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혈통 보존과 품종 개량을 위해 선발되는 보증 씨수소. 이 씨수소 1마리를 육성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20억 원에 달한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울산 울주군과 이곳에서 250km 떨어진 전북 장수군에서 발생한 한우 씨수소 정액 절도 사건의 용의자가 동일범으로 드러났다.

울산 울주경찰서는 야간건조물침입절도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5일 밤 9시 45분쯤 울주군 언양읍 한 축산 농가 보일러실 창고에 몰래 들어가 한우 씨수소 정액 샘플 60개(시가 1,000만 원 상당)를 훔친 혐의는다. 씨수소 정액은 상품성 좋은 한우를 얻기 위해 개량된 것으로, 축산 농가에서 인공 수정용으로 구입한 것이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범행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와 차량 출입 현황 등을 분석하던 중 용의자 인상착의가 같은 달 8일 전북 장수군 한 축산 연구소에서 한우 씨수소 정액 샘플 260개(1억8,000만원 상당)를 훔쳤다가 검거된 A씨와 비슷한 점에 주목했다. 두 사건 용의자 모두 백팩과 헤드랜턴을 착용했고, 입고 있던 상하의에 표시된 상표 위치도 비슷했다.

장수군 사건으로 이미 구속 수감됐던 A씨는 당초 울주 사건 범행을 부인하다 경찰이 인상착의, 차량 이동 내역 등을 제시하자 자백했다. A씨는 울주군 농가에서 훔친 샘플 중 20개는 개당 37만 원을 받고 판매했고, 나머지 40개는 보관상의 문제로 폐기 처분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일보

울산= 박은경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