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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와 맺은 주주간 계약이 ‘노예 계약’이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 하이브는 주주간 계약 조정을 협의했으나 민 대표가 과도한 요구를 해 무산됐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주식 5%를 매각하기 어렵게 만들었던 조항을 수정해 재협상을 시도했지만, 민 대표가 1000억원이었던 풋백옵션 행사 금액을 1500억~2000억원 수준으로 늘려줄 것을 요구해 갈등이 생겼다는 것이다.

하이브는 지난해 민 대표에게 지분 18%를 매각하면서 하이브에 되팔 수 있는 권리인 풋백옵션을 부여했다. 그런데 풋백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물량은 13%뿐이었다. 나머지 5%는 하이브가 동의해야만 외부에 매각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민 대표는 “하이브가 동의하지 않으면 지분을 팔 수 없고, 그로 인해 경업금지 조항이 발생한다”면서 이를 노예 계약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룹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하이브 경영권 탈취 시도와 관련한 배임 의혹 관련 입장을 밝히는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스1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지난해 초 이사회 의결을 통해 민 대표에게 어도어 지분 20%를 저가에 매각했다. 원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했지만 고액의 세금을 내야 한다는 민 대표의 고충 토로에 스톡옵션을 취소하고 주식의 저가 매도를 택한 것이다. 주식을 양수할 권리는 민 대표 본인 및 그가 지정하는 사람이 갖도록 했다. 18%는 민 대표가, 2%는 민 대표의 측근들이 사들였다.

주주간 계약에 따라 민 대표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 18% 중 13%에는 풋백옵션, 즉 하이브에 되팔 수 있는 권리가 적용됐다. 하이브는 최근 2개년도 영업이익 평균치의 13배를 적용한 뒤 총 발행주식 수를 나눈 값으로 풋옵션 행사 가격을 정했다. 민 대표 측이 13배를 적용해 지분 13%를 올해 매각한다면 1000억원을 벌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민 대표는 나머지 지분 5%에 풋백옵션이 적용되지 않아 하이브에 되팔 수도 없으며, 하이브의 동의 없이는 제3자에게 매각하지 못하도록 제한돼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는 주주간 계약 4조에 명시된 내용으로, 이 매각 제한이 민 대표를 하이브에 영원히 묶어둘 수 있는 ‘족쇄’가 될 수 있다는 게 민 대표 측 주장이다. 주주간 계약에 “민 대표가 주식을 더 이상 보유하지 않게 되는 경우에만 경업금지 의무(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일할 수 없음)가 사라진다”는 내용이 포함돼있기 때문이다.

반면 하이브의 입장은 다르다. 주주간 계약 6조는 하이브가 민 대표 보유 주식 5%의 우선매수권을 갖는다고 규정하는데, 해석에 따라 이 조항이 지분 매각을 제한한 계약 4조와 충돌할 소지가 있었다. 결국 하이브는 지난해 12월 민 대표의 요구 사항을 받아들여 6조가 4조에 우선한다는 점을 확실히 하기로 했다. 즉, 민 대표가 원할 시 5%도 되사주기로 한 것이다. 하이브는 이 같은 계약 내용의 변경을 민 대표 측에 제안했다고 한다.

그러나 민 대표가 이번에는 풋백옵션 행사 가격을 지나치게 높여달라고 주장해 합의에 실패하게 됐다는 게 하이브 측 주장이다. 민 대표가 풋백옵션 행사 가격을 2개년도 영업익 평균치의 13배가 아닌 20배 넘는 값으로 조정해달라고 요구해, 양측의 갈등이 심화했다는 것이다. 하이브 관계자는 “민 대표의 요구를 더 들어주면 회사에 배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하이브가 민 대표 지분 5%의 매각을 제한한 것도 회사로서는 당연한 결정이었다고 본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표이사라는 사람이 당장 주식을 전부 매각해버린다면 책임경영을 할 수 있겠냐”며 “15%만 현금화해도 수천억원을 손에 넣을 수 있으니 결코 아쉬운 금액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주주간 계약 중 경업금지 조항이 민 대표 측에 지나치게 불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IB 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지분 5%는 하이브가 사주지 않는다면 상품 가치가 떨어져(비상장사의 소수지분이기 때문) 따로 팔 데도 없는데, 주식을 1주라도 보유하면 경업이 안 된다는 건 다소 과한 조건”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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