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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1.3% 성장해···9개 분기 만에 가장 높아
수출·건설투자·민간소비 3박자 조화 이룬 덕분
최상목 "선명한 청신호..교과서적인 성장경로"
한은 이어 기재부도 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
신승철(왼쪽 두 번째) 한국은행 경제통제국장이 지난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4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은

[서울경제]

올해 1분기 한국 경제가 수출과 건설투자, 민간소비 호조에 힘입어 1%대의 ‘깜짝 성장’을 나타냈다. 2021년 4분기 이후 9개 분기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올해 연간 성장률은 한국은행의 당초 전망치(2.1%)보다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전 분기보다 1.3% 증가했다고 25일 밝혔다. 분기 성장률은 지난 2022년 4분기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최근 4개 분기 연속 0%대의 성장에 그쳤다. 올해 1분기 역시 0.5~0.7%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는데 시장 예상을 깨고 1% 넘는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리 경제에 ‘선명한 청신호’가 들어왔다”며 “교과서적인 성장경로로 복귀했다”고 평가했다.

한국경제가 1분기 깜짝 성장한 것은 견조한 수출과 건설투자, 민간소비의 3박자가 조화를 이뤘기 때문이다. 수출은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을 중심으로 0.9% 성장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은 3월 기준 전년보다 43% 증가하며 2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건설투자도 2.7% 늘어나는 등 큰 폭으로 성장했다. 민간소비 역시 재화와 서비스부문이 모두 증가하며 0.8% 성장했다.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24 시리즈가 올해 100만 대 이상 판매된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 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의 ‘깜짝 성장’ 덕분에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 중반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 등 ‘3고(高)고 현상’이 2분기 이후 실물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치권에서 제기한 13조 원 이상의 추경안은 GDP성장률 기여도가 높지 않고 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클 것으로 우려된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GDP 성장률에 따르면 내수 회복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민간소비는 0.8% 성장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 2022년 3분기(1.6%)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민간소비는 지난해 1분기에 0.6% 성장한 이후 2분기(-0.1%), 3분기(0.3%), 4분기(0.2%) 등 줄곧 부진한 모습이었다. 1분기 민간소비는 의류 등 재화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가 모두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지난 1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가 출시돼 인기를 끈데다 온난한 기후 영향으로 전국 지자체의 축제·행사 등에 최다 인원이 몰리며 소비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소비심리 회복에 대외 활동이 늘어난 데다 휴대전화 신제품 출시 등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정부 소비도 GDP 성장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비는 0.7% 증가했는데 상반기 재정의 조기 집행 영향 등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이달 총선을 앞두고 정부에서 재정을 대거 투입하는 등 이른바 ‘낙수효과’도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건설 투자의 회복세도 두드러졌다. 1분기 건설 투자는 2.7% 성장했는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에도 주요 사업장의 마무리 공사 진행 등이 이뤄진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신 국장은 “양호한 기상 여건과 일부 사업장의 마무리 공사 진행 등 건설 기성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설비투자와 수입은 감소세를 나타냈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 등의 침체로 -0.8%를 기록했고 수입은 전기장비 등을 중심으로 -0.7%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4.8%)의 성장률이 가장 높았고 전기·가스·수도사업(1.8%), 제조업(1.2%) 순이었다.

1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은 2.5%로 실질 GDP 성장률(1.3%)을 웃돌았다. 반도체 등 수출품목의 가격 상승 폭이 원유 등 수입품목을 넘어서며 교역 조건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와 관련 “올해 1분기 성장률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4% 성장해 코로나 기간을(2020~2021년) 제외하면 4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며 “재정 주도가 아니라, 민간이 전체 성장률에 온전히 기여했다는 점에서 민간 주도 성장”이라고 평가했다.

1분기 깜짝 성장세를 바탕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의 상향 조정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지난 2월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상반기 2.2%, 하반기 2%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 국장은 “지금은 경기 회복세가 뚜렷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 달 23일 발표할 수정 경제전망에 1분기의 양호한 실적치가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재부 역시 정부 측 연간 성장 전망치(2.2%)를 상향 조정할 전망이다. 기재부는 이날 이례적으로 한은의 1분기 GDP 실적에 대한 별도 자료를 내놓았다. 윤인대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1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좋았기 때문에 상향될 가능성이 꽤 높다”며 “(연간으로) 2.3% 이상으로 오르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변수는 대외적 요인이다. 미국의 양호한 경제지표로 인해 통화정책 전환(피벗)이 늦춰질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 여파가 실물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터치한 뒤 외환 당국의 구두개입 이후 다소 진정된 바 있다. 유가 역시 이스라엘·이란의 분쟁이 확전 양상으로 흘러갈 경우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달러 환율이 1300원 후반대로 여전히 높은 상황이며 유가 불안도 이어지고 있다”며 “1분기 성장률에 기저효과와 반도체 수출 증대 영향이 작용했는데 환율·유가가 계속 불안하면 GDP 성장에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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