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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병 등 온열 질환 피해 속출
휴교령에 '교육 격차 확대' 우려
기온이 섭씨 40도를 웃돌고 있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한 시민이 부채로 햇빛을 가리고 있다. 마닐라=로이터 연합뉴스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 지역이 기록적 폭염으로 펄펄 끓고 있다. 지난달 섭씨 40도 안팎의 때 이른 더위가 찾아온 이후 한 달째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체감온도가 50도까지 오르면서 일부 국가는 학생들의 등교를 막고, 무더위를 식힐 비를 바라며 기우제까지 지내고 있다.

40도는 일상, 곳곳서 휴교령



25일 AF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필리핀 수도 마닐라와 인근 5개주(州) 기온은 전날 섭씨 37도까지 올랐다. 습도까지 고려한 체감온도는 45도다. 북부 아파리 지역에선 48도까지 치솟기도 했다. 필리핀에서는 체감온도 42도 이상을 ‘위험’ 수준으로 본다. 마닐라 남쪽의 리조트에서 일하는 엘린 투마론은
“너무 더워 숨을 쉬지 못할 정도”라며 “수영장에도 사람들이 텅 비었다. 극심한 무더위 때문에 밖으로 나오기를 주저하는 것 같다
”고 말했다.

인명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필리핀 보건당국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18일까지 전국에서 열경련, 탈진, 열사병 등 폭염에 따른 온열 질환 사례가 34건 접수됐고, 이 가운데 6명은 사망했다. 전날
필리핀 교육부는 전국 공립학교 약 7,000곳의 대면 수업을 중단하고 원격 수업으로 전환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당시와 비슷한 수준
이다.

방글라데시 무슬림이 24일 수도 다카에서 비를 기원하는 기도를 하고 있다. 다카=AFP 뉴스1


태국은 수도 방콕 기온이 40도까지 오르고, 체감온도가 52도를 넘었고, 말레이시아도 기온이 40도 안팎으로 올랐다. 두 국가는 전국에 폭염주의보를, 일부 지역에는 폭염 경보를 내렸다.

인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 지역에서도 섭씨 40도를 웃도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30년 평균 기온보다 5도가량 높은 수준이다.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경우 기온과 습도가 각각 42도, 73%까지 오르면서 전국의 초중고, 대학이 문을 닫았다
. AFP통신은 “방글라데시 각 도시에서는 무슬림 수천 명이 모여 비를 기원하는 특별 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고 전했다.

기후 문제 교육 불평등으로 확대



동남아와 남아시아 지역의 4월 기온은 30도 중후반 정도고, 5월 우기가 찾아오면 한풀 꺾인다. 그러나 올해는 기후변화로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엘니뇨(동태평양 해수면 온도 상승)까지 겹치면서 강우량이 줄고 기온이 올라 폭염이 한층 심해졌다.

기온이 섭씨 40도를 웃돌던 이달 2일 필리핀 마닐라 케손에서 한 시민이 빈 물통을 자전거에 묶고 있다. 마닐라=AP 연합뉴스


이상 고온의 가장 큰 피해자는 어린이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최근
아시아·태평양 전역에서 어린이 2억4,300만 명 이상이 더위 관련 질병에 노
됐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했다. 데보라 코미니 유니세프 아태 지역 사무국장은 “어린이는 성인보다 기후 변화에 취약하다”며 “아시아 지역에서 이어지는 폭염과 높은 습도가 치명적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후 문제가 교육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필리핀 마닐라 케손시티 초등 교사 엘린다 알폰소는 정부의 대면 수업 금지 방침에
“빈민가에 사는 많은 학생은 인터넷 접속이 안 돼 원격 수업에 참여할 수조차 없다”고 호소
했다. 취약계층의 경우 디지털 인프라가 미비한 탓에 등교 제한이 교육 격차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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