서 이런 원두 비축 사태가 벌어진 것은 동남아 전역을 덮친 극심한 가뭄 탓이다. 커피나무로 가야 할 물이 말라 붙으면서 작황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부온마투엣 커피협회의 찐득민 대표는 “중부 고원의 농작물 관개에 사용되는 많은 호수의 물이 고갈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2024~2025년) 수확량이 지난해인 2023~2024년 수확량인 52만 톤 보다도 15%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인근에서 6헥타르에 걸쳐 커피를 재배하는 응웬 더 휴 역시 “농장에 물이 부족하고 더운 날씨에 일부 식물이 벌레에 공격당하기도 했다”며 “가뭄이 계속되면 새 시즌에 판매할 원두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커피 원두의 가격은 천정을 뚫을 기세다. 런던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로부스타 선물(7월물) 가격은 계약당 4400달러까지 치솟았다가 현재 4200달러 선에서 숨 고르기 중이다. 데이터가 나온 2008년 이래 사상 최고치다. 올 들어서만 약 50% 더 올랐는데 농부들의 ‘비축’이 가격 오름세를 부추기고 있어서다. 수출업체 중 한 곳인 빈히엡(Vinh Hiep)의 부국상 트란 티 란 안은 “가격이 언제 다시 정점을 찍을지 모르겠다”며 “콩 가격은 현재 킬로당 13만 동에서 15만 동으로 15% 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커피 원두의 가격이 커피 음료까지 반영되는 데는 보통 시간이 걸린다. 블룸버그는 스타벅스 등 커피 체인에 주로 납품되는 아라비카가 어느 정도 가격을 방어를 해주고 있는 것이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로부스타 종의 경우 당분간 변동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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