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 박찬대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22대 국회 첫 원내 사령탑에 단독 출마했다. 26일 오전 마감한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 후보 등록에 박 의원 혼자 입후보해서다. 사실상의 추대다. 박 의원은 4·10 총선에서 인천 연수갑에서 당선돼 3선 고지에 올랐다.

이재명 대표가 지난해 3월 23일 박찬대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는 5월 3일 소속 의원 171명을 대상으로 찬반 투표 방식으로 진행된다. 투표 의원의 과반이 찬성해야 선출이 확정된다. 당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찬반 투표로 민주적인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됐다”고 설명하지만 일각에선 “이 대표가 길을 터주는 분위기인데 누가 반대하겠나”(재선 의원)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

박 의원의 단독 출마는 친명계 내부의 교통정리가 이뤄지면서 완성됐다. 지난 23일 박 의원의 유력한 경쟁자로 거론되던 서영교(3선)·김민석(3선)·김성환(재선)·한병도(재선) 의원이 차례로 불출마를 선언했다. 25일엔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도 고심 끝에 출마 의사를 접었다. 친명계 민형배 의원은 26일 YTN라디오에서 “이번 원내대표는 총선 민심을 반영하는 시대정신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 부합하는 사람이 하는 게 맞다”고 거들었다.

2005년 1월 24일 당시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추대된 정세균 원내대표(左)와 원혜영 정책위의장(右)이 임채정 의장과 함께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민주당 원내대표 선출이 경쟁이 아닌 합의 추대로 진행되는 것은 19년 만이다. 2005년 1월 정세균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 의원이 원내대표 선거에 홀로 입후보해 만장일치로 추대된 일이 있었다. 다만 당시에는 천정배 원내대표가 국가보안법 폐지 법안 통과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직후여서, 정 의원이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총대를 멘 성격이 짙었다. 보수 진영에선 2008년(한나라당 홍준표 의원)과 2014년(새누리당 이완구 의원) 원내대표를 합의 추대했다.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박찬대 의원의 합의 추대를 두고 친명계조차 “이재명 대표가 원내대표까지 ‘지명’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친명계 수도권 당선인은 통화에서 “보통 선거에서 크게 이긴 정당에서는 다양한 의원들이 원내대표 도전장을 내고 건전한 경쟁을 하는 게 정상”이라며 “이재명 대표가 사실상 원내대표를 낙점하자 원내대표를 노리던 다른 이들도 ‘알아서 기는’ 모양을 연출했고, 이로 인해 투표도 하나마나가 돼 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친명계 중진의원도 통화에서 “지나친 한목소리는 당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사라지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차기 국회의장마저 친명계가 선출되면 친명 체제가 거대 야당을 넘어 국회 전반으로 번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국회의장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힌 조정식(6선) 의원, 추미애(6선) 당선인, 정성호(5선)·우원식(5선) 의원은 모두 친명계를 자처하며 “탈(脫) 중립”을 공언하고 있다. 박지원 당선인은 25일 라디오에서 “당이 이렇게 쏠려서 일사불란을 요구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며 “집권을 위해서는 당내에서 다양한 목소리와 바른말이 나와야 한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최고위원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보며 손을 맞잡고 있다. 김성룡 기자.

박찬대 의원은 2022년 대선 예비경선에서 이 대표의 수석대변인을 맡은 핵심 친명이다. 2022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선출돼 지도부에도 이름을 올렸다. 박 의원은 이번에 원내대표 출사표를 던지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을 당론으로 재추진하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민주당이 가져갈 것을 공약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2415 “中대기업 계약인 줄 알았더니 구글링해도 안나오는 소기업”… 발주처 미공개 공시제도 허점 랭크뉴스 2024.06.25
12414 선수촌만 없는 게 아니다…‘노 에어컨’ 프랑스 왜? [특파원 리포트] 랭크뉴스 2024.06.25
12413 "조선족, 한국 경제 발전 기여했는데"... 중국 매체, 화성 공장 화재 주목 랭크뉴스 2024.06.25
12412 "참사 이틀 전에도 불났다, 그때 조처했다면…" 아내 잃은 남편 눈물 랭크뉴스 2024.06.25
12411 [속보] 밀양시장, 여중생 집단성폭행 사건 대국민 사과 랭크뉴스 2024.06.25
12410 정체전선이 올라온다…이번 주말 중부 장마 시작 랭크뉴스 2024.06.25
12409 "이렇게 일찍 가려고, 그 많은 사랑을"…아들 잃은 엄마의 눈물 랭크뉴스 2024.06.25
12408 ‘방송3법’ 거부-폐기 6개월 만에 다시 본회의로 랭크뉴스 2024.06.25
12407 ‘화성 참사’ 아리셀 대표 대국민 사과문 발표 랭크뉴스 2024.06.25
12406 중국 매체 “사망자 대부분 30~40대 조선족 여성…시급 9860원”[화성 리튬전지 공장 화재] 랭크뉴스 2024.06.25
12405 “나 장교야” 한 마디에 뚫린 민통선…20대 민간인 집행유예 랭크뉴스 2024.06.25
12404 ‘덜렁덜렁 전세계약’ 발언 국토부장관, 국회 청문회 질타에 “상처드려 죄송, 진의 아냐” 사과 랭크뉴스 2024.06.25
12403 한미약품 GLP-1 비만치료제, 체중 25% 줄이고 심장 신장 질환 치료 효과 확인 랭크뉴스 2024.06.25
12402 수주 시동거는 쌍용건설, 하반기 '건설명가' 이름 되찾나 랭크뉴스 2024.06.25
12401 “그동안 제대로 된 반성 못해” 밀양 80개 기관단체장, 20년 전 성폭력 사건 ‘대국민 사과’ 랭크뉴스 2024.06.25
12400 與 텃밭은 영남이라더니... 전당대회에 숨죽이는 의원들 랭크뉴스 2024.06.25
12399 화성 화재현장 시신 추가 수습‥모두 23명 사망 랭크뉴스 2024.06.25
12398 [속보] ‘세계 최초 달 뒷면 샘플채취’ 中창어6호 53일만에 지구 귀환 랭크뉴스 2024.06.25
12397 "강남 집값 날리고도…" 이경규 미치게 만든 '전설의 남자' 랭크뉴스 2024.06.25
12396 "은퇴하면 귀농·귀어" 옛말... 60대는 왜 점점 도시를 안 떠날까 랭크뉴스 2024.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