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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사건 당시 여단장-대대장 통화녹음 공개
임성근 전 사단장 “명령한 적 없어…의견만 제시”
22일 오전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에 출두한 해병대 제1사단 제7포병 대대장과 김경호 변호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이들은 지난해 예천군 수해로 순직한 채상병 사건과 관련해 경찰 수사를 받았다. 연합뉴스

지난해 해병대 채아무개 상병이 숨지기 전, 폭우로 수색이 어렵다는 현장 의견에도 불구하고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수색 강행을 지시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통화 녹음이 공개됐다. 당시 해병대의 수색작전은 육군이 지휘하고 있었다. ‘지휘권이 없어 지휘하지 않았다’는 임 전 사단장의 주장을 반박할 자료라는 게 공개한 쪽의 입장이다.

24일 한겨레가 입수한 당시 해병대 간부의 통화 녹음을 들어보면, 채 상병이 숨지기 전날인 지난해 7월18일, 실종자 수색 지휘통제본부장이던 해병대 1사단 예하 7여단장은 포7대대장 이아무개 중령에게 전화로 “그쪽(수색 현장) 상황이 어떠냐”고 물었다. 포7대대장은 “비가 많이 와서 (수색대원들에게) 잠깐 차에 타 있으라고 했다”고 답했다.

이에 7여단장은 “현장 지휘관이 판단하라”면서도 “정식으로 철수 지시는 상황이 애매하다. 사단장님께 몇번 건의드렸는데…첫날부터, 알잖아?”라고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이 철수 건의를 묵살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7여단장은 “하루 이틀 갈 것도 아닌데 첫날부터 사기 떨어지면 안 된다”며 “포병 다른 대대장들한테도 전하라”고 덧붙였다.

포7대대장은 사고 당시 안전 대책 없이 수색대원들을 허리 높이까지 입수하도록 지시해 채 상병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로 현재 경북경찰청 수사를 받고 있다.

임 전 사단장의 지휘 정황은 다른 통화 녹음에서도 확인된다. 7여단 작전지휘과장이 해병대 간부와 통화한 내용을 들어보면, “사단장님께서 ‘정상적으로 16시까지인가 (수색을) 하라’고 하셨다고 (7여단장이 말하는 걸 들었다)”라는 대목이 있다.

당시 합동참모본부는 육군 제50사단이 수색작전 차 파견온 해병대를 지휘하도록 했다. 이를 근거로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지휘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

임 전 사단장은 이날 한겨레에 “당시 7여단장에게 수색 계속을 명령한 사실이 없다. 7여단장이 마침 함께 있던 나에게 의견을 구해서 (수색 계속)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하인 여단장이 의견이나 조언을 구하는데 면전에서 작전통제권이 없다고 의견제시를 거부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당시 오후 4시까지 수색을 지시한 것도 “작전지휘통제권을 갖고 있었던 육군50사단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작전권이 누구에게 있었는지는 임 전 사단장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포7대대장 쪽 김경호 변호사는 “육군은 당시 50사단장 명령으로 작전이 종료됐다. 하지만 해병은 임 전 사단장 현장 방문 뒤 작전 지속 명령을 내렸다”며 “육군 50사단장이 작전 통제권을 가진다는 (합동참모본부) 명령에 정면으로 위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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