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전략기획담당 사장, 어떤 역할 할까
아파트 하이엔드 브랜드 출시 기대하는 목소리도

5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이 첫 해외출장지로 이탈리아 밀라노를 선택한 것을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오간다. 과거 패션부문장을 지내는 등 자신의 전공과 직결된 ‘자연스러운 행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건설 등 비패션 부문까지 모든 부분을 아우르고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기엔 다소 아쉽다는 반응도 있다.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 /삼성물산

23일 삼성물산 등에 따르면 이 사장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디자인·가구 박람회인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24′를 찾아 전시를 둘러봤다. 또 실내 전시 일환으로 열리는 주방 가전·가구 전시회 ‘유로쿠치나 2024′에 참여한 삼성전자 전시관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둘째 딸인 이 사장은 미국 파슨스 디자인스쿨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2002년 제일모직 패션연구소 부장으로 입사해 201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을 맡았다. 이처럼 15년간 패션사업을 지휘하는 등 ‘패션통’으로서의 입지를 굳혀왔다.

‘패션 1번지’로 통하는 밀라노는 이 사장이 제일모직 전무 시절 최신 패션 트렌드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파리, 뉴욕과 함께 수시로 머물렀던 곳이다. 이 시장은 현지 업체를 직접 인수하거나 팝업스토어를 설치하는 등 공을 들였다. 글로벌 패션시장에서 삼성의 이름을 알리는 본거지였던 셈이다.

이에 이 사장이 첫 해외출장지로 밀라노를 선택한 것은 자연스러운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풍부한 전문성과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패션업계에서 이 사장의 입지는 워낙 탄탄하다”며 “패션통의 귀환을 알리는 행보로 보면 가장 최적의 선택”이라고 했다.

반면 “또 밀라노야?”라는 회의적 반응도 나온다. ‘식상한 행보’라는 것이다. 이번에는 패션부문에만 국한하지 않고 모든 사업부문 전략기획을 총괄하기로 한 만큼 다른 현장을 갔어야 했다는 지적도 있다.

이 사장이 복귀하면서 신설된 전략기획담당은 전사 조직인 경영기획실 산하에 있다. 모든 사업부문을 총괄한다. 즉 건설, 상사, 리조트 부문까지 업무 영역을 넓혔다는 점에서 이 사장의 역할론에 관심이 쏠린 상태였다. 삼성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가장 이해도가 낮을 것으로 짐작되는 건설부문 관련 현장에 갔어야 했다”며 “세계 최대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설 용인이나 평택 반도체 공장에 갔다면 어땠을까”라고 했다. 건설부문은 삼성물산 전체 매출의 46%이상을 차지한다. 주로 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의 국내외 발주와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아파트 하이엔드 브랜드 출시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간 주택사업에 소극적으로 임했던 삼성물산은 작년 하반기 ‘넥스트홈’ 발표를 통해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삼성물산 아파트 브랜드인 래미안은 지난 2000년 런칭 이후 단 한번도 이름이 바뀌지 않았다. 래미안 자체가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취지에서다. 대형 건설사 중 단일 브랜드를 쓰는 곳은 삼성물산과 GS건설(자이) 뿐이다.

특히 이 사장의 선임 배경에 ‘전사 브랜드 경쟁력 제고’ 의도가 깔려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주장에 힘이 실린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사장이 건설부문 중 그나마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은 해외 플랜트 사업이 아닌 주택사업”이라며 “주택 브랜드야말로 자신의 존재감과 영향력을 드러낼 수 있는 가장 자신있는 부분일 것”이라고 했다.

밀라노행(行)도 이러한 고민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다.

밀라노는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2005년 주요 사장단을 이끌고 ‘디자인 전략회의’를 통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역사적인 곳’이다. 당시 삼성전자 휴대폰과 디지털 가전 담당 뿐만 아니라 래미안을 대표적인 명품 아파트로 키운 삼성물산 사장도 참석한 바 있다.

이 사장은 당시 제일모직 패션사업 부문 상무보로 이 자리에 함께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3422 마이크론, 美 반도체 보조금 8.4조원 받는다 랭크뉴스 2024.04.25
13421 주말 '최고 30도' 더위 온다…"따뜻한 공기 꾹꾹 눌러 담는 중" 랭크뉴스 2024.04.25
13420 입장료 5유로 내세요… ‘주민 5만명’ 베네치아의 실험 랭크뉴스 2024.04.25
13419 ‘나는 2학년 차노을’ 1000만 인스타 어른 울린 초딩래퍼 랭크뉴스 2024.04.25
13418 AI 반도체 2030년까지 3대 국가로 키운다…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위 추진 랭크뉴스 2024.04.25
13417 세계적 인기, 밉다 미워… 김값 급등에 머리 싸맨 정부 랭크뉴스 2024.04.25
13416 전공의 수련, 국가가 책임진다…의사수입 직결 '비급여'에 메스 랭크뉴스 2024.04.25
13415 "형제와 패륜 가족에 무조건 상속 안 돼"... 47년 만에 바뀌는 유류분 제도 랭크뉴스 2024.04.25
13414 대통령실·민주당, 회담 줄다리기…여, 총선 패인 분석 토론회 랭크뉴스 2024.04.25
13413 [속보] 미 백악관 "마이크론에 반도체 보조금 61억달러 지급" 랭크뉴스 2024.04.25
13412 연 끊고 살다가 동생 사망하자 돈달라며 나타난 큰 형, 고인 재산 못 받는다 랭크뉴스 2024.04.25
13411 "어‥ 또 쿠폰 다 모으셨네요?" 갸웃하며 CCTV 봤다 '경악' 랭크뉴스 2024.04.25
13410 ‘수포당’ ‘경포당’ ‘사포당’…국힘 ‘패인 분석’ 토론회서 쏟아진 쓴소리들 랭크뉴스 2024.04.25
13409 네이버, 13년 키운 ‘라인’ 일본에 뺏기나? [이런뉴스] 랭크뉴스 2024.04.25
13408 "날 마녀 만들어‥니들이 인간?" '격정' 민희진 3시간 대폭발 랭크뉴스 2024.04.25
13407 하이브 "민희진 주술경영, 무당이 코치…BTS 군 보내라 하기도" 랭크뉴스 2024.04.25
13406 최태원 SK회장-젠슨황 엔비디아CEO 전격 회동... 내용은? 랭크뉴스 2024.04.25
13405 하이브, 어도어 경영진 오늘 고발…“하이브가 프레임 씌워 왜곡” 랭크뉴스 2024.04.25
13404 김포 공무원 또 숨진 채 발견…동료에 "일 못 마쳐서 죄송" 문자 랭크뉴스 2024.04.25
13403 "축구장보다 3800배 큰 규모" 치솟는 김값에 양식장 신규 개발 랭크뉴스 2024.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