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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현금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을 도입하면서 국내 투자자들도 관련 종목 투자에 나섰다. 중국 증시는 오랜 기간 부진을 겪었는데, 중국 정부 주도로 주주환원율이 높아지면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기대해서다. 다만 이번엔 과거와 다를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과거엔 중국 정부가 정책을 내놓으면 효과를 보곤 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에 투자하는 해외주식형 공모펀드 199개의 설정액은 전날 기준 9조7079억원이다. 연초보다 1612억원 늘었다. 중국 주식시장이 지난 2월 초 바닥을 찍은 뒤 오름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상하이증권거래소와 선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상위 300개 종목을 추종하는 CSI300 지수는 지난 2월 2일 3179.63으로 최저점을 찍은 뒤, 이날 오후 2시 3505.81까지 10.3%(326.18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2.3%)을 웃돈다.

홍콩증권거래소 앞에 중국 오성홍기와 홍콩증권거래소 깃발이 게양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정부는 증시 부양책을 잇달아 꺼내 들었다. 중국 최고행정기관인 국무원 산하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는 지난해 1월 국유기업 평가지표로 자기자본이익률(ROE·당기순이익 ÷ 자본총계)을 반영한 데 이어, 올해 1월 시가총액을 추가했다. 국무원은 또 지난 12일 전체 상장사를 대상으로 ‘관리·감독 강화 및 리스크 방지를 통한 자본시장의 고품질발전 촉진 의견’을 발표했다. 이 의견은 종합 계획과 8가지 과제 등 총 9개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어 ‘국무원 9조’라고 불린다.

국무원 9조의 핵심은 현금배당 확대와 상장폐지 요건 강화다. 메인보드(상하이A·B와 선전A·B) 기준 최근 3년간 누적 현금배당 규모가 연평균 순이익의 30% 미만이고, 총액이 5000만위안(약 95억원) 미만인 상장사는 특별관리종목(ST)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자사주 매입 후 소각한 금액도 현금배당에 포함한다. 특별관리종목에 대한 세부 벌칙은 다음 달 중으로 나올 전망이다. 더불어 메인보드 상장사의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도 기존 3억위안(약 570억원)에서 5억위안(약 950억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국무원 9조는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나 일본의 ‘새로운 자본주의 정책’과 유사하지만, 벌칙이 있는 만큼 강제력이 더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91.5%)이나 유럽(75.4%), 일본(53.1%) 등 선진시장보다 낮은 중국의 주주환원율(33.8%)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이유다. 국내 투자자들은 국무원 9조 발표 이후 전날까지 중국알루미늄공사와 산시석탄산업 등 원자재·에너지·통신·금융기업 등 국유기업이나 배당 성향을 확대할 가능성이 큰 기업을 중점적으로 순매수했다.

중국 정부의 주가 부양 정책은 성공 사례도 있다. 국무원이 2014년 5월 ‘자본시장의 건전한 발전 촉진을 위한 의견’을 내놓으며 주식시장을 확대하기로 한 뒤, CSI300지수는 1년 동안 2배가량 뛰었다. 후구퉁(외국인도 홍콩증권거래소를 통해 상하이증권거래소 상장 주식을 매매할 수 있는 제도) 도입 등이 맞물려 외국인 투자자가 몰린 영향이었다.

다만 주주환원만으로 기대치를 높게 잡을 수는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지난해 중국 증시에서 외국인이 대규모 이탈한 원인인 부동산 침체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다. 미·중 무역분쟁도 이어지고 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1인 체제가 공고해지면서 오히려 예측 가능성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국무원 9조의 내용이 모두 주주 친화적이라고 보기만도 어렵다. 예를 들어 후강퉁과 선강퉁(외국인이 홍콩증권거래소를 통해 선전증권거래소 상장 주식을 매매할 수 있는 제도) 종목의 실시간 거래 정보를 다음 달부턴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중국 주식시장이 오름세를 이어가려면 외국인 자금에 중국 내 자금까지 뒷받침돼야 하는데, 중국 본토자금은 오히려 다른 시장으로 이탈하려는 수요가 꽤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정부가 이래라저래라하는 게 많아질수록 엑소더스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시장에 투자하려면 부동산 경기를 점검하는 등 긴 호흡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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