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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북한이 중동 분쟁의 당사국인 이란에 대표단을 보냈다. 조선중앙통신은 윤정호 북한 대외경제상이 이끄는 대표단이 23일 이란 방문을 위해 출국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가 북한과 이란 간 군사 협력 의혹을 제기하는 와중에 보란 듯이 양국 관계를 과시한 것이다. 북한과 이란은 반미 진영의 전통적 우방이지만 북한 고위급 인사의 이란 방문은 이례적이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불법으로 무기를 판매·지원하는 북한과 이란이 ‘친러’를 고리 삼아 서로 탄도미사일·핵 기술과 무인 드론을 주고받는 거래 등 ‘무기 커넥션’을 강화할 가능성이 커보인다.

국제 질서를 무시하고 비확산 체제를 거부하는 두 핵 개발국의 군사 교류는 세계 평화에 심각한 위협이다. 최근 이란이 이스라엘 공습에 사용한 탄도미사일에 일부 북한제가 사용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란산 자폭 드론 ‘샤헤드’가 북한으로 넘어갔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란 루트를 뚫어서 군사 협력을 한 뒤 이란이 친이란 대리 세력들에게 무기를 나눠주게 하는 등 간접 지원을 할 수 있다”며 북한의 방산 세일즈 확대를 우려했다. 러시아·이란과의 연대 강화로 자신감을 얻은 북한의 도발 수위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북한은 23일 ‘핵방아쇠’로 불리는 국가 핵무기 종합 관리 체계 틀에서 초대형 방사포를 동원한 핵 반격 훈련을 실시했다. 북한이 1년 반 동안 방산 기술 탈취를 위해 우리 방산 업체 10여 곳을 공격해온 사실도 드러났다. 그런데도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24일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비난하며 “한국 깡패 우두머리들이 도가 넘게 짖어댄다”고 막말을 퍼부었다.

북한·러시아·이란이 불법으로 무기와 군사기술을 주고받으며 힘을 키우고 세력을 과시하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러시아에 이어 이란의 ‘오일 머니’와 드론 기술이 북한으로 유입돼 핵·미사일 개발에 가속도가 붙고 도발에 쓰인다면 동북아시아와 세계 안보가 격랑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한미일과 유럽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물샐틈없는 공조로 촘촘한 대북 제재를 실행에 옮겨 핵·미사일 ‘세일즈 카르텔’을 무력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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