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난 2월 27일 밤 9시쯤 경남 하동군의 한 골목길.

마스크를 쓴 60대 남성이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 오른쪽 주머니에서 뭔가가 우수수 쏟아집니다.

다름 아닌 현금 뭉치입니다.

그러나 남성은 돈이 떨어진 것도 모른 채 그대로 자전거를 타고 가버렸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현금은 차에 밟히기도 하며 계속 방치됐습니다.

잠시 뒤, 후드티를 입고 모자를 쓴 한 여성이 길을 걷다 도로에 흩어진 현금을 발견합니다.

깜짝 놀라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어리둥절한 여성.

인근의 한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었습니다.

[양은서/금남고등학교 1학년]
"걸어가고 있는데 발에 뭔가 밟히는 느낌이 들어서 보니까 돈이 이렇게 흩어져 있었어요. 어 이거 어떡하지? 경찰서에 신고해야 되나?"

어쩔 줄 몰라 하던 양 양은 바닥에 나뒹구는 현금 사진을 찍더니, 쪼그려 앉아 떨어진 지폐를 하나하나 줍기 시작합니다.

떨어진 현금은 모두 122만 원이었습니다.

현금을 모두 주운 양 양은 돈을 들고 망설임 없이 어디론가 향합니다.

[양은서/금남고등학교 1학년]
"큰돈이니까 잃어버리신 분이 돈을 찾고 계실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그 돈을 빨리 경찰서에 가져다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한참을 걸어 도착한 곳은 바로 경남 하동경찰서.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관제센터와 연계해 CCTV를 확인하고, 분실자 인상착의를 확인해 동선을 따라가던 중 길에 세워진 자전거를 발견했습니다.

한 가게에서, 돈을 잃어버린 60대 남성을 찾아낸 겁니다.

[하창실/분실자]
"'돈 잃어버린 것 같은데 찾아보라'고 그러는 거라, '안 잃어버린 것 같은데?' 처음엔 그랬어요. 보니까 돈이 없는 거라…"

경찰은 분실자 본인임을 확인하고 현금을 되돌려줬습니다.

잃은 돈을 되찾은 이 남성은 양 양에게 사례금 20만 원을 선뜻 내주면서 자신이 운영하는 국밥집에 언제든 찾아오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양은서/금남고등학교 1학년]
"진짜 너무 고맙다고, 그 국밥값 안 줘도 된다고 그냥 평생 공짜로 먹어도 되니까 오라고 막 그러셨어요. 다음에도 이런 일이 있으면 또 경찰에 신고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너무 뿌듯해서."

돈을 되찾은 남성은 "살기 팍팍해진 요즘에도 우리 사회에 따뜻함이 남아 있다는 걸 느꼈다"며 "아직 양 양이 국밥을 먹으러 오지 않았는데, 꼭 밥 한 끼 대접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하창실/분실자]
"고맙죠. 어쨌든 이런 계기로 어쨌든 나는 그때는 뭐 없었던 돈이나 마찬가지일 수도 있고, 이 불경기에 너무나 감사할 일이잖아요. 아직도 이렇게 따뜻하구나 그런 생각에… 실제로 나도 어려운데."

(화면 제공 : 경남경찰청)

MBC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4398 '5·18 유공자 명예훼손 혐의' 전광훈, 검찰 송치 랭크뉴스 2024.04.28
14397 "민희진이 배임이면 방시혁은 에스파 폭행 사주냐?" 판사 출신 변호사의 일침 랭크뉴스 2024.04.28
14396 '카르티에 귀걸이 1만9천원'…멕시코서 홈피 가격오류 소동 랭크뉴스 2024.04.28
14395 의사협회 “교수님들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똘똘 뭉쳐 싸울 것” 랭크뉴스 2024.04.28
14394 “가장 큰 쓰레기는 나”…3년째 쓰레기 집에 갇혀 산 여자 [주말엔] 랭크뉴스 2024.04.28
14393 반도체 전쟁 1000일…美·中 관계의 결말은[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랭크뉴스 2024.04.28
14392 전기세 폭등 아르헨 '웃픈' 현실…"손전등 들고 가게 오세요" 랭크뉴스 2024.04.28
14391 포르쉐 부사장 "전기차, 내연기관차에 비해 모든 면에서 월등"[Car톡] 랭크뉴스 2024.04.28
14390 "일본 여행? 지금 가면 폭망"…한국 관광객에 최악인 '이것' 시작 랭크뉴스 2024.04.28
14389 조국 "이재명과 '연태고량주' 마셔"…전여옥 "쇼국, 영수증 올려라" 랭크뉴스 2024.04.28
14388 "와사비 반죽 바르면 암 나아" 속여 수천만원 가로챈 80대 실형 랭크뉴스 2024.04.28
14387 심판 받고도 야당 탓?…윤 대통령의 선택지 3가지 랭크뉴스 2024.04.28
14386 “편의점 250m 출점제한 어긴 가맹본부 경고 처분은 적법” [민경진의 판례 읽기] 랭크뉴스 2024.04.28
14385 “불안해서 투자 못 해”… 4월 주식 거래대금, 한 달 만에 11% 감소 랭크뉴스 2024.04.28
14384 2000만원 귀걸이를 2만원에…까르띠에 '진품' 산 男, 무슨 일 랭크뉴스 2024.04.28
14383 아버지 살해 후 ‘거짓말’ 포렌식에 덜미…대검 과학수사 우수사례 선정 랭크뉴스 2024.04.28
14382 교사 인기 ‘시들’… 수능 6등급도 교대 입시 합격 랭크뉴스 2024.04.28
14381 임신 아내 살리고 타이태닉 남은 최고 부자…그의 금시계 결국 랭크뉴스 2024.04.28
14380 음주·회유서 전관변호사·몰카까지…'이화영 대 검찰' 진실공방 랭크뉴스 2024.04.28
14379 관리인없이 北주민 상속소송…대법 "로펌 위임계약은 유효" 랭크뉴스 2024.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