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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캠퍼스 정원축소 문제로 항의…언쟁 도중 문 박차고 나가
이 당선인 "지역 무시 못 참아", 전북대, 익산 캠퍼스 축소 계획 철회


발언하는 이춘석 당선인
[익산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전북대학교 익산 캠퍼스 정원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볼펜을 던진 이춘석(61)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익산갑)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역구 캠퍼스의 정원 축소를 일방적으로 결정한 대학에 대한 항의 표시였다고는 하나, 4선의 중량감 있는 정치인이 공식 석상에서 취할 몸가짐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전북대와 익산시에 따르면 이 당선인은 지난 23일 정헌율 익산시장, 한병도 의원(익산을), 한정수 전북도의원(익산4) 등과 함께 전북대 총장실에서 양오봉 총장, 이동헌 교무처장 등 대학 관계자를 만났다.

애초 이 자리는 전북대의 익산 캠퍼스 정원 축소 계획에 대한 익산시와 지역 정치권의 항의 성격이 강했다.

참석자들의 거센 항의를 마주한 이 교무처장은 대학 측 입장을 설명하다가 "학령인구 문제로 익산 캠퍼스에 학생이 오지 않는다. 이대로 운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이 당선인이 "(학교에 오지 않는) 학생을 탓할 게 아니라, 교수들이 더 발로 뛰어서 명품학교를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맞받자, 이 교무처장은 "지금 그 말은 교수를 모독하는 것"이라고 따졌다.

이 당선인은 이후 "이야기가 안 통한다"고 말한 뒤 손에 쥔 볼펜을 책상 위에 집어 던지고는 출입문을 발로 차고 나갔다.

이 당선인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러한 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시민의 선택을 받은 정치인이 지역을 무시하는 대학의 행태를 다 참아야 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그는 "학교가 전주에 있으면 학생들이 오고, 익산에 있으면 학생들이 안 온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며 "누군가를 비난할 마음은 추호도 없지만, 주민을 대표해 자리에 나온 입장에서 그 발언은 참기 힘들었다"고 부연했다.

언쟁 이후의 행동이 부적절했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순간 너무 화가 났는데, 익산시민들이 전북대에 얼마만큼 분노하고 있는지를 알려주고 싶었다"며 "누군가를 향해 던진 건 아니었고 제 자리에 볼펜을 던지고 밖으로 나왔다"고 답했다.

익산시, 전북대 익산캠퍼스 정원 축소에 항의
[익산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이 당선인이 총장실을 나간 이후, 정헌율 시장과 한병도 의원도 학과 통폐합 과정에서 대학 측의 소통 부재를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정 시장은 "익산 캠퍼스는 전북대와 익산대 통합으로 만들어진 소중한 교육 자산"이라며 "정원 축소를 결정하려면 지역 사회와의 소통이 필수적인데도 전북대는 한마디 상의조차 없었다"고 비판했다.

한 의원도 "익산시민 입장에서는 뒤통수 맞은 것처럼 느껴질 것"이라며 "원점에서 논의를 다시 시작해 대학과 지역이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양 총장은 이에 "익산 캠퍼스의 정원 축소 계획을 수립하면서 지역사회와 미처 소통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익산캠퍼스 내 환경생명자원대학 폐지 계획을 철회하겠다"고 밝혀 정원 축소 계획은 결국 '없던 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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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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