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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스톤 연출 ‘벚꽃동산’
6월 4일~7월 7일 LG아트센터 서울
배우 전도연이 23일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연극 ‘벚꽃동산’ 제작발표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 전도연이 <벚꽃동산>으로 27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선다. 전도연은 23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벚꽃동산> 제작발표회에서 “사람들은 내가 오랫동안 배우 하면서 많은 역을 했다고 생각하겠지만, 난 해온 작품보다 할 작품, 아직 하지 못한 작품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며 “연극 역시 새 도전이라기보단 하지 못한 작업 과정의 하나”라고 말했다.

<벚꽃동산>은 체호프의 유작이자 대표작이다. 한 러시아 귀족 가문의 몰락을 통해 시대의 변화와 이에 뒤처진 사람들을 그린다. 고전의 해체와 재해석에 능한 연출가 사이먼 스톤이 2024년의 한국을 반영한 버전으로 그려낸다.

전도연의 연극 출연은 1997년 <리타 길들이기> 이후 27년 만이다. 전도연은 발표회 중 여러 번 ‘두려움’을 언급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정제된 모습을 보여주지만, 연극에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보여줘야 해서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애초 <벚꽃동산> 제안이 왔을 때도 ‘어떻게 하면 성의 있게 잘 거절할 수 있을까’ 싶어서 사이먼 스톤의 <메디아>를 국립극장에서 영상으로 봤다. 작품을 보고는 오히려 “배우로서 피가 끓었다”고 한다.

이번 <벚꽃동산>의 배경은 2024년 한국이며, 배역 이름도 모두 한국식으로 바뀌었다. 10여년 전 아들이 죽은 이후 미국으로 떠난 송도영(원작의 류바, 전도연)이 귀국하면서 극이 시작된다. 송도영이 마주한 서울은 자신의 기억과는 크게 다르다. 가족들이 오랫동안 살던 집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사이먼 스톤은 “LG아트센터와 작품을 기획하면서부터 ‘이 작품에는 한국의 메릴 스트리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며 “류바는 매력적으로 보이기 어렵지만, 관객에게는 매력적이어야 한다. 많은 영화에서 전도연은 악당일 때도 매력적이고, 선한 역일 때도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이 역할에 적합했다”고 말했다. 전도연은 “사회 변화는 건물이 나타나고 사라지듯 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변화로부터 시작된다고 본다”며 “<벚꽃동산> 배경이 한국적으로 바뀌었다고 하지만, 한국인만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다. 정체된 인간과 변화에 대한 보편적인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배우 박해수와 전도연이 23일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연극 ‘벚꽃동산’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도연을 비롯해 박해수, 손상규, 최희서, 남윤호, 유병훈, 박유림 등 배우 10명이 30회의 공연 기간 ‘원 캐스트’로 출연한다. 더블, 트리플 캐스팅이 일반화된 최근 공연계에서 한 달 이상의 원 캐스팅 공연은 이례적이다.

원작 로파힌을 재해석한 황두식 역의 박해수는 “원 캐스트가 아니면 안 되게 돼버렸다. 캐릭터를 저희 스스로 꺼내 만들고 이름까지 지었기 때문”이라면서 “연습 때도 오케스트라 하모니처럼 아름답게 어울리게 하려고 매일 술을 마시고 있다”며 웃었다. 전도연은 “사이먼 스톤은 ‘이 작품은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다른 공연이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저도 매일 호흡이 다르면 좋겠다”고 했다.

사이먼 스톤은 지금까지 15개 이상의 도시에서 작업했다. 먼저 해당 도시를 방문해 공기를 느끼고, 집에 돌아가 책장에서 그에 어울리는 희곡을 찾는다. 스톤은 “니체는 ‘역사는 영원히 반복된다’고 했다. 모든 나라와 사람이 실수를 반복한다. 슬프지만 ‘너만 망한 게 아니야’라고 하면 작은 위안을 줄 수 있다”며 “오늘을 대변하는 신화를 찾고, 신화를 해당 도시에 맞게 다시 쓴다”고 작업 과정을 설명했다. <벚꽃동산>은 6월4일~7월7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한다.

23일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벚꽃동산’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연출 사이먼 스톤, 배우 전도연, 박해수, 손상규. 연합뉴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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