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알짜’ 특수가스사업부의 소수지분 매각을 진행 중인 효성화학이 말 많던 부채 연대책임 문제의 해결책을 마련했다. 사업부를 물적분할하는 대신, 새로운 법인을 세워 특수가스사업을 양도하는 방안이다. 분할이 아닌 영업양수도나 자산양수도를 택하면 상법상 부채 연대보증 의무를 피할 수 있다.

효성화학은 3조원에 육박하는 채무 부담 때문에 특수가스사업부를 분할한 뒤 지분 49%를 매각하려 하는데, 상법에 따르면 분할되는 법인의 주주들도 효성화학의 채무를 연대책임져야 한다. 이는 투자자에게 굉장히 불리한 요건이어서 일부 원매자는 “부채 연대책임이 해결돼야만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고,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매각이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인 전망이 나온 바 있다.

효성화학 삼불화질소(NF3) 공장. /효성화학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최근 채무 연대책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업 혹은 자산의 양수도 방안을 내부적으로 마련했다.

효성화학이 고안해 낸 대안은 별도의 법인을 세워 특수가스부의 영업이나 자산을 새 법인으로 양도하는 방식이다. 새 법인에는 효성화학과 투자자가 51대 49로 출자하게 된다. 딜 종결(클로징)이 내년으로 예정돼 있는 만큼, 자금 납입과 법인 설립이 내년 중 동시에 완료될 전망이다.

효성화학이 이런 카드를 꺼내 든 이유는 물적분할이 아니라 영업이나 자산양수도를 할 경우 상법상 부채 연대책임 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법 제530조의9에 따르면, 분할해 설립되는 회사는 분할 전 회사의 채무를 연대해 변제할 책임을 지닌다. 필요한 경우 이 ‘연대책임’을 배제할 수는 있지만 빚보증을 전적으로 회피할 수는 없다.

분할되는 회사(특수가스사업부)와 관련 있는 채무만 책임지도록 조율하는 건 가능한데, 그마저도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알짜인 특수가스사업부가 분리돼 나가면서 부채 3조원에 대한 연대보증 책임을 피하는 게 기존 효성화학 채무자에겐 상당한 악재이기 때문이다.

물적분할되는 특수가스사업부가 효성화학의 부채 3조원 중 특수가스와 관계있는 빚만 부담하려면, “신설 회사가 ‘출자한 재산에 관한 채무(신설 회사가 분할 회사로부터 승계한 영업에 관한 채무)’만 부담한다”는 내용의 분할 계획서를 주주총회 특별 결의로 승인받아야 하며, 채권자들의 동의도 받아야 한다. 이의를 제출하는 채권자에 대해서는 빚 변제 혹은 그에 상응하는 담보나 신탁 제공 등의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른 회사의 영업이나 자산을 양수해 오는 경우엔 채무 연대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에, 효성화학 입장에선 그것만이 거의 유일한 대안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효성화학이 영업이나 자산 양수도 방식을 택한다 하더라도 변수는 있다. 향후 특수가스사업부를 떼어낸 뒤 효성화학의 채권자들이 소송을 제기할 위험이 있다.

한 상법 전문 변호사는 “만약 영업이나 자산을 양도한 회사가 채무초과상태(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는 상태)에 빠졌다면, 양도인의 채권자가 민법 제406조(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했을 때 채권자는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에 보장된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해 양수도를 원상태로 돌려놓으라고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4256 워런 버핏 “AI는 핵무기와 비슷, 그 힘이 두렵다” 랭크뉴스 2024.05.05
24255 워런 버핏이 애플 지분 줄인 까닭…‘AI 산업 대응’ 늦어서일까 랭크뉴스 2024.05.05
24254 ‘하수관 알몸 시신’ 전말…발작으로 응급실 갔다 실종 랭크뉴스 2024.05.05
24253 안철수 “국회 연금개혁은 목적 실종 ‘개악’… 스웨덴식 확정기여형 제안” 랭크뉴스 2024.05.05
24252 “왜 한국만 오면 비싸질까?”...블핑, 지수의 ‘스페인 맛집’ 韓 온다는데... 랭크뉴스 2024.05.05
24251 헌재 “광장벤치 흡연 금지 합헌… 간접흡연 위험 여전” 랭크뉴스 2024.05.05
24250 산재 사망자 절반 이상 60대…“고령자 근무환경 개선 필요” 랭크뉴스 2024.05.05
24249 제주공항, 기상악화로 항공편 40편 결항 랭크뉴스 2024.05.05
24248 'VIP 격노' 부인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14시간 넘게 조사 랭크뉴스 2024.05.05
24247 이효리, 상업광고 복귀선언 후 50억 벌어...LG광고까지 따낸 ‘애니콜 언니’ 랭크뉴스 2024.05.05
24246 “1천만 흥행 ‘파묘’ 제작사, 앉아서 105억 손해봤다” 랭크뉴스 2024.05.05
24245 회고록에 "김정은 만났다"…美부통령 女후보 딱 걸린 거짓말 랭크뉴스 2024.05.05
24244 출시 석달만에 5조원 넘긴 신생아 대출‥3분기엔 소득기준 완화 랭크뉴스 2024.05.05
24243 “총학 안 해” 회장 당선자가 스스로 당선 무효…초라한 학생 자치 랭크뉴스 2024.05.05
24242 주차 차량 3대 들이받고 도주…음주운전 40대 입건 랭크뉴스 2024.05.05
24241 “저출산 맞냐?” 키즈카페 직원, 아이들 얼굴 올리며 ‘막말’ 랭크뉴스 2024.05.05
24240 부산 평화의 소녀상 ‘봉지 테러’…시민단체 “경비 강화 요청” 랭크뉴스 2024.05.05
24239 제주공항 급변풍 등 기상악화로 항공편 40편 결항 랭크뉴스 2024.05.05
24238 尹대통령, 어린이날 맞아 청와대로 어린이 초청… 체험활동도 함께 랭크뉴스 2024.05.05
24237 ‘모발 기부’ 8살 리원이…간이식 수술로 선물받은 ‘새삶’ 랭크뉴스 2024.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