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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그룹형지 최준호 부회장이 지난 17일 인천 송도 형지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패션그룹형지
대한민국 중년의 몸을 연구하는 기업이 있다. 크로커다일레이디, 올리비아하슬러, 샤트렌 등 국내에서 중년 SPA 패션의 ‘원조’ 격인 브랜드를 여럿 보유한 패션그룹형지의 최준호(40) 부회장이다. 2010년 입사 후 지난해 부회장으로 승진한 그는 패션 시장에서 2030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된 ‘중년의 핏’을 인공지능(AI)과 데이터를 활용해 멋스럽게 살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17일 인천 송도 형지 본사에서 최 부회장을 만났다.


Q : 제품 회전율이 빠른 SPA와 중년은 안 어울리는 것 같은데.

A :
젊은 사람만 핏(Fit)을 중요시한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요즘 중장년층은 자기관리에 적극적이고 디자인과 핏, 품질에 민감하다. 아버지인 최병오 회장이 1996년 크로커다일레이디를 론칭할 때부터 백화점 품질의 옷을 누구나 부담 없는 가격에 사 입도록 하겠다는 철학이 있었고, 이를 이어오고 있다.
Q : 중년의 핏은 어떻게 찾나

A :
사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매장을 찾는 고객의 사이즈를 데이터화했다. 시대별로 변하는 아시아인 핏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다. 현재 20만 명 정도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 데이터를 2021년 산학협력으로 개발한 ‘형지AI’가 분석해 신상품을 기획하고, 어떤 옷을 얼마나 생산할지 결정에 참조한다.
현장경영에서 얻은 아이디어는 상품 기획단계부터 적극 공유한다. 사진 패션그룹형지

Q : 구체적으로 AI가 어떤 역할을 하는 건가

A :
디자인과 생산, 유통과정에 두루 쓰인다. 예를 들어 자사와 경쟁사, 해외 브랜드 등의 지난 시즌 디자인을 AI에 입력하면 컬러와 디테일한 요소가 더해져 원하는 시즌의 디자인이 나온다. AI가 만드는 제품 완성도가 점점 올라가고 있다. 어떤 제품이 인기일지 AI로 예측해 원가 대비 매출액을 높이고, 매장에 맞춰 상품을 배분하고 신상품과 스테디셀러의 적절한 비율을 유지해 재고 효율화도 이뤘다.
Q : 실제 성과로도 나타나고 있나

A :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283억원(크로커다일레이디·올리비아하슬러·샤트렌 기준)으로 전년 대비 132% 신장했다. 코로나19때 적자로 돌아섰던 영업이익은 형지AI 도입 이후인 2022년 흑자 전환했다. 매출은 비슷한데 2년째 수익성이 큰 폭으로 좋아진 건 AI를 통한 상품관리 효율화 덕분이다.
박경민 기자

Q : 이커머스 성장기에 오프라인 매장을 강화했다

A :
코로나19는 예측 못한 변수였지만 전국 2000여개 대리점을 재정비할 기회라고 생각했다. 고객이 꼭 옷을 사지 않아도, 부담 없이 찾도록 매장을 편안한 카페처럼 운영했다. 오프라인 매장은 형지만의 플랫폼으로, 여성을 위한 뷰티와 식품 등 믿을만한 브랜드를 선보일 공간으로 키울 목표도 있다. 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하면 충성도 높은 고객을 온라인으로 끌고 올 수 있다고 확신한다.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더라도 대리점주와 상생할 수 있는 O2O 방식을 구상 중이다.
Q : 점주와의 소통이 중요할 것 같다

A :
소비자 외에도, 형지엔 점주가 1호 고객이다. 전국 대리점에서 판매된 제품에 대한 수익은 나누고 팔리지 않은 재고는 회사로 반납하는 구조기 때문에 대리점주들의 맨파워, 단골과의 스킨십이 매우 중요하다. 아버지 때부터 매장을 직접 찾고 현장의 고충을 들으려 했다. 대목인 '어버이날' 행사에는 직접 판촉 지원도 한다. 올해는 대리점주와 함께 베트남 생산 공장도 둘러볼 계획이다.
최준호 부회장은 2021년부터 어버이날 시즌에 인천 모래내시장에 있는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 판매 지원을 하고 있다. 사진 패션그룹형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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