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제재 회피 협의 가능성도
김여정 등 '美 비난' 담화 잇따라 발표
한미일 공조 틈 벌리기 의도
지난달 26일 러시아를 방문한 윤정호(오른쪽) 북한 대외경제상. 당시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대사는 페이스북에 "북러 과학기술 및 경제무역정부간위원회 공동위원장급 실무회담을 진행하고 위원회의 제10차회의 결정집행 중간총화를 진행하며 제11차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모스크바로 떠났다"고 밝혔다. 주북 러시아대사관 페이스북 캡처


북한이 '대외경제상 대표단'을 이란에 파견했다. 표면적으론 경제 교류지만 실상은 석유 등 자원 공급처 다변화로 대북제재를 무력화하겠단 의도로 보인다. 더불어 북한과 이란 모두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라는 점에서 러시아를 축으로 한 북한-이란 간 군사 밀착 관계 심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24일 "대외경제상 윤정호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이 이란을 방문하기 위해 전날 비행기로 평양을 출발하였다"고 보도했다. 북한 고위급이 이란을 방문하는 것은 2019년 이후 5년 만이다. 당시엔 박철민 북한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이 이란 의회 의장 등을 만나고 양측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통신과 신문은 이번 대표단의 규모나 일정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번 방문은 이란과 이스라엘 간 무력충돌 발생 직후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북한과 이란은 1980년대부터 반미·친러 성향의 우방관계를 유지해왔다. 특히 미사일 기술거래를 물밑에서 추진하는 등을 군사협력을 심화해왔다. 우리 국가정보원은 이미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폭격에 북한 미사일 기술이 사용됐는지 여부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러시아를 정점으로 한 3각 공조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공교롭게 이번 대표단을 이끄는 윤 대외경제상은 지난해 11월 '북러 경제공동위원회' 북측 위원장으로 제10차 회의를 진행했다. 지난 3월 26일에도 러시아를 방문하는 등 대러 경제협력의 주요 창구였다.

우리 군 당국도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포탄 등 군수물자가 북한에서 러시아로 넘어간 정황을 포착했다. 북한은 포탄을, 이란은 무인공격기 샤헤드-136과 탄도미사일을 주로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무기 기술이 러시아를 축으로 양측에 전해질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반미연대' 결속을 다지고 과시하기 위한 움직임일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최근 들어 러시아·중국·베트남 등에 대표단을 파견하는 등 우방국과의 결속을 다지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을 압박하고 미국을 흔들기 위한 메시지로, 한미일 공조의 틈을 벌리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북한은 이날도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외무성 대외보도실장, 임천일 외무성 부상 등 3개 담화를 한꺼번에 쏟아냈다. 모두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고 러시아를 옹호하는 내용이다. 또한 북-이란 군사 협력 강화는 곧 한-이란 관계에 악재일 수밖에 없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과 이란은 전통적인 군사협력 대상이기 때문에 이를 굳이 대외경제성 대표단이 협의할 이유가 없다"며 "이란은 러시아가 제재 회피방법을 배울 정도로 제재 무력화 능력이 뛰어난데, 이와 관련한 논의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4190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 3파전‥윤심은 어디로? 랭크뉴스 2024.05.05
24189 메마른 땅에 '인공 단비' 가능할까?‥"선진 기술로 재난에 맞선다" 랭크뉴스 2024.05.05
24188 "민희진, 韓 젊은여성의 영웅 됐다" 외신이 꼬집은 하이브 논쟁 랭크뉴스 2024.05.05
24187 여 원내대표 경선 ‘3파전’…민주 4파전 구도 속 ‘변수’ 촉각 랭크뉴스 2024.05.05
24186 정부 전산망, 이번엔 개인정보 유출…‘정부24’서 1200건 문서 오발급 랭크뉴스 2024.05.05
24185 러, 우크라 동부서 확장…오체레티네도 장악 랭크뉴스 2024.05.05
24184 영국 언론 "가부장제와 싸우는 '민희진'… 한국 젊은 여성 사로잡다" 랭크뉴스 2024.05.05
24183 미성년 자녀 권리 강화하는 ‘정인이법’, 정쟁 속 또 폐기 위기 랭크뉴스 2024.05.05
24182 김의장, '중립 불필요' 野 주장에 "공부해보면 부끄러울 것" 랭크뉴스 2024.05.05
24181 “배우해도 되겠네”… 임영웅, 신곡 뮤비 ‘온기’ 선공개 랭크뉴스 2024.05.05
24180 장발에 광선검 든 이정재…"춤추듯 액션" 스타워즈 동료 극찬 랭크뉴스 2024.05.05
24179 목숨 잃을 때마다 대책 나왔지만…스쿨존 지금은? [현장K] 랭크뉴스 2024.05.05
24178 미 LA서 경찰 총격에 한인 사망‥과잉 진압 논란 랭크뉴스 2024.05.05
24177 이스라엘, ‘눈엣가시’ 알자지라 퇴출 결정…“선동매체 폐쇄한다” 랭크뉴스 2024.05.05
24176 김계환 사령관, 변호인 없이 15시간 조사받아, 2차소환 조율 랭크뉴스 2024.05.05
24175 김진표 국회의장 '중립 불필요? 공부해보면 부끄러울 것" 랭크뉴스 2024.05.05
24174 한라산 900㎜ 물폭탄 퍼부었다…결항 속출에 난리 난 제주 랭크뉴스 2024.05.05
24173 "한복 안맞자 직원이 뚱뚱하다고"…K관광 불만 '쇼핑 관련'이 최다 랭크뉴스 2024.05.05
24172 [단독] 유아교육과 나왔다더니‥아이를 발로 휙휙 랭크뉴스 2024.05.05
24171 “韓 여성에 민희진은 가부장제와 싸우는 영웅”… 英 언론 분석 랭크뉴스 2024.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