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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이 리테일 책임자에 이어 경영전략 책임자까지 삼성증권 출신 인사를 앉혀 눈길을 끈다. 심지어는 최근 정영채 전 사장 후임 선임 과정에서도 삼성증권 전 부사장이 최종 후보 3인에 들기도 했다. 그간 기업금융(IB)에서 경쟁력을 발휘해 온 NH투자증권이지만, 삼성증권에 비해 빈약한 리테일 역량을 끌어올리고자 이 분야 강자인 삼성증권 인사를 적극적으로 영입하려는 것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여의도 전경. 오른쪽 뒤로 NH투자증권 사옥이 보인다. / 뉴스1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최근 이사회를 열어 삼성증권 출신인 박선학 상무를 신임 경영전략본부장(CFO)으로 선임했다. NH투자증권이 외부 인사를 CFO로 받아들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CFO로 일한 강민훈 상무는 OCIO솔루션본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박선학 CFO는 주로 전략·기획 영역에서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다. 미국 일리노이대(UIUC)를 졸업한 그는 글로벌 경영컨설팅사인 AT커니와 핀테크 기업, 로보어드바이저 운용사 등을 두루 거치며 전략 관련 업무를 했다. 삼성증권에는 2009년부터 2018년까지 몸담았다. 삼성증권 디지털혁신팀에서 리테일과 디지털 마케팅 관련 기획·전략을 수립하는 일을 맡았다.

이번 CFO 인사는 윤병운 신임 NH투자증권 사장이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영채 전 사장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윤 사장은 ‘IB 명가’의 위상을 이어가는 동시에 미래 먹거리도 꾸준히 발굴해야 하는 상황이다. 윤 사장은 박 CFO가 리테일 관련 신사업 기획에 주력하도록 경영전략본부 산하에 ‘재무관리그룹장’ 직책을 만들고, 세무사 출신인 박정균 이사를 그룹장으로 앉혔다.

NH투자증권이 중요한 변곡점에서 삼성증권 출신 인사를 택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현재 PWM사업부 총괄대표를 역임 중인 이재경 대표(전무)도 2021년 삼성증권에서 NH투자증권으로 넘어온 케이스다. 1967년생인 이 대표는 상명여고와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를 졸업하고 씨티은행 프라이빗뱅커(PB)와 삼성증권 리테일 영업전략담당, SNI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정영채 전 사장 후임자를 찾는 과정에서도 삼성증권 고위 임원 출신을 숏리스트(최종 후보자 명단)에 포함한 바 있다. 당시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은 윤병운 현 사장(당시 부사장),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과 함께 최종 3인에 올랐다. 사 전 부사장은 삼성증권에서 채널영업부문장·자산관리본부장·리테일부문장 등을 역임한 자산관리(WM) 전문가다.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증권은 국내 증권업계에서 WM 개념을 가장 빨리 도입한 증권사로, 고액 자산가 관리 능력이 특히 뛰어나다”라며 “리테일이 약한 증권사가 WM 역량이 우수한 경쟁사 인재를 영입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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