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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탈취 의혹을 받고 있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지난 25일 서울 강남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의혹 반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국내 최대 K팝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지난 25일 기자회견 반응이 뜨겁다. 민 대표가 입고 나온 옷과 모자 등이 ‘품절대란’을 맞고 그의 말 한 마디에 격하게 대응하는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한 편에선 ‘일하는 여성’의 모습에 자신을 투영하며 공감하기도 했고 다른 한 편에선 욕설 등을 두고 거친 비난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소비 세태와 사회 갈등상이 그대로 터져나왔다고 분석했다.

민 대표 회견은 그야말로 폭발적인 반응을 기록했다. 문화방송(MBC), SBS 등 유튜브 채널에서는 회견 진행 이후인 26일까지도 누리꾼들이 회견 영상을 반복 재생하면서 각 채널 영상마다 100만~200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민 대표가 입은 티셔츠와 모자는 상표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면서 품절되기도 했다. 일부 온라인 쇼핑몰들은 ‘민희진 기자회견 스트라이프 옷’ ‘뉴진스’ ‘입장문’ 등의 제목을 달아 화제성을 이용해 상품을 팔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민 대표 회견을 ‘퍼포먼스’로 소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최항섭 국민대 교수는 “탈근대 사회의 가장 큰 특성 중 하나가 발화자의 의도와 상관 없이 수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소화하고, 소비하고 재생산하는 것”이라며 “민 대표는 울고 화를 내고 있는데 사람들은 ‘옷도 예쁘게 입고 모자도 예쁘다’라는 소비를 해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도 “기자회견이 이슈가 되면서 주목도가 엄청나게 높이 올라갔는데, 요즘같이 자극이 너무 많을 때는 주목도를 끄는 게 가장 중요한 자원”이라며 “소비자에게는 호기심을 더 유발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민 대표 말을 놓고 갑론을박도 펼쳐졌다. 민 대표가 회견에서 하이브를 상대로 쏟아낸 욕설과 거침없는 발언들을 놓고 일부 여성들은 ‘여성 직장인의 애환’을 찾기도 했다.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자는 “일밖에 모르는 일 중독 여성 직장인의 모습이 보인다”고 했고, 다른 이용자는 “이용만 당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다른 누리꾼은 민 대표가 “아저씨들이, 미안하지만 X저씨들이”라고 말한 발언을 공유하며 “그동안 ‘X저씨들’이라는 말을 공개석상에서 하는 걸 듣고 싶었던 것 같다”며 “사회생활을 하는 여성들은 모두 목구멍 아래까지 담아두는 그 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임원이 직장인과 같냐’ ‘욕설이 불편하다’는 반응도 적지 않게 나왔다. 또 다른 누리꾼은 “광대가 되는 방식으로 사실관계를 해명해야 할 시간을 통과한 점에서 굉장히 영악한 퍼포먼스였고 회사 지분 상당량을 가진 임원이 일반 직장인과 같을 수 없다”고 했다. “공식 석상에서 비속어가 난무하는 사람이 제대로 된 판단력이 있을까? 그냥 떼쓰는 것 같다”는 얘기도 나왔다.

최 교수는 “‘X저씨’와 같은 발언을 하며 본인 의도가 어떻든 ‘아저씨한테 당하는 여성’이 됐다”며 “한국 사회의 전형적인 세대·성별간 갈등 요소를 건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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