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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남자 테이저건 맞은 이후 숨져.
가정불화로 흉기들고 아들 위협.


경찰이 쏜 테이저건(전자충격기)에 맞고 체포된 50대 남자 사망을 계기로 경찰장비 안전성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에서 테이저건이 직접 사인으로 판명되면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25일 살인미수 현행범 체포 직후 숨진 50대 남성 A씨에 대한 부검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2일 오후 5시51분쯤 광주 북구 양산동 자택에서 가정불화로 30대 아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그는 출동한 지구대 경찰관이 쏜 테이저건에 의해 현장에서 제압됐다. 테이저건에서 나온 전극 침(바늘) 2개는 A씨 등에 꽂힌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살인미수 현행범으로 체포돼 경찰서로 압송된 A씨는 같은 날 오후 6시 37분 호흡 곤란 증세 등을 보이며 쓰러졌다. 경찰은 심폐소생술 이후 119구급대를 통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A씨는 오후 7시 31분쯤 숨졌다. 테이저건에 맞고 제압된 지 1시간 30여분 만이다.

의료진은 ‘원인 미상 심정지 사망’으로 추정된다는 1차 검시 소견을 냈다.

경찰은 A씨가 5년 전 뇌혈관 수술을 받은 데다 고혈압 등 지병이 있었다는 정황에 따라 기저질환에 따른 사망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기로 결정했다.

테이저건 사용의 적절성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A씨가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의 ‘흉기를 버리라’는 수차례 지시에도 자신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피를 흘린 채 쓰러진 아들을 다리 밑에 깔고 앉아 불응한 점 등을 볼 때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경찰관 물리력 행사 기준·방법 규칙’을 보면 현장 출동 경찰은 대상(용의)자 행동 수준 5단계 중 4단계인 ‘폭력적 공격’ 상황에서 테이저건 등으로 ‘중위험 물리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테이저건은 2005년부터 국내에서 도입·운용 중이다. 하지만 경찰은 테이저건에 의한 사망사고를 아직까지 공식 인정한 바 없다.

2022년 1월 경기 오산에서 40대 지명수배범이 도주 난동을 벌이다 경찰이 테이저건을 옆구리·허리에 직접 접촉하자 의식을 잃고 쓰러진 이후 4일만에 병원에서 숨졌지만 연관성 여부가 공식 인정되지 않았다.

2017년 6월 경남 함안에서도 정신병원 입원을 거부하던 40대 조현병 환자가 흉기 소란 도중 경찰이 쏜 테이저건 전극 침에 오른쪽 가슴·팔을 맞은 지 2시간 만에 병원에서 숨졌으나 역시 의학적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은 ‘의심사례’로 남았다.

경찰과 제조사는 테이저건이 중추신경계를 5초 정도 마비시지만 생명에 절대적 위험은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 법무연구소도 테이저건은 비살상 원거리 무기로 심각한 부상 또는 사망 원인이 된다는 의학적 근거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3년간 광주·전남경찰청 경찰관이 테이저건을 쏜 사례는 73건이다. 광주청과 전남청에서 한 달에 1회 정도 각종 범죄현장에서 이를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만일 테이저건과 A씨 사망 간 인과관계가 부검을 통해 확인되면 테이저건에 의한 첫 사망 사례로 남게 된다. 테이저건의 안전성과 책임 규명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도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명확한 사망 원인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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