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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찾은 일본인 여행객이 지하철에 두고 내린 돈 가방을 편취한 혐의(점유물이탈 횡령)로 50대 한국인 남성 A씨가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는 A씨를 체포하고 주거지에서 약 3450만원을 회수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일본 국적의 연극배우인 B씨는 작품에 사용할 의상·원단을 구매하기 위해 지난 10일 한국에 왔다. B씨는 지난 14일 오전 5시30분쯤 지하철 1호선 종로3가역에서 양주행 지하철에 탑승했다. 지인을 만나기 위해 서울역에 가려던 B씨는 반대 방향 열차에 탑승한 사실도 모른 채 잠들었다가 오전 5시57분쯤 광운대역에서 잠에서 깨 하차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노약자석에 가방을 두고 내렸고, 이후 같은 칸에 타고 있던 A씨가 가방을 챙겨 양주역에서 가지고 내렸다. 이 가방에는 약 3450만원이 들어있었다고 한다.

돈 가방을 잃어버린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B씨는 이튿날 종로2가 지구대에 신고했다. 지하철경찰대는 사건을 넘겨받아 폐쇄회로(CC)TV 80여 대를 분석하고 교통카드 이력 등을 추적해 A씨의 신원을 특정했다. 이후 17일 오전 10시55분쯤 A씨의 주거지에서 현금 1500만원과 A씨가 계좌로 입금한 1500만원, 엔화 50만 7000엔(약 450만원)을 압수했다. A씨는 폭행 등 전과 11범이었다고 한다.

경찰이 17일 오전 10시55분쯤 A씨의 주거지에서 현금 1500만원, A씨가 자신의 계좌로 입금한 1500만원, 엔화 50만7000엔을 압수했다. 서울경찰청 제공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무도 가방을 챙기지 않아 가지고 내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B씨 가방엔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지만 A씨가 펜치를 이용해 열었다고 한다. A씨의 주거지에서 회수된 돈은 24일 B씨에게 돌아갔다. B씨는 경찰에 “한국 경찰 덕에 돈을 되찾아 기쁘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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