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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 실무회동에 ‘민주당 무리한 요구’ 프레임 우려
이재명 “다 접고 먼저 만나” 제한없이 요구 전할 듯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홍철호 신임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직접 소개하고 있다.(왼쪽)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오른쪽) 연합뉴스

“그렇게 의지가 없는 분들하고는 대화를 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회담을 위한 실무회동이 헛바퀴를 돌자 지난 24일 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전화통화에서 격앙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4·10 총선 참패 이후 지지율이 폭락한 상황에서 급하게 야당에 손을 내민 뒤 대통령실이 실질적인 소통 의지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는 취지였다. 25일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천준호 의원(이재명 대표 비서실장)의 2차 실무 회동에서도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자 지도부 내에선 회담을 전면 재검토하는 방안까지 논의하자는 분위기가 커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 이 대표는 26일 당 최고위원 회의에 앞서 ‘조건 없이 회담에 나서겠다’는 메시지와 ‘민심(민주당이 제시한 의제)을 받아들이시라’는, 상반된 메시지를 모두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아침까지도 복수의 지도부 관계자들이 기자들에게 “3차 실무회동 일정은커녕 회담을 할지 말지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미뤄, 이 대표는 최고위 회의 직전까지 회담 수용 여부를 고심한 것으로 보인다. “알맹이가 하나도 없는, 보여주기식 회담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또다른 지도부 의원)는 우려가 컸던 까닭이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이날 “(요청사항은) 다 접어두고 먼저 윤 대통령을 만나도록 하겠다”고 결정한 것은 회담 조율을 위한 샅바싸움이 길어지거나 회담이 수포로 돌아갈 경우 민주당에 되레 불리해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동한 까닭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2년 동안 외면해온 이 대표를 만나겠다고 밝힌 것만으로도 이미 ‘독선’과 불통’ 이미지를 조금이나마 걷어냈다. 이제 와 이 대표가 회담을 거부하면 ‘민주당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프레임을 덧씌워 역공에 나서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또, “회담이 늦어질수록 민생을 살릴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다”(이 대표의 참모)는 판단도 컸다고 한다.

이 대표가 ‘의제 조율 없이 일단 만남’에 방점을 찍으면서 부담은 윤 대통령에게 넘어간 형국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양쪽에서 3명씩 배석한 회담장에서 이 대표는 의제와 요구를 제한없이 던질 수 있게 됐고, 윤 대통령이 이에 답해야 할 상황에 놓였단 것이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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