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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기록 이첩부터 회수까지 재구성
서울 용산의 대통령실 청사 정문. 한겨레 자료사진

‘채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 사건은 △수사외압 △기록회수 △재검토 등 3가지 국면으로 구성된다. 이 중 △기록회수 국면에는 대통령실 개입 흔적이 전화 통화 내역 등 객관적 자료로 가장 많이 남아있다. 대통령실이 중요 국면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는 점은 ‘윤석열 대통령의 격노가 이 사건의 발단’이라는 주장에 힘을 싣는 정황으로 꼽힌다. 향후 특별검사가 출범하면 수사의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한겨레 취재 결과, 해병대수사단은 지난해 8월2일 오전 10시30분 경북경찰청에 도착해 오전 11시50분까지 ‘채상병 순직사건’을 이첩했다. 이첩이 진행 중이던 오전 10시51분께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은 박정훈 해병대수사단장(대령)에게 전화해 “당장 인계를 멈추라”고 지시했다. 오전 11시13분, 김 사령관은 박진희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현 제56보병사단장)과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다. 이 장관은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전화로 상의했다.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이 장관에게 ‘항명 혐의로 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장관은 승인했다. 여기까지는 국방부와 해병대 내에서 벌어진 일이다.


오전 11시50분 이첩이 마무리된 뒤부터 대통령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낮 12시40분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ㄱ관계자가 경북경찰청 간부에게 ‘국방부에서 사건기록 회수를 원한다’고 전하며 유 법무관리관의 전화번호를 줬다. 문화방송 보도를 보면, 이 통화 직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파견 경찰관)이 국수본 ㄱ관계자와 통화했고, 당일 오후 늦게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과 유 국방부 법무관리관도 통화했다.

대통령실 소속 국가안보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낮 12시50분께 휴가 중이던 임종득 국가안보실2차장이 해병대 김 사령관에게 전화했다. 오후 3시56분에도 5분 정도의 통화가 이뤄졌다. 김 사령관이 오후 4시13분에 임종득 2차장에게 전화를 건 흔적도 나타났다. 낮 12시51분에는 국가안보실에 파견간 김형래 대령이 김화동 해병대사령관 비서실장에게 전화했다. 다만 김 비서실장이 전화를 받지 않아 실제 통화는 오후 1시26분에 성사됐다.

낮 1시50분께 유재은 법무관리관이 경북경찰청 간부에게 전화해 “사건기록을 회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과 국가안보실이 분주하게 움직인 뒤였다. 그날 저녁 7시20분 국방부 검찰단은 경북경찰청을 방문해 사건기록을 가져갔다. 동시에 군검찰은 박 대령을 집단항명수괴 혐의로 입건했고, 저녁 8시40분께 김 사령관이 박 대령에 대한 ‘보직해임심의위원회’ 개최를 결정하는 등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지난해 8월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이 사건 수사와 관련해 핵심 피의자를 불러 조사하는 절차에 돌입했다. 공수처 수사4부(부장 이대환)는 최근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해군 대령)에게 출석을 통보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으나 이 사건의 ‘키맨’으로 꼽히는 유 관리관은 26일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유 관리관을 상대로 대통령실 소속 공직기강비서관실의 개입 여부 등 기록회수 통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두 사람에 대한 소환조사가 마무리되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이 전 장관 등 윗선에 대한 조사도 차례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1월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압수물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지난주 마무리했다. 이 전 장관이 임의 제출한 휴대전화 포렌식도 함께 완료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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