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들 “환자 예약 취소 직접 하세요”
의대 교수 휴진에 병원 내부 갈등 폭발
일부 교수만 직접 ‘개별 휴진’

의료공백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26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내원객이 의자에 앉아 휴식하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주 1회 휴진'을 안건으로 9차 온라인 총회를 연다. /연합뉴스

서울대·세브란스병원 의대 교수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오는 30일 휴진하겠다고 밝혔지만, 병원은 정상 가동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진료를 하지 않겠다고 나선 교수도 예상만큼 많지 않고, 의사들의 집단 ‘휴진 선언’에 간호사 등 병원 내 다른 직종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시 보라매병원,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속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오는 30일 하루 집단 휴진을 권고했지만, 동참하는 의대 교수들이 일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들 병원은 오는 30일 정상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브란스병원 등 일부 병원에서는 간호부원장이 30일 집단 휴진을 원하는 교수는 직접 예약 취소할 것을 요청하면서, 휴진 계획을 철회한 교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수들이 학회 참석 등을 이유로 진료 일정 사전에 조정해 휴진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예약된 환자의 진료 일정을 담당 간호사들이 조율했다. 그런데 세브란스병원 간호부에서 교수들의 집단 휴진에 간호사들이 동참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제기됐다고 한다.

대학병원 관계자는 “진료 일정을 조정하려면 환자와 직접 통화를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환자들은 제기하는 ‘의사 집단행동’에 대한 불만을 간호사들이 떠안을 수는 없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휴진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교수들은 직접 환자들에게 예약 변경 전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30일 예고한 집단 휴진이 크게 확산할 것으로 보이진 않지만, 정부에 항의하는 의대 교수들 휴진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서울대 의대 비대위는 30일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에서 ‘대한민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연다. 울산의대 교수 비대위, 가톨릭의대 교수 비대위는 내달 3일 휴진한다고 밝혔다. 고대안암병원·고대구로병원 교수들도 오는 30일 휴진하기로 했다.

조선비즈

김명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