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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등 신체를 노출하는 개인 방송, 이른바 ‘벗방’을 하는 A씨는 관련 방송 전문 기획사 소속이다. 이 기획사는 A씨 등 여성 BJ를 모집하고 방송 중에 수억원을 직접 후원했다. 일반 시청자를 사칭해 고액을 후원하면서 다른 시청자의 경쟁심을 부추겼다. 후원 경쟁으로 시청자 중에선 대출까지 받아 수억원을 후원하는 이들까지 생겼다.
시청자로 위장한 기획사 직원이 BJ에게 수억원을 후원하는 식으로 일반 시청자의 경쟁적 후원을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 국세청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B씨는 서울에서 콘텐트 제작과 편집을 모두 진행한다. 그러나 B씨가 사업자등록을 한 주소는 수도권 밖이다. 그는 비수도권에 공유오피스를 위장 사무실로 두고 청년세액감면을 받아왔다. 청년(15~34세) 창업 때 5년간 소득·법인세를 감면해주는 청년창업세액감면은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선 50%, 권역 밖에선 100% 감면을 받을 수 있다. B씨는 이를 이용해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아 왔다.


당근마켓 이용 탈세도 적발
국세청은 이 같은 신종 탈세 혐의자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23일 밝혔다. 벗방 관련 방송·기획사, BJ 탈세 혐의 총 12건, 부당 청년세액감면 유튜버 등 4명, 온라인 중고마켓 명품 판매업자 5명이 세무조사 대상이다. 벗방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가 이뤄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벗방의 경우 일부 방송사·기획사·BJ가 조직적으로 탈세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획사가 법인 자금을 후원금으로 보내 바람잡이 역할을 하고, BJ는 이를 기획사에 돌려주는 구조다. 기획사는 후원금을 비용 처리해 법인세를 줄이기도 했다. 명품·외제차, 성형수술까지 법인 비용으로 처리한 곳도 드러났다. 신재봉 국세청 조사분석과장은 “법인세 비용처리를 위해선 통상적으로 인정되는 용처여야 하는데 이런 후원이 통상적인 수준인지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가가치세를 내야 하는데 면세사업자로 위장해 이를 탈루한 BJ도 적발됐다.

국세청은 수도권과밀억제권역 외 지역에서 청년창업 때 100% 감면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탈세한 유튜버 등 4명에 대해서도 조사에 착수했다. 이들이 부당하게 감면받은 세액 규모는 각각 10억원 안팎인 것으로 파악됐다. 청년창업 감면이 5년간만 이뤄지다 보니 5년이 지나면 배우자 명의로 다시 사업체를 만들거나 폐업하고 재창업하는 식으로 제도를 악용했다.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를 이용한 조직적 탈세 5건도 조사 대상이다. 이들은 귀금속·가방·시계 등 1800점 이상을 판매해 현금으로 39억원가량을 받으면서도 이를 신고하지 않았다. 추적 결과 중고명품 판매 매장이나 전당포를 운영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법상 중고거래는 과세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악용해 세금을 피하려고 한 것이다. 국세청은 “이 같은 신종 탈세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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