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시민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박시몬 기자

전국 20여 개 의과대학 교수들이 장기적인 진료 유지를 위해 다음 달부터 주 1회 휴진하기로 했다. 당초 서울 시내 빅5 병원 중 4곳이 이미 휴진 방침을 세웠는데, 그 규모가 확대된 것이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26일 오후 7시 9차 온라인 총회를 열고, 장기적으로 유지 가능한 주당 60시간 이내 진료를 위해 △외래 진료와 수술, 검사 일정 조정 △당직 후 24시간 휴식 보장을 위한 주 1회 휴진 △중증·응급환자 진료 집중 및 경증 환자 회송을 통한 교수 1인 당 적정 환자 유지 등을 결의했다.

전의비 측은 "교수들은 비상 상황에서 환자들을 지키기 위해 주당 70~100시간 근무를 하고 있지만, 정부는 근거 없는 의대 증원 고집으로 전공의 복귀를 막고 있다"며 "5월이면 전공의와 학생들이 돌아올 기회마저 없어질 것이며, 진료 공백 역시 불가하다"고 밝혔다. 또 "교수들은 편법으로 전공의 수련과 학생 교육을 할 수 없는 만큼 정부는 전공의 사직을 수리하고 학생 휴학도 승인해야 한다"며 "교수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의대 정원을 결정할 경우 추가 휴진에 대해서도 다음 회의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국 각 의대에서 휴진 움직임이 늘어나면, 의료 공백에 따른 환자들의 피해 역시 늘어날 전망이다. 교수들은 연일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 앞서 서울 시내 빅5 병원 중 4곳(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병원)은 이달 30일을 시작으로 매주 1회 휴진하기로 했다.

한국일보

김재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