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학교를 그만두든지 깎고 오든지. 건방진 노무 XX. 니 때문에 내가 죽는 꼴을 볼라카나.”

지난해 6월 말 한 고등학교 이사장 A씨가 학생 B군에게 했다는 말이다. A씨는 B군의 머리가 ‘학생으로 판단하기 힘들 만큼 단정하지 않았다’며 교사들을 통해 지도했지만 고쳐지지 않자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주장했다.

“담임 선생님도 반드시 그런 걸 지적해야 돼요. 왜 선생이라고 합니까?”

A씨는 함께 있던 교사에게도 말했다. 이 학교는 ‘학생의 머리 길이는 제한이 없으나 항상 단정한 머리 형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학칙을 두고 있다. B군은 A씨의 말을 녹음해 인권 침해를 당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었다.

인권위는 B군이 녹음한 내용 등을 통해 A씨의 발언이 인격적 모욕감과 모멸감 또는 수치심을 일으킨다고 받아들여질 여지가 있으며, 교사에 대해서도 폭언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지난해 9월 판단했다. 두발과 복장 등 외모를 어떤 형태로 유지할 것인지는 타인의 간섭 없이 스스로 결정하는 기본이라 할 수 있다며 ‘유엔 아동권리협약’을 위반했다고 본 것이다. 그리고 A씨에게 “대구인권사무소에서 인권교육을 받으라”고 권고했다.

인권위는 A씨가 이 권고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24일 밝혔다. 인권위는 “지난해 11월 인권위 결정사항을 통지하고, 지난 2월과 3월 두 차례에 걸쳐 권고 이행을 촉구했는데 A씨가 학교 측을 통해 권고 이행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인권위 권고를 수용하지 않은 데 깊은 유감을 표하며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라 이 내용을 공표한다”고 밝혔다.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이준헌 기자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1842 서울대 의대 교수들, 25일부터 병원 떠난다... 비대위부터 '진짜 사직' 랭크뉴스 2024.04.24
21841 ‘입틀막’ 대통령경호처, 총선 직후 억대 ‘첨단과학 경호’ 행사 취소 랭크뉴스 2024.04.24
21840 언론시민단체·범야권 "22대 개원 즉시 방송법 재입법·언론탄압 국정조사" 랭크뉴스 2024.04.24
21839 서울의대 교수들, 30일 하루 진료 중단…“의사 수 추계 연구 공모”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4.04.24
21838 천하람 "AV페스티벌서 성매매? 그럼 룸살롱은 왜 문 안 닫나" 랭크뉴스 2024.04.24
21837 “귀찮은듯 불친절”… 女아이돌 ‘공무원 저격’에 시끌 랭크뉴스 2024.04.24
21836 “한강 위에서 1박”…서울시, ‘수상 공간’ 개발 추진 랭크뉴스 2024.04.24
21835 美 상원, 130조원 규모 우크라·이스라엘 지원·틱톡강제매각법 의결 랭크뉴스 2024.04.24
21834 ‘중동 사태’에 경기 전망치 하락 전환…26개월째 기준선 아래 랭크뉴스 2024.04.24
21833 ‘초소형 군집위성 1호기’ 교신 성공…정상 작동은 오후 추가 확인 랭크뉴스 2024.04.24
21832 [단독] ‘채 상병’ 여단장 “사단장께 몇 번 건의”…임성근 “물어봐 의견 준 것” 랭크뉴스 2024.04.24
21831 '약자 복지' 강조한 尹대통령, 이재명과 '약자만 선별지원' 논의하나 랭크뉴스 2024.04.24
21830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정전으로 방류 중지… “방사선량 정상” 랭크뉴스 2024.04.24
21829 3만 원 육박하는 치킨 가격에 마트 향하는 소비자 랭크뉴스 2024.04.24
21828 “용산 비서들, 정치하지 말라”…신임 비서실장의 경고 랭크뉴스 2024.04.24
21827 ‘입틀막’ 대통령경호처, 억대 홍보 행사 열려다 총선 다음날 취소 랭크뉴스 2024.04.24
» »»»»» 머리 안 자른 학생에 “건방진 XX” 이사장, 인권위 ‘인권교육’ 거부 랭크뉴스 2024.04.24
21825 정진석 비서실장 "비서가 할일은 대통령 보좌…산발적 메시지 지양하라" 랭크뉴스 2024.04.24
21824 국제앰네스티 “한국 여성인권 더욱 약화”…정부·국회·법원 책임 지적 랭크뉴스 2024.04.24
21823 [단독] '연어회’ 샀다는데…쌍방울 법인카드 결제 내역 없다 랭크뉴스 2024.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