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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영화 '챌린저스' 24일 개봉
티모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탄생시킨 감독
테니스 청춘들의 13년 삼각관계
'듄' 젠데이아 테니스 여제 변신
영화 '챌린저스'는 테니스 코트를 넘나드는 한 여자와 두 남자의 치정 로맨스를 그렸다. 왼쪽부터 주인공 아트(마이크 파이스트)와 타시(젠데이아), 패트릭(조쉬 오코너). 10대 시절 청소년 대회 숙소에서 처음 만난 이들은 나란히 앉아 첫 키스를 나눈다.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태양빛 머금은 땀방울이 화면 가득 튀어 오른다. 테니스 코트에 선 하이틴 선수들의 육감적 몸짓과 일렉트로닉 음악이 관객의 심장박동까지 밀어 올린다. 이탈리아 출신의 감각적 로맨스 거장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테니스 소재 치정극 ‘챌린저스’(24일 개봉)다.
17세 소년의 첫사랑을 섬세하게 그린 ‘콜 미 바이 유어 네임’(2018), 식인 소년소녀의 로드무비 ‘본즈 앤 올’(2022)로 배우 티모시 샬라메를 청춘스타로 만든 그다. ‘챌린저스’에선 어릴 적부터 단짝이자 청소년 복식조 유망주 아트(마이크 파이스트)와 패트릭(조쉬 오코너)이 같은 대회에 출전한 테니스 천재 타시(젠데이아)에게 동시에 반한다. 10대 후반부터 13년간 세 청춘의 아찔한 삼각관계가 마치 거대한 3세트 테니스 경기처럼 전개된다. 상영시간 131분이 숨 가쁘게 흐른다.



'듄' '위대한 쇼맨' 젠데이아, 테니스 여제
영화 '챌린저스' 주연배우 젠데이아가 지난 4월 16일 미국 LA에서 열린 이 영화 시사회에 참석했다. 로이터=연합

액션 영화 ‘듄’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젠데이아가 뮤지컬 영화 ‘위대한 쇼맨’(2017)의 공중곡예사 역할에 이어 테니스 여제로 변신했다. 흑표범처럼 코트를 호령하던 그는 부상으로 은퇴 후 매서운 코치로 거듭난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크라운’의 조쉬 오코너가 본능에 충실한 승부사 패트릭을 연기했다. 스티븐 스필버그 뮤지컬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2022)에서 폴란드계 이민자의 리더로 분했던 마이크 파이스트는 아트를 통해 단단한 육체와 우울감을 겸비한 모순적 캐릭터를 감성적으로 소화했다.

시작은 정상급 프로 선수가 된 아트의 슬럼프. 은퇴 후 자신의 코치가 된 타시와 결혼해 딸을 두지만, 잠시도 방심할 틈 없다. 그는 타시의 권유로 자신감 회복을 위해 출전한 챌린저급 대회에서 10여년 만에 패트릭과 맞붙게 된다. 패트릭은 숙박료가 없어 데이트앱으로 원나잇 상대를 구하고, 대회 참가 상금으로 먹고 사는 처지다. 그러나 여전히 수려한 외모로 타시를 욕망하며 부부 곁을 맴돈다.



영화 전체가 3세트 게임, 매치포인트 결과는

아트와 패트릭의 운명이 걸린 이 결승전의 실시간 상황에, 세 사람의 과거사 플래시백이 맞물린다. 10대 때 아트와 패트릭은 타시의 연인 자리가 걸린 첫 시합을 벌인다. 그러나 1년여 뒤 셋의 관계가 타시의 시합 중 부상으로 이어지며 관계가 역전된다. 3세트 중 1승 1패의 매치포인트 상황, 최후의 승자, 즉 타시의 최종 연인에 대한 궁금증이 극의 몰입감을 밀어 올린다.

마치 타시가 우승 트로피인 양 승리를 위해 으르렁댔던 두 남자는 엔딩신에선 전혀 뜻밖의 결말을 맞는다. 부상 이후 내내 화가 나있던 타시는 처음으로 기쁨의 환호성을 내지른다. 아트와 패트릭이 타시를 처음 만나, 첫키스를 나눈 그날 세 주인공의 모습과 대구를 이루는 장면이다. 그때부터 이런 본심을 인정했더라면, 셋의 인생이 이 정도로 꼬이지 않았으리란 탄식이 절로 나오는 장면이기도 하다.
구아다니노 감독은 “복잡한 관계를 제대로 바로잡으려다 결국 더 복잡하게 만드는 인물들”이라며 “욕망과 통제의 역학관계가 테니스라는 스포츠의 아름다움과 몸놀림에 어떤 식으로 반영되는지 이해할 기회였다”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테니스공처럼 날아다니는 카메라, 뮤비 같아
영화 '챌린저스'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본즈 앤 올'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이 '듄' 배우 젠데이아, 조쉬 오코너, 마이크 파이스트와 10여년 세월을 넘나드는 삼각관계를 감각적인 화면으로 그려냈다.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철저히 욕망의 육체적 표현에 충실한 영화다. 테니스공에 카메라를 매단듯 코트 위를 정신없이 날아다니는 샷부터, 코트 바닥을 투명하게 만들어 땅속 시선으로 선수들의 시합을 올려다본 실험적 촬영이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하다. 테크노와 일렉트로니카를 베이스로 한 음악은 미국 싱어송라이터이자 아카데미 음악상 2관왕(‘소울’ ‘소셜 네트워크’) 트렌트 레즈너와 애티커스 로스 음악감독 콤비의 솜씨다. 마지막 시합장면의 음악 ‘Compress/Repress’는 구아다니노 감독이 공동 작업했다.

명품 브랜드 ‘로에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세계적 디자이너 조나단 앤더슨이 주인공들의 감정 변화를 담아 직접 제작한 의상도 눈이 즐겁다.
깊이 있는 인생철학보단 테니스 선수들의 심장 뛰는 삼각관계에 오감으로 빠져 들만한 영화다. 비평사이트 로튼토마토 전문가 평점에선 구아다니노 영화 중 최고점인 ‘콜 미 바이 유어 네임’(94%)에 이어 2위인 91%(만점은 100%)를 받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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