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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법안 ‘위성정당방지법’ 낼 것
교섭단체 공동 구성엔 계획 없어
이준석 대표 따라 지방선거 매진”
천하람 개혁신당 비례대표 당선자가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개혁신당은 ‘답정너’ 정당이 아닙니다.” 천하람 개혁신당 비례대표 당선인(38)이 밝힌 의정 활동 포부다. 답정너는 ‘답은 정해졌으니 너는 따르기만 하라’는 뜻의 유행어다.

천 당선인은 이력부터 뻔하지 않다. 그는 대구 출생이면서도 2020년 굳이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에 출마해 고배를 마셨다.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정진석 공관위’에 속해 당 주류와 근접했으나 이듬해 비주류 대표격인 ‘천아용인’으로 당대표 선거에 나섰다. 지금은 개혁신당의 정치적 자산으로, 자칭 “(차기) 당대표 아니면 원내대표”다.

그는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연루 의혹,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이태원 참사 등과 관련한 특검에 동의하지만 ‘한동훈 특검’에 대해선 “한동훈 심폐소생법이 될 수 있다”며 유보적인 입장이다. 국민의힘이나 조국혁신당과의 합당·교섭단체 공동 구성은 “안 한다”고 못박았다. 3석 한계 극복을 위해 일단 이준석 대표를 따라 지방선거에 매진할 생각이다. 경향신문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천 당선인을 만났다.

-국회 입성 과정이 드라마틱했다.

“막판엔 ‘이준석만 되면 이 당은 지속가능하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놨다. (웃음) 그런데 거대 양당에는 화가 나더라.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원래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을 원활하게 하는 제도인데, 다들 위성정당이나 비례대표 전용 정당을 만들어버렸다. 내가 그 피해자가 되면 도저히 납득을 못할 것 같았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위성정당방지법’을 1호 법안으로 낼 것 같다.”

-개혁신당 의석수(3석)로는 캐스팅보트 역할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개혁신당 의원은 비록 3명이지만 쉬는 타선이 없다. 다 중심타자 역할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 나중에 WAR(‘승리 기여도’를 뜻하는 야구 용어)를 따진다면 저희가 훨씬 탁월한 평가를 받을 것이다. 그리고 저희는 ‘답정너’ 정당이 아니다. 똑같이 야당이라지만 조국혁신당이 어떻게 (의정 활동)할지는 뻔하지 않나. 검찰개혁은 문재인 정부 때의 재탕이다. 반면 개혁신당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합리적 접근이 가능하다.”

천하람 개혁신당 비례대표 당선자가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국민의힘 또는 조국혁신당과 합종연횡할 가능성은 없나.

“(고개를 가로저으며) 안 한다. 얼마 전 조국 대표와 이준석 대표가 ‘채 상병 특검’ 회견엔 함께 자리했는데, 그처럼 개별 사안에 대해선 얼마든지 힘을 합칠 수 있다. 하지만 영구적인 합당, 교섭단체 공동 구성 같은 건 계획에 없다. 국민이 볼 때 꼼수이지 않나. 자생적으로 덩치 키울 자신이 있다.”

-지지율 기반을 어떻게 넓힐 계획인가.

“이준석 대표가 당직을 맡지 않고 (2년 뒤) 지방선거 준비에 나서겠다 말하는 이유다. ‘세대 기반’ 정당이라지만 저희가 젊은 세대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것도 아니고, 호남과 대구·경북(TK) 지역 지지도도 취약하다. 하지만 2등 경쟁은 가능하지 않을까. 예를 들어 호남에서 국민의힘보다는 많은 지지를 얻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지방의회의 경우 3~4인 선거구가 많아 열심히 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도 있다.”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젊은 여성 지지도가 매우 낮다.

“20대 여성 중에도 여성가족부 폐지에 동의하는 분이 적지 않다. 비동의 강간죄도 여성 모두가 도입에 찬성하는 건 아니다. 성인 페스티벌 이슈도 마찬가지로, 남녀 문제보다는 공권력의 자의적 행사, 문화 자율성 침해라는 틀로 접근할 수 있다. 지자체장이 전기를 끊는 게 말이 되느냐는 거다. 양육비 국가책임제 공약처럼 여성에 어필하는 정책을 안 낸 것도 아니다. 저희는 남녀 ‘갈라치기’를 할 생각이 없다. 선명하게 목소리를 내면서 저희 주장이 합리적이라는 데 공감하는 여성 지지층을 늘려갈 계획이다.”

-김건희 특검과 채 상병 특검에는 민주당과 공조할 뜻을 밝혔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도피 논란’은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슬로건인 공정과 상식을 저버리는 것이었다. 또 (보수) 정부와 여당이 장병이 아니라 장군 편이라는 걸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누가 지지하겠나. 디올백도 그렇고, 우리가 사죄하라고 ‘정답 유출’을 많이 했다. 대통령실 참모로 쓴소리하는 사람 넣고, 대통령도 ‘격노’ 이런 거 하지 말고 쓴소리 들을 결단을 하라고.”

-정진석 신임 비서실장은 어떤가.

“(웃음) 그 분은 ‘입 안의 혀’처럼 굴 사람이다.”

천하람 개혁신당 비례대표 당선자가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한동훈 특검’에 대해선 어떤 입장인가.

“자칫하면 ‘한동훈 심폐소생법’이 될 수 있어서, 내용을 봐야 할 것 같다. 정치 리더로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매력은 거의 없어졌다고 본다. 전쟁에서 못 이기는 용병, 긁어 본 복권이 무슨 의미가 있나. 애초에 한동훈은 발광체가 아니라 반사체다. (윤 대통령의) 황태자 이미지라, 완전히 각 세우면 배신자가 되고 애매모호하게 세우면 ‘약속 대련’이 된다. 야당이 가만 두면 자연스레 존재감이 희미해질 것을 굳이 때려줄 필요가 있나.”

-젊은 정치인 모임을 구성할 계획도 있나.

“이준석 대표가 80년대생 정치인 모임을 꾸린다고 했으니, 일단 거기에 적극 참여할 생각이다. (보수정당 입당 동기) 김재섭 국민의힘 당선인에게는 ‘투 트랙으로 접근하라’는 말을 하고 싶다. 그 당은 당원 및 당선인 지역 구성상 저항이 많을 것이고, 개혁하려다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게 될 수 있다. 국민연금 개혁처럼 미래세대를 위한 거대 담론은 당을 초월해서 함께 논의할 수 있다. 개혁신당이 하나의 플랫폼이 돼서 젊은 여야 정치인과 함께 화두를 공유하고 서로 용기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이준석 대표가 조만간 물러난다. 차기 당대표는 결정했나.

“저는 제가 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웃음) 아직 정한 바 없다. 대표로 나서지 않는다면, 원내대표로 나갈 가능성이 높다.”

-상임위는 어딜 생각하고 있나.

“기획재정위원회나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를 보고 있다.”

-변호사니까 법사위를 고려할 법 한데.

“내가 변호사라는 걸 사람들이 몰랐으면 좋겠다. 고위 판검사 등 법조인 출신 정치인이 너무 많은데, 정치는 법률 사건을 대하는 시각으로 보면 안 된다. 버락 오바마나 빌 클린턴도 변호사 출신이지만 누구도 그걸 먼저 떠올리지 않는다. 법률은 기본이고, 거시 경제 담론에 대한 이해를 갖춰 ‘이 사람은 미래를 본다’는 믿음을 주고 싶다.”

-앞으로의 정치적 목표는.

“여야의 촉망받는 청년 정치인 대부분은 정치적 근거지가 서울 내지 수도권이다. 반면 나는 고향이 대구, 정치적 고향이 (전남) 순천으로 비수도권이다. 서울에 있다보면 저출산, 지방소멸이란 이슈가 추상적으로 다가오는데, ‘도농복합’ 사람인 나는 지역 농촌의 상황을 안다. 한 집 건너 빈집이 아니라 한집 건너 세 집이 빈집이고, 읍면 청년 위원장을 만나면 예순 아홉이다. 부산조차 ‘노인과 바다’라고 하지 않나. 개혁신당에서 비수도권 문제를 적극 다루고 싶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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